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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인형
독수공방 그림, 김경원 글 / 시공사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걱정인형은 과테말라 인디언들이 만들어낸 작은 민속인형이라고 한다. 그리고 잠이 오지 않는날 잠들기전에 자신의 걱정을 걱정인형에게 이야기하고 베개 맡에 넣어두고 잔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 치료용으로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많은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개인에 따라 크고 작을수는 있겠지만 누구나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 걱정이 너무 크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막상 누구에게 털어놔야할지 모르겠고 털어놓는다고 달라지는게 있나 싶기도 한다. 매번 그렇게 작은 걱정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심하면 더 큰 병으로 키워지기도 한다.
이 책은 걱정이 없어지는 방법을 말해주지 않는다. 걱정이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걱정이는 엄마, 아빠 큰누나와 작은누나, 사촌형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걱정이는 이들을 관찰한다. 자주 화내고 바쁜 엄마, 무능력하지만 다정한 아빠, 잘 웃는 큰누나, 잘 웃지 않고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취업준비생 작은 누나, 고등학생 사촌형, 그리고 학교에 가면 잘 웃지 않고 자신의 말도 잘 들어주지 않는 걱정이 짝, 걱정이 웃는게 맘에 들지 않는다고 웃지말라는 담임 선생님 등 걱정이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을 걱정이는 바라본다. 당사자는 모르지만 걱정이는 늘 그들 곁에서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즐거운듯 살고 있는 모습일지라도 늘 걱정을 앉고 살아간다. 돈을 많이 못벌어 힘들어 하는 엄마, 결혼할 남자를 데려왔는데 엄마의 반대가 심해 걱정이 많은 큰누나, 아나운서가 되고 싶지만 자신은 못생겨서 될 수 없다고 자책하는 작은 누나, 서울에 있는 친척집에서 살면서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야하는 부담감으로 살아가는 사촌형, 부모님과 자주 만날 수 없어 외로움을 많이 타는 걱정이의 짝꿍까지.. 걱정이는 이들 옆에서 그들을 바라보지만 그들의 걱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것을 이해하기에는 걱정이는 너무 어리다. 하지만 걱정이는 항상 이들 옆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자신의 걱정이 별것 아닐지라도 때로는 너무 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지라도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조금 마음이 가벼워지는것을 느낄때가 있다. 물론 그 걱정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그 해결책은 남이 아닌 자신이 결정을 내어야 할것이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자신이 답을 내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내 걱정의 답은 내가 내더라도 나와 함께 걱정을 짊어지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것을 느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곁에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도 나를 믿고 나를 위로해주지 않을꺼야 라고 단정지어 버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상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사람사이에서의 관계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그로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갈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걱정이가 들어주었다. 어쩌면 내 곁에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어하지 말고 그 걱정을 혼자 안고 가겠다도 아파하지말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한결 가벼워짐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요즘 한 보험 광고에서도 걱정인형이 등장하여 걱정은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한다. 물론 광고에서는 그 모든 걱정을 보험사에 맡기겠지만 실제로는 그 걱정을 함께 나눌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힘이 될 것이다. 다 똑같이 살아간다. 나만 힘든것도 아니고 나만 아파하는것도 아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걱정인형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누군가에게 걱정인형이 되어달라고 해서 열심히 살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