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사극소설을 읽었다. 정확히는 전투 소설. 사실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다. 끔 사극에서 등장하는 전투신을 보면 정말 그 옛날 저렇게 싸웠을까? 사람들이 저렇게 활촉 하나에 쓰러지고, 죽고, 사람들은 서로를 죽이려 들고, 도망가고, 인정사정도 볼것 없이 그렇게 싸워야만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처절하게 싸우는 그 모습이 자기네 편에서 보면 영웅일지 몰라도 같은 사람들끼리 힘을 장악하기 위해 동족끼리 싸우고 있는 그 모습을 보는것은 꽤 안타까운 일이었다. 왜 그렇게 싸우면서 지킬 수 밖에 없는 것일까?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땀흘려야 하며 가족을 잃어야 하며 희생당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모습의 소설을 즐겁게 읽을 수만은 없었지만 <시골무사 이성계>는 왠지 느낌이 다르게 달랐다.

 

어떤 의미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지만 우선 내가 알고 있는 이성계와 느낌이 달랐다. 무사라기 보다는 글을 읽고 쓰는 즉 주로 머리만  쓸것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다 지금 나이 마흔 여섯도 젊은이들과 싸우려면 힘이 들텐데 1380년대 당시 마흔 여섯의 나이에 나라를 위해 싸우는 이성계의 모습을 상상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책은 350페이지가 넘는분량으로 단 하루만에 일어난 전쟁의 이야기를 묘사해준다. 그 안에는 전투의 처절한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이 책의 추천사에서 안도현이 말했던것처럼 마흔 여섯살이라는 나이는 많은 이들이 무엇인가를 꿈꾸기에도 늦었다고 생각하는 나이다. 그런데 그 시절의 마흔여섯에 그는 목숨을 걸고 전투를 한다. 그리고 그 전투를 승리로 이꾼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전쟁장면의 세심하게 묘사해준다. 그리고 그로인해 피해를 보는 많은 사람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전우를 잃게 된다. 자신의 가족을 잃게 된다. 때로는 오해들로 서로 상처를 주고 목숨을 앗아간다. 왜 그들이 그렇게 싸워야하는지. 도망가려하면 같은 팀도 목숨을 없앨수밖에 없다. 두려움도 가져서는 안된다. 오로지 앞을 보고 이끌어가야한다. 지금이라면 총알과 탱크가 오고가겠지만 조선이 막 시작될 무렵의 1380년대는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전투를 한다. 죽지않으려고 전투갑옷은 무겁게 만들어져 있고 그 옷만 입기에도 버거운데 활에 맞지 않기위해 철저한 무장을 한다. 이성계는 자신의 전우들을 지키려하지만 전투중에 모든 전우를 지키기는 무리다. 하지만 최소한의 피해로 승리를 이끌려고 노력한다. 상대편의 수장 아지발도도 그리 만만한 사람은 아니다. 일만의 대군을 데리고 쳐들어와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자신을 배신한 사람은 용서치 않는다.

 

이성계가 이끄는 군사들 사이도 그리 좋은것 만은 아니였다. 그를 능력있는 사람으로 보지 않아 그를 따르지 않은 부하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단하루의 전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을 믿었을 것이다. 쉽지 않은 전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을 따르는 자들도 많지 않을꺼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자리를 지켜야 하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믿어야 한다. 그래야 전투를 승리로 이끌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지금도 똑같이 적용된다. 어느 누군가는 지켜야한다. 지휘를 해주는 캡틴이 없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그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싫건 좋건간에 그렇게 된 이상 믿음을 보여야 하며 그가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그 팀을 위하는 길이다. 시골에서 괄시받으며 살아온 이성계. 그렇지만 그는 해낸다. 전쟁속의 사람들은 많은 것을 잃게 된다. 가족, 친구, 크게는 나라도 잃을 수 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또 싸워야한다. 제대로 갖추워져 있지 않아도 싸워야 한다. 그래야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다. 마흔 여섯의 이성계도 그것을 해내게 된다.

 

나이가 아무것도 아님을 다시 한번 증명해준다. 마흔여섯의 이성계도 해냈다. 지금 내가 하지 못하는건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것에 용기를 얻게 되었다. 그때도 했는데 지금의 마흔여섯은 아직 젊은거 아닌가? 그런생각을 해보게 한다. 물론 전쟁이야기는 예전부터 내겐 너무 어렵고 끔직하고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그래서 사실 이 책을 읽어나가기도 조금 버겁긴 했다. 내가 생각했던 느낌과는 조금 달랐다고 할까? 전투의 모습보다는 심리전이나 상태의 느낌을 더 강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할까? 하지만 그래도 그가 훌륭한 무사임은 확실히 느낄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여자인 내가 읽기에는 남자의 느낌이 강해 살짝 아쉬움이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