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연습 -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
황상민 지음 / 생각연구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독립연습. 내가 생각했던 느낌과는 조금 다른 책이었다. 이 책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자신에게 상담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답을 제시해준다. 물론 그 답은 100%로 해답이 될 수는 없지만 자신에게 고민이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한다.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되는구나' 라고 생각했고 몸이든 정신이든 부모에게서 독립적인 존재가 될 줄 알았다. 서른하나가 된 지금 나는 몸도 정신도 부모에게서 독립적인 존재가 되지 못했음을 느낀다. 

 

책 속에서는 서른즈음의 많은 이들이 황상민교수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내가 듣기에도 '그래 그런거 고민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문제도 있고  '근데 이 문제는 자신에게 있는거 아닌가'싶기도 한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교수님도 그렇게 말하는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모든 문제는 자신에게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그 문제를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물론 내가 생각했을때도 저런 부분은 저 사람이 잘못한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해 다른 사람이 그 행동을 하게끔 만든것도 있으므로 결국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게 되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서른 살 언저리를 살아가는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다.

무얼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밥벌이에 발목을 붙잡히기 일쑤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은 가득한데 삶은 녹록치 않고 속절없이 나이만 늘어 서른 살을 슬쩍 넘기고 만다. p7

 

모두의 고민은 똑같았다. 뭐가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하고 싶은 일들은 밥벌이에서 발목을 붙잡는다. 그렇다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다보면 삶의 행복을 느끼지 못해 사는게 힘들어지고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되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서른즈음의 청춘에게는 이런 일만 문제가 되는게 아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데 그 문제라는 것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는 것이다. 일, 인간관계, 가족관계, 애정, 돈 등 많은 문제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고민하게 하고 행복을 저만치 멀리 보내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춘은 자신을 위로해줄 책을 찾게 되고 심리 치유 에세이 등 심리에 관한 책이 인기가 있는것 같기도 하다.

 

나도 아니라고 말 못하겠다. 나도 많은 고민들로 하루에도 몇번씩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잘 해결할 수 있을것 같으면서도 뭔가 초조함이 찾아와 불안해지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래도 이러면 안되겠다 힘을 내보지만 그 기운이 오래가지 못해 짜증나기도 한다. 회사에가면 내가 뭘하고 있는건지 내가 정말 이런걸 원했던 것인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 몰라 답답하기만 하다. 그리고 이제 나이도 있으니 결혼에 대한 문제도 생각안 할수도 없고 앞으로 살아가는 미래들이 불투명해질때는 더욱 우울해지곤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나에게 그 해답을 가져다주진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 어느정도 뭔가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가 알 수 있었던건 그 어느것도 다른사람의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두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나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그 문제에 대해 피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매번 힘들다는 이유로 피하고 말았다. 부딪혀보지 않고 자신없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포기해 버렸다. 뭔가 하고 싶었도 내가 진짜 해낼수 있을까?라는 나약함으로 난 항상 놓아버렸다.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안고 그냥 현실에 주저앉으며 미래의 행복도 현재의 행복도 놓치며 살고 있었다.

 

모든 심리학은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기초도 없이 수많은 심리학 이론을 들이대고 있다.

마시멜로 효과도 단순히 지금의 욕구를 참고 견디면 언젠가 행복이 찾아온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가 만족을 느끼는 것이 곧 행복이기 떄문에 내 욕구, 내 기대를 모르면 아무리 참고 기다려도 행복은 오지 않는다. p187

 

누구나 독립적인 존재이다. 나에게 맞춰지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며 나는 잘못이 없다고 이야기 한다. 나를 인정하듯 다른 사람도 인정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그건 직장생활, 가족관계, 부부관계, 형제자매등등 많은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이다. 수많은 사람이 다 자기 같을 수없는데 그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서 많은 문제가 생기는것 같다. 독립적인 존재로 존중을 받으려면 나를 인정하듯 다른 사람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독립적인 내가 독립적인 남에 대해 지켜야 할 인간이기 때문이다.

  

매번 심리책을 읽을때마다 듣는소리다. 나를 알아야 한다는것. 모든 문제는 나에서부터 시작되기때문에 나 자신과 이야기를 하고 나를 만나야 한다는것이다. 하지만 그걸 매번 잊는다. 그리고 자꾸 나를 부정하려 한다. 소크라테스도 '네 자신을 알라'라고 말했다. 나 스스로도 나를 모르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나는 또 나 자신을 찾아보려 한다. 물론 아직 그 해답이 너무 어렵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고 자꾸 고민이 쌓여만 간다. 그러다보면 자꾸 또 회피한다. 그래도 계속 나를 만나야 한다는게 가장 정답이라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누구도 나를 독립시켜주지 않는다. 독립은 스스로 하는 거다.

내가 선언하고 내 발로 걸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내 문제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한다.

문제를 오래도록 들여다보면 문제 뒤에 숨은 내 모습이 보인다.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통스럽더라도 반드시 나를 만나야 한다. 나를 만나야 비로소 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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