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학교 - 교육의 미래에 먼저 도착한 사람들을 찾아서
강윤중 외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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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학교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물론 변화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라는 건물 안에 아이들이 의자에 앉아 책상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생 수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칠판에 적어주며 공부를 한다.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어 그 모습에서 조금 변화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늘 네모난 교실에서 네모난 책상과 네모난 칠판으로 수업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이상한 나라의 학교>를 읽어보며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우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꼈다. 이 책에 나오는 방글라데시, 러시아, 미국, 케냐, 스코틀랜드, 인도, 콜롬비아, 미국 로드아일랜드, 네덜란드, 에콰도르의 학교를 보면 보통학교가 아니다. 잘 사는 나라의 아이들도 있겠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공부를 받을 수 있는 환경보다 공부를 받기 힘든 환경에 처한 아이들이 많다.

우기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학교에 가기조차 힘든 방글라데시 피브냐의 '플로팅스쿨'. 이 학교는 물 위에 떠다니는 학교다. 배가 움직이면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홍수로 학교와 집도 날아간다. 그로 인해 아이들의 배움을 빼앗기지 않도록 학교가 이동하는 것이다. 물론 환경이 그리 좋진 않겠지만 아이들이 배움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플로팅스쿨'의 선생님은 노력한다. 학교뿐 아니라 물 위에 병원과 도서관도 있다. 이색적이지만 이렇게라도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은 선생님의 노력이 엿보인다.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세비안큐얼 유목 학교'는 유목인들에게 배움을 주기 위해 있는 학교다. 순록을 키우는 아이들이다. 환경의 변화로 순록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 더 좋은 교육을 받기 위해 도시로 떠나는 아이들도 많다. 그래도 전통을 지키기 위해 '세비안큐얼 유목 학교'는 아이들을 좀 더 붙잡아 두고 싶다.

미국 뉴욕의 '하비밀크 고등학교'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 성으로 구분 짓는 곳이 아닌 하나의 사람으로 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기 위해 존재하는 학교다. 성의 정체성으로 혼란스러운 아이들, 동성애자, 게이, 레즈비언, 성전환을 한 학생 등 성으로 인해 차별받고 그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도 똑같은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학교다. 이들이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모두가 같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교사가 먼저 다가가고 아이들 스스로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케냐 마사이의 '나닝오이 여학교'의 학생은 방학에도 학교를 간다. 이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야 한다. 원치 않은 조혼을 해야 한다. 마사이 사회에서 가족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여성 성기의 일부 혹은 전부를 절제하는 할례도 여전히 남아있다. 지저분한 환경에서 녹슨 면도칼로 이뤄지는 할례는 감염과 과다출혈 등 다양한 문제가 생겨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 케냐에서도 불법으로 정해졌지만 아직도 전통으로 남아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닝오이 여학교'는 방학에도 아이들이 있다. 조혼당하기 싫어 도망쳐 나온 아이들도 많다. 엄마처럼 살지 않기 위해 교육을 받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 아이들은 공부한다.

스코틀랜드의 특수학교'헤이즐우드' 인도 쿠탁의 '기찻길 학교', 콜롬비아의 '몸의 학교',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매트 스쿨' 등 다양한 학교가 나온다.

인도 쿠탁의 기찻길 학교의 아이들도 너무 가여웠다. 아이들은 공부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가정 형편이 그렇게 안되기 때문이다. 학교 가기 전에 기찻길에서 구걸하고 수업이 끝나면 구걸하거나 캔이나 병, 플라스틱을 주워 팔아서 돈을 번다. 기찻길에서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찰에게 맞기도 하고 아이들이 힘겹게 번 돈으로 마약을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추위와 배고픔으로 시작된 마약의 중독성은 심각하다. 여자아이들은 성매매에 강요당하고 어린 나이에 아기를 낳고 술을 먹은 아빠는 아이들을 때린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학교가 필요하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하지만 이런 악습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을까? 때로는 남들과 다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 태어난 것뿐인데.. 그래도 아이들은 자신을 구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을 지켜주기 위해 어른들은 노력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우려고 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을 보며 풍족하게 자라온 아이들이라 부족한 것을 모르며 자라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본다. 물론 평범한 가정이기에 알고 보면 남들 하는 만큼밖에 해준 건 없지만 그런 것조차도 해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우리에게 지금 주어진 이 환경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런 아이들도 배우려는 의지를 가지고 공부한다. 학교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꼭 공부만이 아닌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코로나19라는 유행병으로 우리는 학교의 새로운 모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그 과정을 겪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이들 개인마다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집중된 교육이 아닌 모두가 잘하는 것을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그런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미래의 학교는 새로운 모습이기를 바라본다. 물론 그 변화에는 학교, 선생님,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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