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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연애를 기록하다
양성관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생초보 의사의 생비량 이야기>에서 양성관을 처음 알게 되었다. 보건소에서 일하면서 이런저런 있었던 일상들을 소소하게 이야기해주는 그의 유머가 재밌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일기를 쓰고 있는 듯한 방식으로 그의 일기를 훔쳐보는듯 했다. 자신은 별거 아닌 사람이지만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녀의 이야기. 이 책은 이 남자의 이야기와 남자가 사랑한 그녀의 이야기, 그리고 가끔 그녀가 없었던 싱글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너무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들이기에 읽다가 내가 왜 남의 연애사나 읽고 있을까 싶지만 때로는 그의 말에 공감을 해보기도 하면서 조금씩 그의 연애이야기에 웃음을 지어본다. 말그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연애이야기이다.
양성관은 잘생기지 않았다. 거기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서 빡빡 밀었다고 한다. 키는 172cm정도에 몸무게도 72kg정도의 표준. 살면서 잘생겼다고 들어본적은 딱 한번 그것도 여자가 아니라 50대 아저씨..그분도 알고보니 정신분열증환자라고 한다. 부모님도 자신의 아들에게 잘생겼다고 말을 해주지 않았다. 다만 '너는 잘 생기지는 않은것 같다' 라는 말로 그냥 말을 흘린다. 그렇다고 스타일이 좋은것도 아니다. 말발이 좋은것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도 전화번호를 따오는 재주도 없었다. 그러기에 연애를 많이 해 볼 수도 없었다. 그가 사랑하는 그녀를 만나기전 28년동안 여자친구가 있었던 날이 다 합쳐도 100일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정확히는 50일도 안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녀를 만나후 2010년 11월1일부터 한달동안 그의 연애이야기를 시작한다.
남자든 여자든 처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매일 같이 생각난다. 방금헤어졌는데도 생각나고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고 말할정도로 생각난다. 그녀가 없었던 날들을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나지 않을정도로 그 고독을 어떻게 버텼는지 그 외로움을 어떻게 참아냈는지 이해가지 않을정도로 그녀와 함께 있기를 꿈꾸고 잠시 떨어져 있는 밤도 외로움과 고독으로 몸부림 친다.
사랑해본 적 없는 사람의 외로움과 사랑해본 사람의 외로움은 깊이가 다르다.
아니, 사랑해본 적이 없으면 외로움을 모른다.
진정한 외로움이란 진정으로 사랑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p12
그렇게 그녀와 헤어지는 밤이면 술을 마시기도 하면서 외로움을 달랜다. 낯선 여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것만으로도 왠지 바람을 피운것 같다. 그래서 그녀에게 고백한다. 친하게 지낸 이성친구로 인해 여자친구를 울린적도 있었다. 몰랐기때문에 그녀를 울려서 마음아파한다. 그리고 그녀를 울리지 않기로 한다. 여자에게 믿음직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녀에게 믿음을 심어주려 노력한다. 그리고 내가 노력하고 있음을 그녀가 알 수 있도록 한다. 처음 만났을때 옷차림처럼 아무리 오래 만나는 커플이어도 상대를 신경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항상 신경쓴다. 그녀는 의사자격시험을 준비중인 학생이다. 자신도 비록 보건소에서 일해서 월급이 얼마 되진 않지만 그녀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그녀와 함께 하는 기념일을 챙긴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쓸때없는 밀고 당기기는 생략한다. 밀땅이라는 것은 서로를 아직 확실히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는것이다. 서로가 진짜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면 밀고 당기기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커플이 되기전의 길거리에서 나 커플이라고 광고하는 듯한 커플들의 스킨십은 눈에 거슬렸다. 하지만 자신이 커플이 되고 보니 커플들은 보이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그녀만 눈에 보인다. 싱글들은 커플만 보이고 커플눈에는 상대만 보인다. 그녀와 커플이 되고 나서는 계절마다 여행을 간다. 이렇게 사소한 그의 연애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와 헤어졌다. 2년동안 너무 사랑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의 실수로 그녀와 헤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돌아와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다들 이렇게 사랑하지 않나? 제목 그대로 연애기간의 한달을 기록한 그의 연애이야기인다. 연애기록으로 인해 그녀를 더욱 생각할 수도 있고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도 헤어진 연인을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공감하기도 하고 씁쓸하고 외로운 현실을 기억하기도 할 것이다. 연애라는게 그런거니깐.. 기록을 통해 그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는지 알 것 같다. 부디 지금은 헤어져 있지만 그녀도 이 책을 본다면 얼마나 자신을 사랑했었는지.. 그리고 지금도 그리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않을까? 이 책은 정말 사사로운 그의 연애 기록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