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은 뉴요커 - 60만 유튜버 홍세림의 뉴욕 한 달 살기
홍세림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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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한 달 살이가 유행하고 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지금은 주춤하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한 달 살이가 많고 조금 멀리 태국이나 여유가 된다면 좀 더 먼 나라로 한 달 살이를 하러 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 달 살이는 일주일 정도 유명한 관광지를 도는 여행이 아닌 그 나라의 한 지역에 한 달 살면서 그 나라의 문화도 배우고 여행으로 이곳저곳 구경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평소 우리가 주말에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쉬면서 오는 여행을 말한다. 나 역시 그런 소망을 갖고 있다. 아이들과 외국 한 달 살이를 하고 싶은데 아직 정하진 못했지만 <이번 달은 뉴요커>를 읽고 나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기도 했고 한 달 살면서 그냥 무작정 보내는 것이 아닌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정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았다.

60만 유튜버인 저자는 친구들과 '뉴욕 한 달 살기'를 하러 떠난다. 내향적인 그녀는 자신도 유튜버가 될 줄을 몰랐다고 한다. 한 주씩 머무는 곳을 바꾸며 뉴욕에서 해보고 싶었던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완성해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연말에 떠난 뉴욕살이. 뉴욕의 크리스마스와 연말과 새해를 타임스퀘어에서 보내고 싶다는 버킷리스트가 있기에 추운 겨울 떠나게 되었다. 제대로 짐도 풀지 못하고 롤 펠러 센터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에어비앤비에서 친구들과 홈 파티를 연다. 그리고 다가온 연말,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생리적인 욕구까지 참아가며 타임스퀘어에서 새해를 맞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나고 나니 어떻게 그 긴 시간을 견뎠냐 싶지만 보람 있던 하루 그리고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뉴욕 하면 브로드웨이,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공연을 예약하고 공연을 관람한다. 영어라 이해하기 힘들면 공연 전에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고 가거나 미리 OST를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큐레이터가 되고 싶었던 저자는 뉴욕에서도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관람한다. 현지인처럼 현지 마트에서 장을 봐 친구들을 위해 요리한다. 평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도 그녀의 요리를 좋아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요리를 한다.

센트럴파크에서 조깅도 해본다. 추운 겨울이라 쉽지 않았을 텐데 현지인이 동네에서 운동하듯 운동복 차림으로 운동하고 브런치도 먹어본다. 현지에서도 집에서 일하듯 똑같은 하루를 보내본다. 평소 좋아하는 문구점 투어도 해보고 아무것도 안 하는 날도 정하고 뒹굴뒹굴해도 본다.

사실 뉴욕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는 것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돈이 많아서 그런가?'라는 색안경이 껴지기도 했다. 열심히 일했고 그동한 투자하지 못했던 것을 큰맘 먹고 한 달을 위해 투자한다. '언제 내가 이렇게 한 달 와서 또 살아볼 수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해보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해보았던 것 같다.

'나도 젊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돈이 들더라도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때 배운 경험으로 또다시 하루를 살아가고 때로는 그 경험이 내가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여행으로 인해 투자한 만큼 또 다른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들더라도 값진 경험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나는 젊었을 때 그러질 못했다. 나야말로 정말 집순이었다. 어딘가에서 하룻밤 자는 것조차 싫어했다. 늦더라도 잠은 꼭 집에 와서 자야 했고 쉬는 날도 나가는 게 귀찮아 집에만 있었다. 지나고 나니 그게 후회가 된다.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웠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값진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 내가 해주지 못하더라도 아이 스스로 그 경험의 중요성을 알게 해주고 싶다. 그 여행이 힘들어도 다시 가고 싶지 않아도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추억으로 남을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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