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딴따라 소녀 로스쿨 가다 - 가수 이소은 뉴욕 로펌을 사로잡다
이소은 지음 / 삼성출판사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가수 이소은. '서방님'이란 노래와 김동률과 함께 부른 '욕심쟁이'가 생각난다. 그밖에도 '닮았잖아', '키친' 등 여러 히트곡이 있었다. 어느날 문득 보이지 않았다. 그냥 방송에 잘 안나오는거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나오는걸 들을 수 있었다. 로스쿨에 가서 공부하고 있다는 이야기. 놀랍기만 했다. 전혀 법에 대해 공부할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음악과 법이라.. 전혀 상관도 없고 연관도 없는데 오히려 안 어울린다면 모를까.. 물론 그녀가 머리가 좋다는건 알고 있었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그녀이기에 미국에 가서 영어로 대화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법이다. 전문용어가 오고가고 말을 잘해야 하는 일이다. 음악을 해서 감성이 풍부할것만 같은 그녀가 법을 공부할 줄이야..
어렸을때 영화 '어퓨굿맨'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때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가수 윤상에게 발탁되어 가수의 길을 가게 되었다. 어렸을때부터 재주가 뛰어난 그녀였다. 보기에는 조용하고 여성스러울것 같은 그녀였지만 남들 앞에서 노래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연기하는 것도 좋아하고 뭐든 당당했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부터 방송 생활을 하다 2009년이 되던 해 국제 무대에서 보람된 일을 하고 싶어 미국 시카고의 '노스웨스턴 로스쿨'로 떠났다고 한다. 시험을 보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영문과를 나왔지만 그녀의 영어 실력으로는 수업시간을 따라잡기 쉽지 않아 많이 울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기도 했던 많은 순간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어찌 그러지 않았을까? 낯선땅에서 가족들이 보고 싶어 우울하기도 했다. 자신이 하고 싶어서 시작한 공부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화도 났다. 남들은 '왜 가수 안하고 법을 하려고 하냐' , '변호사사가 안되면 다시 가수할꺼냐'고 비아냥 되기도 했지만 그녀는 꿋꿋이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시험에 합격하고 1학년때는 많은 힘든 나날을 보냈다. 영어로 수업하기에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는데 혼자 이해하지 못하는것만 같아 질문하기 힘들었고 여러가지 상황을 연출하며 수업을 하는데 혼자 버벅거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포기할까도 생각했고 '내가 왜 이 고생을 할까'라고 생각도 하면서 힘들지만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많이 울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짜증 내기도 하고 교수님을 찾아가 하소연도 해보았다. 하지만 누구나 겪는 과정이었다. 그녀만 공부하면서 힘들었던것도 아니고 훌륭하신 교수들도 처음에는 다 그랬다고 말한다. 그런 말 한마디에 용기를 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력서를 쓰는것부터 다른 사람들에 비해 평범할 순 없었다. 경력사항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자기소개는 어떻게 해야할지. 하나부터 열까지 방송생활을 해왔던 그녀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빈칸들을 채워나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경력을 오히려 어필할 수 있었고 그 부분과 그녀가 하려고 하는 변호사가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보여주며 그녀는 당당히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
남들은 쉽게 그녀가 그 자리에 오른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녀가 했던 노력을 모르기에 그저 재능이 많고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고만 생각할 수 있다. 누구보다 기회가 많아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딴따라 소녀 로스쿨에 가다'에서는 그런 그녀의 노력을 알려준다. 그렇게 되기까지 힘든 순간들, 외로웠던 순간들을 보여주어 절대 쉽게 얻었던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3년동안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그렇게 한 해 한 해 보내면서 조금씩 적응하고 친구들과 사귀면서 차츰 자신만의 패턴을 찾아 가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모르는게 있으면 부끄러워 하지 않고 질문하고 그런 점이 다른사람들보다 높이 평가되고 그녀 자신의 실력도 올릴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선택을 한 그녀였다. 하나 하기도 힘든데 법까지 공부하는 그녀의 재능이 탐나기도 했다. 하고 싶은건 많은데 시간이 없다 여유가 없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 자신이 참 부끄러웠다. 그녀가 재능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녀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했다. 하루에 두 세 시간 자면서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모습은 보지 않고 그저 결과만 부러워했다. 원래 잘났다고만 생각했지만 그녀도 다른 사람들처럼 노력했다. 얼마나 간절했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실에 만족하면서도 앞을 향해 가는 그녀의 성장에 칭찬해주고 싶다. 그로인해 나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실에만 만족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건 아닌지.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야 하는건 아닌지. 정말 현실에서 만족하고 있는건지?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물론 그녀의 재능은 부럽다. 실패하는 사람보다 포기하는 사람이 더 나쁘다. 누구나 실패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 그녀가 세계를 무대로 나아가는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