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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연쇄 독서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의 연쇄
김이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그녀가 쓴 '마녀의 독서처방'을 읽었다. 그때도 한권의 책을 통해 줄줄이 이어지는 여러 책을 만나는 기쁨이 있었다.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책을 읽다보면 다른 책이 생각날때가 있다. 또는 책을 읽다가 그 안에서 소개해 주는 다른 책을 만나기도 한다. 그렇게 독서를 하면서 다음에는 그 책을 읽어봐야지 메모를 해두고 생각날때 찾아 읽곤 한다. 책속에서 만나는 책은 그 분야의 이야기를 더 깊게 알게 해주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이야기들로 이어지는 책들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마녀의 연쇄독서'는 그렇게 한권의 책을 통해서 이어지는 연쇄독서를 보여준다. 스물네 권의 책들로 연쇄되는데 '마담 보바리'에서 시작하여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 못이야'로 이어지는 '마녀의 연쇄독서'를 읽으면서 여러 장르의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전혀 다른 장르로 이어지는 연쇄독서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비슷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일줄 알았는데 그녀만의 연쇄독서방식이 있었다.첫번째는 작가의 이름을 통한 연쇄, 두번째는 한 책이 다른 책들의 모태가 되어 창작의 연쇄와 함께 이어지는 독서의 연쇄, 세번째는 주제나 주제어 유사성의 연쇄, 네번째는 작품의 캐릭터에서 촉발된 연쇄로 그녀만의 연쇄를 보여준다. 이렇게 네가지의 방식으로 이어지는 마녀의 연쇄독서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보바리'를 시작으로 작가이름의 연쇄가 시작된다. 두번째 연쇄로 줄리언 반스의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이어진다. 제목에서 얻어진 앵무새를 가지고 다음 연쇄를 시작한다. 세번째 연쇄는 토니 주니퍼의 '그 많던 앵무새는 다 어디로 갔을까?'이다. 그리고 앵무새의 소리를 가지고 다음 연쇄를 보여준다. 그렇게 네번째로 다니엘 네틀, 수잔 로메인의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의 연쇄가 이어진다. 그렇게 쭉쭉 책의 연쇄는 계속된다. 김성남의 허난설헌, 박지원의 열하일기로 이어지고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로 이어지고 점점 연쇄는 깊어진다. 게리 폴 나브한의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정부희의 '곤충의 밥상', 정준호의 '기생충, 우리들의 오래된 동반자', 마지막으로 토머스 게이건의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 등 총 스물네 권의 책의 연쇄과정을 보여주며 책들의 깊응 이야기들 들을 수 있다.
처음 연쇄가 시작되고 그녀만의 연쇄방식으로 이어지는 연쇄과정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난 책을 통해서 다른 책을 만날때 주로 이야기가 비슷하거나 작가를 통해서 이 책을 읽다 저 책을 읽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일으키는 꼬리의 꼬리를 무는 독서방식에 비해 '마녀의 독서연쇄'를 통해서 만나는 책들은 깊이가 있었다. 주제가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민주주의와 멸종되어가는 언어와 동물들, 인권과 폭력, 자살 등 현대 사회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점들에 관한 주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책의 연쇄과정을 보여주었다.
'마녀의 연쇄독서'에서 만나는 책들은 가벼운 주제로 만날 수 있는 책을 소개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친절하지 않다. 지금 그녀가 소개하는 책들을 읽는다면 내가 소화해 내지 못할것을 느낀다. 하지만 그 책은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고 꼭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주제가 무겁다고 피할게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 있음을 느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녀의 연쇄독서를 통해 나도 나만의 연쇄독서목록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뭔가를 일깨워주는 주제라면 좋겠지만 난 좀 더 가벼운 연쇄독서를 해야할것 같다.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독서를 통해 좀 더 많은 책과 가까워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