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식물 수업 - 아이도 자라고 식물도 자라는
정재경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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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식물을 기르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사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나는 기를 자신이 없다. 유일하게 기르고 있는 게 우리 아이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내 손을 거쳐간 식물들은 대부분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런 식물들에게 미안하고 물고기에게 미안해서 차마.. 내 손으로 직접 뭘 사서 기른다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동물 키우기는 여전히 관심 없지만 요즘같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식물은 한 번 기르고 싶단 생각을 한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는 늘 식물이 있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 때는 라일락 나무도 있었고 집 안에도 덩굴처럼 올라가는 식물들이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작은 식물들도 좀 있었고 큰 식물도 있었다. 지금도 친정에 가면 여전히 엄마는 식물을 키우고 계신다. 그 이름을 알고 키우는 것 같지는 않은데 엄청 부지런하지 않는 엄마도 식물을 키우는 거 보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가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가져온 방울토마토나 다른 작은 식물들도 끝까지 살려보지 못했다. 결국 시들고 말다 보니 이런 내가 감히 키워도 되나 싶은 미안함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인 것 같다. 젊었을 때는 몰랐는데 40대가 되고 보니 식물이 주는 마음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냥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에 선선함을 느끼고 좋은 산소를 만들어주고 조용히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 것도 꽤 기분 좋은 현상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늘 키울까 말까를 고민한다.

<아이도 자라고 식물도 자라는 우리 집 식물 수업>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 고민스러운 마음에 키워볼까의 마음으로 기울어지게 만들어주었다. 식물을 키우면 좋은 게 너무 많다. 먼저 누구나 알고 있는 미세먼지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실 때 미세먼지도 함께 마신다는 것. 그로 인해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남아 있는 미세먼지도 뿌리로 보내서 뿌리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또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또한 흙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우울증, 알츠하이머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도 식물을 여러 개 키우고 있는데 그로 인해 공기청정기 가동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실내의 공기가 좋아진다고 한다. 기분까지 좋아지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니 조금 힘들어도 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물론 초기에는 식물을 죽일 수도 있다. 식물을 키우는 것도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참고로 나는 운전을 하지 못하지만..) 뭐든 해보지 않으면 못하듯이 자꾸 해보면 그게 습관처럼 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걱정이 된다면 알아서 잘 자라는 식물을 처음에 선택하는 게 좋다. 흔한 식물을 데려오는 게 좋다. 화원이나 식물 가게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저렴한 식물을 데려온다. 씨앗 봉투를 보면 발아율이라는 단어가 있다. 발아율은 100개 심었을 때 몇 개의 싹이 트는지를 말한다고 한다. 발아율이 높은 식물을 데려온다면 그만큼 실패 확률이 줄어드는 것이다. 식물도 사람이랑 똑같다. 모든 생명체는 사랑받으면 잘 자라듯이 충분한 빛과 물도 필요하지만 한 번씩 쳐다보면서 관심을 가져주면 더욱 잘 자란다.

이 책에서는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식물을 소개해 준다. 식물을 고를 때는 화분 지름이 작은 것보다 15~20센티미터 정도의 식물을 데려오는 게 좋다. 분갈이는 해주는 게 좋다. 자신 없으면 화훼 단지에 가서 분갈이를 해와서 키우는 게 좋을 것 같다. 실내에서 키울 때는 유기비료보다 합성비료를 써야 곰팡이 번식이 덜하다고 한다. 화훼 단지에 가면 종류가 너무 많아 오히려 고르기 힘들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식물부터 차근차근 키워보는 게 좋다. 무조건 좋다고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데려오기보다 쉬운 식물부터 하나씩 키워보는 것이다.

건강한 식물은 잎이 깨끗하고 반짝거린다. 줄기는 굵을수록 건강하다. 또 화분 안에 줄기가 여러 개 있는 식물이 좋다. 실내 공기 정화 식물 5가지를 소개해 준다. 생각해 보니 어렸을 때 집에서 키웠던 식물 중 스킨답서스가 있었던 것 같다. 실내에서 가장 키우기 쉬운 식물이라는데 화분 흙에 수태봉을 꽂아서 위로 자라게 해주는 게 좋다. 읽다 보면 수경재배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수경재배란 식물의 뿌리만 물에 담가 키우는 방법을 말한다. 공기 정화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게 이 식물부터 하나씩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

주말농장, 옥상 텃밭, 베란다 텃밭에 관한 이야기도 참 재밌다. 사실 나도 베란다 텃밭처럼 직접 키워 해먹고 싶기도 한다. 근데 솔직히 아파트에서 작은 텃밭을 만들다 보면 벌레가 생길 것이 염려스러워 실제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책임감을 가지고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여전히 텃밭은 힘들어 보인다. 이 책 속에는 레시피도 소개된다. 직접 키운 식물을 가지고 요리를 해보는 것이다. 당근잼, 쑥국, 진달래 화전, 모히토, 생강청 등 계절별로 파트를 나눠서 그에 따른 레시피도 분류해 주었다. 계절별 파트에 따라 그에 잘 자라는 식물도 나눠 있기에 참고하면 좋겠다.

여름 편을 보면 허브에 관해 나온다. 보통 허브 쓸 일이 없다 보니 마트에서 파는 허브를 봐도 구매를 해본 적은 없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허브티도 많이 마시고 음식에 데코로도 많이 사용되다 보니 잎 한 장 올라가도 특별한 음식이 됨을 느끼곤 한다. 어떤 종류의 허브가 있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잘 나와있으니 필요해따라 구매해서 키워보면 좋을 것 같다.

처음 식물을 키우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너무 많다. 식물을 키울 때 걱정스러운 벌레 퇴치하는 방법도 나와있고 계절별로 어떻게 식물을 관리하면 좋을지에 대해 세세히 알려준다. 우리 집이 작은데 식물을 어떻게 키울까? 고민스럽다면 작은 집에서도 어떻게 키우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어 정말 꼼꼼히 읽어보면 식물 하나쯤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아이들도 함께 키우면 책임감도 배울 수 있고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며 시간의 흐름과 함께 아이들도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한 권 다 읽다 보니 진짜 그런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여전히 걱정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을까? 먼저 키우기 쉬운 식물부터 데려와서 우리 집을 좀 화사하게 해주고 싶다. 식물이 없으니 칙칙한 느낌이 든다. 꽃은 시들면 그만인데 푸릇한 식물을 좀 다르다. 나도 아이 말고 뭔가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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