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 - 외식과 배달음식에 지친 당신을 위한 현실 집밥 108
강지현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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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 먹는 것은 좋아하지만 요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쏟아붓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식과 배달음식도 좋아하진 않는다. 집밥이 맛있는 것을 알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지 않기에 집에서 요리를 해 먹긴 하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기 때문에 그래도 나름 신경 쓴다고 쓰면서 요리를 한다. 요리를 않아도 엄마가 해주는 음식을 먹어야 아이들도 건강하게 골고루 먹으며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이들은 특별하진 않지만 엄마가 정성으로 해준 음식을 잘 먹어준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한 끼는 뚝딱 만들어지는 것 같고 텔레비전에서 보면 정말 어려운 요리도 뚝딱해 내는 것 같다. 그런데 요리를 하다보며 느끼는 것이 재료가 준비되어 있어야 요리가 뚝딱 끝난다는 것이다. 요리를 하는 데 있어 제일 하기 싫은 것이 어쩌면 재료를 손질하고 정리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또한 요리책에서 나오는 요리나 텔레비전에서 알려주는 레시피대로 요리를 해도 그들이 느끼는

그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미스터리도 있다.

마트에 가면 채소의 재료들은 또 왜 이렇게 비싼지. 제철 재료가 아니면 너무 비싸고 그때마다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나는 그것을 주부가 되어서야 알았다. 그 마음을 알았기에 부모님께 감사함을 이제야 느끼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식단을 차려주곤 싶지만 때론 재료가 비싸기도 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기에 나는 내 식대로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준다. 그렇다 보니 늘 비슷한 음식만 먹게 되는 아이들에게 미안해진다.

<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은 그런 나에게 저렴하면서도 쉽고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108가지의 요리가 담겨 있어 도움이 되는 책이다. 다양한 레시피북은 많지만 나에게 필요한 건 정말 간단한 것이다. 요리에 긴 시간은 쓰고 싶지 않고 비싼 재료가 아닌 저렴하고 제철 재료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그런 반찬들 말이다.

장보기 노하우를 통해 장을 보기 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먼저 체크한다. 5,000원으로 장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필요한 것을 적어가며 마감 세일을 이용해보기, 조금 비싸더라도 소포장 재료 구입하기, 일주일간 가족 구성원의 스케줄을 고려하며 장보기를 권한다. 장 볼 때 자주 사는 재료로 두부, 콩나무, 달걀, 양파, 대파를 소개해 준다. 나 역시 집에 두부, 양파, 당근, 달걀, 대파를 떨어트리지 않고 구매하는 것 같다. 그만큼 활용도도 높고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두고 사용하기 좋은 가공식품과 시판 양념류도 소개한다. 요리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양념장 만들기와 멸치 육수 만들기, 소고기를 다져 얼린 소고기 소보로와 각종 채소를 다져서 얼려 여러 곳에 활용할 수 있는 채소 큐브도 소개해 준다.


너무 많은 음식이 소개되었지만 나도 이 책을 통해 멸치와 깻잎을 이용한 '잔멸치깻잎찜'을 한번 만들어보았다. 예전에는 깻잎을 그리 즐기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깻잎 향도 너무 좋고 깻잎에 밥 싸먹는 것도 좋아해서 한번 만들어 보았다. 평소 깻잎순 나물볶음도 많이 해먹는데 깻잎 찜은 먹고 싶어도 만들 줄 몰라 만들어 먹지 않았다. 재료도 간단하고 요리 시간도 10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아 직접 만들어 보았다.

보관하고 있던 멸치와 시댁에서 얻어온 양파도 넉넉히 있다보니 구매한 것은 1,000원으로 산 깻잎이면 충분했다. 양념으로 간장, 맛술, 다진 마늘, 고춧가루, 멸치육수, 참기름, 통깨가 들어간다. 깻잎은 40~50장 정도 준비하라고 되어 있는데 깻잎이 보통보다 크기가 커서 30장 정도로 준비해보았다.

멸치의 염분으로 인해 간장은 많이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짭조름한 맛을 내었다. 처음에는 육수 붓고 나니 너무 양념장이 묽어진 게 아닌가 싶어 걱정했는데 고춧가루도 들어가고 멸치도 있어서 염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고춧가루를 사용해서 아이들이 먹지 못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조금씩 매운맛을 즐기기 시작한 우리 첫째 아이도 잘 먹을 수 있었다.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 깻잎 향을 좋아하지 않아 아이보다는 어른 입맛에 딱 맞는 반찬이 완성되었다.

깻잎찜 하나 만드는데 왠지 모를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평소 깍두기나 동치미를 만들고 싶었는데 김치라고 생각하면 너무 어렵다고 생각해 만들어 보지 않았다. 이 책의 레시피를 보니 그런 마음이 싹 가셨다. 정말 초간단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 직접 시도해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여름 무는 맛이 없어 겨울 무를 활용해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반찬뿐 아니라 국도 소개하고 있고 한 그릇 요리와 묵은지 활용도도 나와있으니 간편하면서 저렴한 재료로 맛있는 요리를 해먹기를 원하는 주부, 1인 가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지를 좋아하는데 다음에는 가지 요리와 겉절이를 해먹고 싶어졌다. 특히 겉절이는 반찬 없이 그냥 밥과 비벼 먹어도 너무 맛있는데 그 맛이 무척 기대된다.

바쁜 워킹맘, 요리에 자신 없는 주부도, 외식이나 배달음식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집밥 레시피북. 누구에게나 요리에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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