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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서 먹는 반찬가게
사토 게이지 지음, 김경은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아무도 찾아 올것 같지 않은 곳에 식당이 있다. 어떻게 여기까지 사람이 올까 싶은 곳에 맛집이 숨겨 있다. 정말 맛있는 집은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에 있어도 줄을 서서 먹고 대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럴때보면 여기까지 와서 이걸 먹고 싶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했다. 물론 그런 집에 가면 특별한 맛이 있긴하다. 전부 그런건 아니지만 왠만하면 그렇게 외진 곳에 있어도 잘 되는 집은 정말 잘되더라. 하지만 이유없이 그런집이 잘 되진 않는다. 분명 그 집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일본에는 그런 반찬가게가 있다. 산골에 위치한 작은 가게. 종업원은 열명 좀 넘고 파트타임까지 합쳐도 그리 많은 직원이 있는건 아니지만 연매출이 82억원이 된다고 한다. 일본의 경단이라고 할 수 있는 오하기와 반찬이 전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처음 사이치에가 반찬가게를 경영하기 전에는 매출이 높지 않았다. 처음 힘든 고비를 넘기고 사이치에를 도와주는 경영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게서 많은 가르침을 받은 후 조금씩 그의 가게는 성장할 수 있었다. 반찬의 개수도 많다. 그렇게 많은 가지수를 하고도 손익이 생길 수 있는것은 여기저기 물가가 올라가도 사이치에는 고객들의 수입이 오르지 않는 이상 왠만하면 반찬가격을 올리지 않았기때문이다. 손실을 줄였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손실을 줄이는 것이 쉽진 않지만 맛있게 만들면서 재료를 버리지 않게끔 만드는 것이 사이치에 성장의 비결이다.
사이치에는 가족이 운영하는 가족가게이다. 아내는 전무로 일하고 아들은 상무이다. 반찬은 대부분 아내가 맡아서 일을보고 있다. 오하기를 만들기 시작할때만해도 사이치에도 같이 오하기를 만들었다. 지금은 직접 만드는 일을 하진 않지만 오래도록 만들어 왔기 때문에 사이치에의 오하기는 어떤 모양이며 어떤 맛을 내야하는지 그는 알고 있다. 조미료없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날 꼭 먹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혹 선물 받은 사람들에게서 상했다는 말이 들려올때도 있다. 그럴때는 그날 바로 먹지 않으면 팔 수 없다는 단호한 말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그날 그날 먹을 것을 강조한다. 처음 오하기를 만들때 누군가 부탁해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많이 달지 않으면서 두개는 먹을 수 있는 옛날 오하기의 맛이 살아있는 그런 오하기를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누군가는 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달지 않게 만들었냐고 하기도 했단다. 그래도 사이치에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자기네 방식의 옛날식 오하기를 만들어 지금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오하기는 많은 손님이 일부러 사러 산골까지 오는 상품 중 하나가 되었다.
가정식 반찬을 만드는 것 또한 전무가 맡아서 관리하고 있다. 요리를 처음부터 해왔던 사람도 아니었고 어떻게 하면 맛있게 만들수 있을까 실패를 거듭하면서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게끔 하는 반찬을 만들어 갔다. 항상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요리를 했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반찬을 만들어 온 것이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만든 반찬이 사람들에게 맛있다는 소리를 들으면 직접 손님에게 데려가서 '이 사람이 만들었어요'라고 그 자리에서 바로 칭찬을 해준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특별한 레시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그 맛을 찾아낸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물어보면 어떻게 만들었는지 바로 알려주기도 한다.
물가는 올라도 사이치에의 반찬값은 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손실을 줄이려고 애쓴다. 그래서 먼곳까지 이 반찬과 오하기를 먹으러 찾으러 오는것 같다. 사이치에는 매일, 매주, 매달, 매년의 매출현황을 도표로 만들어서 어떤 반찬이 언제 많이 나가는지 언제 조금 나가는지 분석하면서 그때 맞는 반찬을 만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더 손실이 줄 수 밖에 없다. 반찬이라고 하는 것이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사람들이 먹는 것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항상 사이치에만의 보고서를 보고 그 날의 반찬의 수와 양을 결정한다.
작은 가게이다. 그렇지만 많은 손님들이 일부러 이곳을 찾는다. 그만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가게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반찬과 오하기는 영업이 종료되기 전에 다 팔린다. 간혹 다 못 판 상품은 정확히 5시 45분에 반값세일을 한다고 한다. 반찬에 따라 할인율이 다른것도 아니고 무조건 반값 세일이다. 그렇게라도 팔면 적어도 손해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그렇게 해서 재고를 남기지 않게 반찬을 다 판다. 작은가게이기때문에 다른 가게와 경쟁력을 달리해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여러가지 방법을 고안해내어 지금의 사이치에를 이어오게 되었다. 전무는 새벽 1시반부터 일어나 반찬을 만든다. 잠은 4~5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한다. 그래도 그들은 좋아서 그리고 고객이 찾아주어 열심히 일한다. 그들의 인생은 고객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주기로 결정했다.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이치에도 그의 아내도 아들도 고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일을하고 자신의 직원들도 가족처럼 생각하며 아끼며 일할 것이다. 앞으로도 줄을 서서라도 먹고 싶게끔 만드는 반찬을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