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물고기라고?

아주 이상한 물고기 - 환경 생태 감수성 ㅣ 을파소 그림책 2
나오미 존스 지음, 제임스 존스 그림, 김세실 옮김 / 을파소 / 2022년 8월

책 표지에 나와있는 페트병이 이상한 물고기인 줄 몰랐다. 책을 열다 보면 다른 이상한 물고기가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이상한 물고기'였구나.. 정말 물고기는 이상했다. 이런 이상한 물고기의 가족을 찾아주겠다고 꼬마 물고기는 다른 바닷속 동물 친구들과 길을 나선다. 아무 말 없이 그저 '까닥까닥'만 하는 물고기. 여전히 왜 이 페트병을 물고기로 착각했는지는 모르지만 다른 물고기들도 아무 의심 없이 페트병이 향하는 방향으로 헤엄쳐 간다.

꼬마 물고기와 다른 물고기들은 계속 이상한 물고기와 함께 바닷속을 탐험한다. 이상한 물고기와 비슷한 물고기를 찾기 위해 해마에게도 물어보고 산호초에게도 물어보고 문어에게도 물어본다. 근데 문어는 다리가 그물에 엉켜버렸다. 그물에 엉킨 문어도 도와주고 꼬마 물고기는 이상한 물고기의 가족을 본 적 있는지 묻는다. 문어는 물살을 따라가보라고 말해준다. 문어는 과연 이상한 물고기와 비슷한 뭔가를 본 적이 있어서 말해준 것일까?

물살을 따라가는 길에 큰 물고기를 만난다. 꼬마 물고기와 다른 물고기는 숨지만 이상한 물고기는 겁 없이 계속 물살을 따라 헤엄쳐간다. 가는 길에 거북이를 만난다. 이상한 것을 먹어서 배탈이 났다고 말한다. 거북이가 물고 있는 이상한 것을 뱉고 나니 나아졌다. 그 이상한 것은 비닐봉지였다. 철썩철썩 소용돌이를 따라 빙글빙글 돌고 파도를 지나 뭔가 이상한 물고기와 비슷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모양도, 크기도, 색깔도 너무나 다양한 이상한 물고기의 가족들이 모두 위아래로 까딱거리고 있었다. 너무 많아서 세지도 못하겠다고 말하는 물고기들. 이 이상한 물고기들은 어디서 왔을까?

꼬마 물고기와 친구들은 이 이상한 물고기들이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과 나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상한 물고기는 이상한 물고기가 아니라 쓰레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이들도 바다에 가면 많은 쓰레기를 보게 된다. 비닐봉지, 담배꽁초, 페트병 뚜껑 등 너무 종류도 다양하고 많아서 다 헤아릴 수가 없다. 이 많은 쓰레기들은 어디서부터 오게 된 것일까? 실제로 바다 근처에는 그물이나 낚시와 관련된 쓰레기도 많이 있다. 바다를 이용한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도 많지만 오히려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도 만만찮게 많다고 한다. 이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그것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인해 바다 생명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편리하고자 사용했던 모든 플라스틱들이 이제 우리를 위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값싸고 보관 편하고 언제든지 위생적으로 바꿔 쓸 수 있는 일회용품들이 이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었다. 당장 빠르게 그 결과를 보여주고 있진 않지만 바다 생물들의 종류 수가 줄어들고 먹이사슬이 붕괴되면서 우리의 먹거리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 매년 더해지고 있는 폭염과 폭우, 가뭄, 태풍, 산불 등 누구 하나의 잘못이 아니라 쌓이고 쌓여온 결과물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애쓴다고 애쓰고 있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

내가 살아왔던 어린 시절보다 환경에 대한 그림책이 참 많아졌다. 그 심각성을 더욱 느끼고 있다. 아이들과 환경 관련 책을 읽을 때마다 늘 생각해 본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겠다며 아이들은 개인 텀블러에 물을 따라 마시며 불편해도 빨대 사용을 줄이고 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게 크게 많지는 않겠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해 보고자 노력 중이다. 바다에서 이상한 물고기를 만나지 않도록 노력해 보자고 다른 이들보다 너희들과 엄마가 먼저 보여주자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