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보 의사의 생비량 이야기 - 20대 초보의사가 본 더 리얼한 시골의 웃음과 눈물
양성관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27살의 우리의 생초보의사 양성관씨는 산청군 생비량면에 3년간 보건지소 의사로 군복무를 하게된다. 드라마,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로맨스를 상상하고 그곳에 도착했지만 현실은 정반대.. 그와 같은 또래의 여자는 둘째치고 남자도 찾아보기 어려운 말그대로 시골이었다. 하루에 버스가 5번 지나다니고 40대만 되어도 청년인 그런 작은 마을이었다. 생비량면의 인구는 천명이 조금 넘는정도. 밤이 되면 어둠에 휩싸여 어딘가로 나가기 힘든 산골짜기.

시골은 가끔가면 좋은곳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서 살라고하면 나 역시도 불편해서 못살것같다. 한창 즐길나이인 27살에 산골로 들어간 그는 근무시간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친구도 없고 근처에 가서 놀만한 곳도없다. 저녁만 되면 불빛조차 없어서 멀리 나가고 싶어도 돌아올수가 없다. 생비량은 그런 시골이었다.  그런 그곳에서 그는 처음에는 공부도 해보고 시간틈틈히 책도 읽고 환자를 살폈다. 대부분 노인들이고 그들은 주로 감기나 벌레에 물리거나 그밖의 밭일을 오래해서 생기는 병으로 인하여 보건지소에 찾아오곤 했다.

환자가 많이 몰리는 날은 독감예방주사를 접종하는날. 생비량엔 보건지소가 이곳 한곳이기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온다. 그들은 이 주사를 맞아도 감기에 걸린다고 말하고 그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건아니라고 일일이 대답해준다. 그곳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치료해주면서 그들의 푸념을 들어주기도 하고 자식과 손주들 자랑을 들어주기도 한다. 그에게 매번 똑같은 질문을 하기도 하고 김장하는 날이면 김치를 가져다주기도한다. 매일 똑같은 일에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그는 또 여러걱정을 하기도한다. 나이든 시골총각에게 시집오는 외국여자들. 그리고 그로인해 생기는 아이들. 그들은 다문화가정에서 자라게된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회적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상처받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또한 안그래도 여자의 수명이 더 긴데 나이든 남자와 결혼하면 결국 자신의 고향도 아닌 곳에서 평생 살아가야 하는 여자들도 걱정이다.

공기 좋은 시골이지만 그곳은 너무 덥고 너무 춥다. 오래된 집은 그들에게 추위와 더위를 물리쳐주지 못한다. 벌레들도 많고 습하다. 일년농사도 그들에겐 힘겹다. 많이 아프지만 돈이 많이 들기때문에 자식들이 괜한 걱정할까봐 선뜻 큰병원에도 가지 못하는 어르신들. 그런 생각을하니 이곳에서의 생활도 그리편지만은 않을것같다. 그런 어르신들이지만 그들에게도 함박웃음이 찾아오기도 한다. 명절이 되면 좋아하신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어도 좋아하신다. 마을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놀러가는날은 아팠던 병도 나은듯이 좋아하신다.

책속의 그는 지루해보이기도 하고 그 곳의 생활을 나름 즐기고 있기도 하고 또 나름대로 생비량을 분석해본다. 몇명의 인구가 살고있는지다, 평균연령때가 어느정도인지, 하루평균 몇명의 환자가 오는지, 환자가없는날 동네어린이와 놀아주기도 하고 그런 시골에도 우리나라의 택배와 인터넷의 발달에 감탄하기도한다. 그리고 도시가 아닌곳에서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걱정하기도 한다. 인당 의사수도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고 도서관수도 적고 복지적으로도 많이 힘든 산골.

비록 중국집이 없어 짜파게티를 사먹고 동네작은구멍가게에서 산 콜라가 4년이 지난 유효기간의 콜라여서 당황하기도 하지만27년간 몇 번 구경도 못해본 은하수도 매일같이 구경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관광버스타고 신나게(?)놀아보기도 하고 그동안 잘 읽지 않았던 책도 읽고 의사로서의 마음가짐까지 그곳에서 그는 많은것을 배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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