그곳과 사귀다
이지혜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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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소,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각이 있다.

모두들 자기만의 장소가 있을 것이다. 친구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는 커피숍,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의 마음을 힐링해주는 노래방,

처음가는 길이 낯설지 않은 버스안 등등..  자신이 좋아하는 그런 장소가 있지 않을까?

나도 생각해본다. 어떤 장소에서 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이 책 '그곳과 사귀다'를 읽고난 후 나도 생각해본다. 나에게도 그런장소가 있나?

 

 

 

마음을 주고받는 곳.

사람들의 마음을 주고받는 장소가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따뜻한 한잔의 커피를 사들고 뜨거운 마음을 전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점.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에게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이다. 라고 표현 할 수 있는 팬터마임.

너무 힘들지만 그래서 누군가에게 소리치고 싶어, 소리라도 질러보자 싶어 들르는 노래방.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서로의 달라진 점도 보이지 않아 좋은 동창회.

누군가가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소중하구나.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생일 파티장.

오감중 다른 감각을 잠시 쉬게하고 시각과 청각으로만 마음을 전달하는 영화관 등..

우리는 마음을 주고 받는다.

 

영화관은 말한다.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

오감이 필요하긴 하지만 때론 하나를 버렸을때 나머지 감각들이 더 멋져 보일 수도 있어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나의 여러 감정을 만나는 곳.

나와 같은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그들은 그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기분좋은 상상으로 즐거워지는 서점.

우리는 헤어지는 것이 아닌데 그곳에 가면 헤어질 것처럼 울기도 하고 다시 만나 반가워지는

그 모든 기록을 간직하는 곳 공항.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다르지만 떠나고 싶고 떠나야만 하는 이들이 있는 곳 여행사

조금 낡긴 했지만 그래서 더 정겨운 수많은 인연이 머물다 간는 민박집.

많은 장소와 시간 중 순간, 찰나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사진관 등..

우리는 또 여러 장소에서 나의 기쁨 슬픔을 발견한다.

 

우리 아직 해보지 않은 것이 많아요.

함께 여행을 간 적도. 동트는 새벽하늘을 바라본 적도 없어요.

짧은 시간이라도 좋겠어요.

모두 하나씩 가슴에 새겨서 추억 용량이 넘쳤으면 좋겠어요.

  

사진관은 말한다.

사진관에는 사람들이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쁜순간이 많죠. 사진관은 말합니다.

마음이 시린 순간들을 기억하는 건 어떨까요. 모두 당신의 소중한 기억이니까요..

 

 

 

 

 

잊었지만 기억하기 위해, 한번 더 돌아보는 곳.

요즘은 손편지를 쓰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빠르게 전 달 할 수 있지만

가끔은 그립다. 나를 위해 정성들여 쓴 손편지.. 그리고 그 편지를 기다리는 설레임.

누군가 그 편지를 받았을때 기뻐할 생각을 하면 흐뭇해지는.. 천천히 마음을 전달하는 우체국.

미래를 아는것은 재미없지만 그래서 믿지 않지만 가끔은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을 상상하게 해주는 사주카페.

잠시 쉬어갈 의자를 마련해주는 공원.

내 인생의 방향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그래서 당황하고 멀리 돌아가는것이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노선을 몰라, 혹은 노선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게 하는 지하철 환승역 등..

조금 멀리 돌아가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순간이 있다.

그래도 그건 조금 돌 뿐이다. 내가 가려고 하는 도착지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조금 여유를 갖고 주변을 돌아보며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몇 호선을 타든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지 당신이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어요.

조금 다른 노선으로 가는 것일뿐, 도착지는 그곳에 있으니까요..

 

 

 

 

어제와 오늘을 다르게 만드는, 순간을 마주하는 곳.

내 인생을 돌아보고, 아직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조금의 준비시간도 주는 인터미션,

아무렇지도 않았던 하루였는데 갑자기 신호를 보내올 때가 있다. 아프다고..

그 신호에 지난날을 돌아보게 해주는 응급실 앞.

오늘과 내일 사이의 이야기가 있는 곳 막차.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콩닥거리는 순간들이 즐거운 입학식장.

아무도 있을 것 같지 않은 첫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사람이 없겠지 싶지만

생각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사람들에 놀라게 되는 첫버스.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서 그 몰입하는 시간이 아름다운 곳 새벽시장 등..

 

무언가에 몰입해본 적이 있나요? 사랑이든, 일이든, 인생이든....

몰입이 거창한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이 지나면 안타깝다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이 몰입입니다.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장소들의 느낌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장소에서 나는 이랬고 저 장소에서는 나는 저랬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는다. 내가 내 마음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내가 그곳에서 따뜻해지고 마음을 주고 받고 설레기도 했던 그 마음을 돌아보지 않는다.

누군가를 만나 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피곤해야만 했다.

그래도 우리는 내 자신의 마음과도 대화를 나눠야 한다. 내 마음이 어떤지 알기 위해 나만의 장소를 갖는 것도 좋겠다.

그게 좋은 감정이든 싫은 감정이든.. 나의 감정이기에.. 내 감정을 다독여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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