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에서 세상을 기록하다 - 로이터 통신 뉴욕 본사 최초 한국인 기자 이야기
문혜원 지음 / 큰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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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에 열정을 하며 살고 있는 사람은 참 보기 좋다. 그게 일이여도 좋고 일과 함께 자신의 취미를 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어도 좋다. 그런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열심히 살아봐야지'. '그들도 하는데 나라고 왜 못하겠어' 하는 자신감이 생기곤 한다. 그 자신감이 나에게 힘이 되어준다면 좋을텐데 그 힘의 유효기간이 너무 짧아서 문제이다. 다시 일터로 나가면 '나는 뭘 하고 있는건가' '내가 진짜 이 일을 하고 싶어했던건가'처럼 또 한심한 생각들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지친몸을 이끌고 퇴근하고 또 하루를 다시 다짐해본다. 그렇게 달라지는것 없이 그 힘의 유효기간이 짧아 항상 새로운 힘을 줄 책들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 이야기는 그만두고 '월 스트리트에서 세상을 기록하다'는 세계금융의 중심지에서 담당기자로 일하고 있는 문혜원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외국에서 자라왔고 외국에서 살다가 기자가 되고 싶어 한국으로 돌아와 연합뉴스의 기자로 자신이 원하는 기자로써의 첫발을 내딛는다. 외국에서 자라왔기에 한국어를 못할 줄 알았는데 그녀의 집에서는 한국어로 말을 해야만했다. 부모님이 그녀를 그렇게 강인하고 한국사람임을 잊지 않게 키우셨다. 그녀가 기자가 되는것도 반대했지만 한국에서의 기자생활을 잘 헤쳐나가면 그녀의 꿈을 인정해주겠다고 하여 그녀는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녀가 처음 한국에서 맞이했던 기자 생활은 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견딘다면 외국에서도 문제없을거라 생각해 정말 죽을듯이 필사적으로 일을 했다. 첫근무부터 경찰서를 들락날락하며 밤을 지새우고 '알코올분해요소가 없습니다'라는 말로 신입시절 회식자리에서 건방지게 말했던 그녀에게 '알코올분해요소가 없던게 아니라 아직 개발하지 못한거네'라는 말을 듣게 해줄만큼 많은 술자리를 오고가며 열심히 사회생활을 견디게 되었다. 몇일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씻지 못하기도 하고.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했지만 그만큼 힘들었던 한국에서의 기자일이 그에게 큰 힘이 되어 더욱 자신의 꿈을 향해 갈 수 있었던 시간을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월 스트리트로 가서 금융권의 기자로 또 다시 피터지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기사가 잘못나가면 하루에도 몇십억단위의 돈이 오고가기에 무엇보다 신중할수밖에 없고 이곳에서도 밤을 지새우다시피 일을 하며 열정을 쏟는 사람들을 보니 그래서 세계경제가 돌아가는구나 생각해본다. 나라면 절대 못할 것 같은데 외롭기도 하고 나와 맞지 않는 문화도 큰 시련을 줄것 같지만 줄곧 그 곳에서 자라왔기에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해낼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다른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돈이 오고가기에 더욱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그곳은 내게 있어 처음 만난 세상같았다.

 

모두들 피터지게 일하며 총성들리지 않는 전쟁터에서의 일을 한다. 언제 무슨사건이 터질지 모르니 대기해야하고 출근시간은 정해져도 퇴근시간 없이 일을 한다. 돈을 많이 받으면 많이 받는만큼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일을 책임지며 일을한다. 무엇보다 힘들고 긴장되는 하루하루의 시간속에서 일을 해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다. 자신이 하고 싶을 일을 찾아 열정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외국에서 일하는 여성이여서 멋진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일을 잘 알고 그 길을 가기위해 많은 시련을 겪으며 당당하게 잘 해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부러운것이다. 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 더 늦기전에 뭔가를 해야하는거 아닌가? 처럼 자꾸 나 자신을 다그치게 된다. 그렇게 1부와 2부에서는 그녀의 일터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3부에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뉴욕의 모습을 보여준다.

 

뉴욕. 영화에서만 봐왔던 꿈같은 도시. 모두들 뉴요커가 되고 싶어하고 돈이 많이 들어도 뉴욕에서 살고 싶어하고 조금 멀더라도 뉴욕과 가장 가까운곳에서라도 살고 싶어한다. 왜 뉴욕에 살려고 하는지 왜 뉴욕에서 일하려고 하는지는 뉴욕에 가봐야만 안다고 말한다. 좀더 복잡하지 않는 좋은곳도 많지만 그래도 뉴요커는 뉴욕에 살아봐야 그걸 알수 있다고 모두들 말한다. 그만큼 그곳은 매력적인 도시일 것이다. 밤에도 꺼지지 않는 화려한 불들로 가득차겠지만 피터지는 싸움터같은 곳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뉴요커가 되기를 꿈꾸는 것이다. 4부에서는 그녀가 기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고 5부에서는 자신의 힘이 되어준 그녀의 엄마가 그녀에게 보낸 편지들로 구성되어있다.

 

외국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즐길줄 안다. 미래를 위해서 일한다기보다 지금 현재 행복해지기  위해서 일을 한다. 돈을 많이 버는 만큼 뉴욕은 집세도 비싸기에 많은 돈이 지출된다. 그리고 나머지 돈은 자신을 위해 투자한다. 한 두달을 기다려야 먹을수 있는 맛집을 예약하고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만큼 7시 이후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낸다. 우리나라처럼 늦게까지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하루를 보내지 않는다. 내게는 그런 그들의 마인드가 참 부러웠다. 나는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서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해서 지금 열심히 일하고 그 행복한 시간을 반납하며 살고 있는건 아닌지.. 왜 지금 당장 행복해지지 못하는건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10년전도 난 행복해지기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해온것 같은데 그 10년후의 지금은 또 그10년후의 행복을 바라며 살고 있는건 모순이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하게 한다. 행복이라는건 미래에서 찾는게 아니라 지금 현재에서 찾아야하는것인데.. 그녀처럼 그곳의 사람들처럼 지금 현재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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