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 - 유하 산문집, 개정증보판
유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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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서 유하 감독을 알았다.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그뒤로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쌍화점', '하울링' 등을 통해 유하감독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 그가 시인인지 몰랐다. 우연히 서점에서 유하라는 이름의 시집을 본적이 있었지만 유하 감독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음.. 이름이 같군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가 시인인걸 알고 나서인지 그의 영화를 보면 시인같다라는 느낌이 더 진하게 느껴졌다. '시인같다'라는 의미가 무슨뜻일까?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그 의미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지만 화면 안에 무언가 담겨있다. 다른 영화와 다르게 좀더 리얼리티가 살아있는것 같기도 하고 뭔가 흐릿한 과거의 영상같기도 하다. 그의 데뷔작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를 빼고는 모든 영화를 다 봤지만 모든 영화가 그런 느낌을 주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아.. 유하감독 답네라는 느낌? 유일하게 올해 개봉한 '하울링'에서는 그런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좀더 상업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

 

무튼 그렇게 내가 알고 있는 유하 감독의 영화들을 통해 유하라는 분을 알게 되었고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를 통해 글 쓰는 유하를 다시 알게 되었다. 단어 하나하나 연상되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처음과 끝만 보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1990년대를 기억하기에는 학창시절을 보낸 나였기에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기 어려워서인지 그가 말하는 영화, 음악, 시들, 문학작품들을 이해하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그의 유년시절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학창시절 영화관가서 영화를 봤던 이야기, 그당시에 좋아했던 배우, 그의 첫사랑에 과한 이야기, 그가 좋아했던 이소룡에 관한 이야기..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서 그가  이소룡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건 그가 이소룡이라는 배우를 통해 유년시절을 보냈기에 영화속에서도 그의 그런 마음이 강하게 담겨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2부에서는 그의 시인의 면모를 알수 있는 시에 대한 이야기와 문학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그리고 시의 일부분을 보여주고 그의 느낌들을 들려주고 시에 대한 자신의 생각, 자신이 만났던 문학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당시에 시인이라고하면 배고픈 직업, 지금도 다를바 없지만 시인으로써 등단을 해도 생계를 꾸려가기 위해서 다른 일을 하면서 시를 쓸 수 밖에 없어던 시인들.. 그밖의 문학인들의 문학이야기들.. 내가 알고 있는 시인도 없고 내가 알고 있는 문학인들 또한 없어 2부에서는 나에게는 좀 어려운 이야기들로 국어시간에 문학을 공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워서 되풀이해서 읽어보지만 읽어볼때마다 점점 더 무엇을 이야기하는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문학이라고 하는것이 생각보다 꽤 심오하구나 그 말 한마디에 의미하고 있는것이 많구나..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한번 또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3부에서는 좀더 가벼운 이야기들로 채워져있었다. 영화감독들의 작품들과 그가 좋아하는 음악의 한 장르인 재즈에 과한 이야기 등 대중적으로 만날 수 있었던 이야기들이여서 좀더 재미나게 과거를 회상해볼 수 있었다. 물론 90년대 당시 내가 접할 수 있었던 음악이라고는 가요가 다였고 영화나 드라마도 볼 수 있었던 작품들이 몇개 있지 않았다. 하지만 어렴풋 하게나마 그 시절의 드라마와 영화를 다시한번 회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내가 알고 있었던 그 이야기들의 공통점을 찾아보기도 하고 그가 들려주는 작품들에 관한 다른해석에 귀기울여보게 된다. 그가 무엇보다 재즈를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놀라웠다. 왠지모르게 재즈와 잘 어울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렇게 많은 재즈가수들과 음악을 알고 있으리라고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래서인지 그의 영화에서는 왠지모를 소울이 느껴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알고 있는 재즈가수나 음악이 그리 많진 않았지만 그 당시에 인기있었던 재즈 음악들도 지금에 와서 한번 들어 보는것도 새롭게 느껴질것 같다.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 미래보다 추억이 새로울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져본다. 과거의 한 기억속의 추억은 이미 지난간 일이다. 그 지나간일이 새로울수 있을까? 싶지만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추억은 미래보다 새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짜여진 길대로 가고 있다면 미래도 그렇게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억속의 한장면에 내가 새로운 살을 붙여넣어 본다면 '그랬더라면'식의 후회가 아니라 다른 상상을 해볼 수 있다면 그 추억도 새롭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처음 접했던 유하 산문집' 추억은 미래보다 새롭다'는 그를 다시 보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겐 아직 너무 어려운 그의 생각들로 복잡하긴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청춘 시대를 살았던 분들에게는 이 책이 많은 공감을 불러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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