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걸음 One Love
김명미 지음 / 스테이지팩토리(테이스트팩토리)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레인보우 게더링'이라 하는 공동체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자연을 사랑하고 나눔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는 모임이다. 한달동안 무지개의 일곱가지 색처럼 다양한 국가와 인종에서 모인다고 하여 '레인보우 게더링'이라 이름지었다. 1972년부터 미국에서 시작되어 세계의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형태로 열려 역사가 꽤 깊은 모임이라 한다. 회원이나 조직도 존재하지 않으며 내년에 어디에서 모임이 개최될 것인지, 모임안에서의 규칙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사결정이 자발적이고 평등하게 이루어진다. 이곳에서는 사랑과 평화를 향한 마음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할 수만 있으면 된다. 김명미는 친구를 통해 이 모임을 알게되어  태국을 여행할때 마침 모임이 열린다고 하여 참가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속에서 히피들의 문화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되었다. 사진을 찍을때는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으며 자연에서 방금 태어난 것처럼 옷을 입고 다녀도 되고, 벗고 다녀도 된다. 모든 음식을 자연에서 만들어 먹으며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걸 자연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김명미는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빠르게 변화고 항상 빨리 빨리를 외치며 언제나 시간에 쫒기며 살고 있는 시간들을 여행을 통해 돌이켜보게 된다. 그리고 태국의 작은섬으로 여행하면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느리게 사는 삶을 배우게 된다. 엄마와 함께 이곳에 온 어린 아이들을 보면 참 해맑다. 항상 웃는 얼굴로 걸어다니며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니 그동안의 모든 짐들이 마치 덜어지는 것처럼 가벼움을 느끼게 된다. 자연속에서 캥거루를 만나도 무섭지 않고 벌거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만나도 부끄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밥을 먹을때 그 많은 양을 조절하지 못해 서로가 힘이 되어 맛있는 밥을 만들 수 있고 마음대로 뛰어놀며 모두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어느누구 하나 적개심없이 서로를 대한다. 특히 이곳의 아이들은 모든게 평화로워 인다. 요즘 아이들은 흙을 밟으며 생활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서 오락을 하며, 매일같이 학원을 다니는 모습들을 보면 가엽게만 느껴진다. 책상 에서 배울수 있는것보다 이렇게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많을텐데 부모님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뒤쳐질까 걱정되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부모들 가운데서도 이렇게 아이들에게 많은 세상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 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의식을 배우게 된다. 태국의 작은섬에서 만났던 사람들도 호주 님빈의 아주 작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도 모두가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여유를 찾게 된다.

 



 

사진기를 들고 아이들과 많은 사람들을 찍어본다. 양해를 구하면 그들은 적당한 포즈도 취해준다. 호주 님빈에는 매주 일요일마다 지역을 바꿔가며 열리는 '선데이 마켓'이 있다. 비가 열리는날 열렸던 마켓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이 왔다. 아이들은 젖은 흙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닌다. 어떤 나라에 가든 백화점에 가서 구경하는것보다 시장을 구경하는게 훨씬 재밌다. 그리고 이 마켓에서 저렴하고 다양한 물건을 구경해본다. 수공예부터 시작해서 집에서 안쓰는 물건, 골동품까지 다양한 물건과 먹거리를 팔고 있다. 아이가 커서 입을 수 없는 옷을 무료로 나누어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그 옷을 다시 다른 아이에게 선물도 해본다. 이곳의 사람들은 이렇게 느리게 살면서 행복을 찾는다.

 

바쁘게만 돌아가는 세상속에서 만난 태국의 '레인보우 게더링'과 호주의 님빈이라는 곳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느리가 사는것도 괜찮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또 다시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작은 휴식의 시간을 준다. 나도 너무 팍팍하게 살고 있는건 아닌지,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너무 조급해하고 있는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모두가 빠르게 변화하고 나도 그 변화에 맞춰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기도 한다. 그럴때 조금의 마음의 여유를 찾고 한 템포 쉬어가라고 일러주는것 같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아주 잠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난 또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화를 내며, 짜증도 내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 이 시간만큼은 느리게 살아보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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