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좋아한다. 하지만 누가 나에게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책을 읽음으로 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 '왜 책을 추천하는지?' 등 책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한다면 난 제대로 답할 수 있을까? 솔직히 뭐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누군가를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닌 나를 위해서 읽는 것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나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었다. 독서를 모르던 시절 나에게 책은 교과서가 전부였다. 학습을 위한 책 읽기여서 난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공부를 못할 거 차라리 재밌는 고전 소설이라도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독서의 즐거움을 몰랐다.

내가 독서를 제대로 시작한 책은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읽고 너무 많이 울었다. 책 한 권을 빨리 읽어본 적이 없고 제대로 읽어본 적 없던 내가 성인이 되어 밤을 새워가며 읽었던 책이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소설이었지만 그냥 읽고 넘어갈만한 소설이 아니었다. 눈물이 많지 않은 내가 휴지 한 통을 다 쓸 정도로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10년이 좀 넘었던 시절이다.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갈 즘 나는 책을 들게 되었던 것이다. 책을 통해 내 마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야 처음 알게 되었다.

가볍게 독서를 시작하고 싶었다. 다양한 책에서도 독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아하는 책부터 읽어보라고 한다. 심지어 <독서 머리 공부법>에서도 학습을 위한 지식/정보 책이 아닌 좋아하는 책, 흥미 있는 책을 읽으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나는 그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소설과 에세이 그리고 여행 에세이를 많이 읽었다. 일 년에 100권 넘게 읽었던 해도 있었고 더 많은 책을 읽었던 해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일 년에 100권 채우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독서를 통해 또 하나 다독보다 깊은 독서가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한번 읽어서 끝나는 것이 아닌 한번 읽어서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새로운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보다는 좀 더 깊이 있는 독서를 하지만 주로 나에게 필요한 지식, 정보를 위한 독서를 많이 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데 필요한 육아, 돈을 관리하기 위한 재테크, 그리고 나를 발전시켜 줄 수 있는 자기 계발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는 나의 독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면 내가 읽어본 <독서의 역사>는 정말 광범위하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림으로 표현한 독서하는 모습을 하나씩 글로 표현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그림 속의 모습과 작가가 묘사하는 글을 보니 어떤 그림을 표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아주 옛날 그림이지만 독서는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돼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독서의 역사'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이야기로 서술되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만 했다. 문자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글을 읽는 방식.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것등 독서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가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책방에서 일하면서 시력을 잃어가는 '호르헤 보르헤세'라는 작가에게 글을 읽어주면서다. 지금도 책과 관련된 다방면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책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면 책으로 인한 다양한 사건들이 있다. 그리고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동도 있다. 또한 책의 형태도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다양한 장르의 책도 사람의 선호도와 기분에 따라 달라지고 책의 진열도 책의 제목이나 표지 그림 크기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메소포타미아 시대에서부터 책은 손에 쥐기 편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져내려온다는 것도 신기하다. 책을 읽는 것부터 책의 형태까지 문명의 발달에도 책은 지금까지 이어져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예전의 책 중 세워 놓고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형태도 있다. 이런 책들은 권위에 무게를 두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책의 형태 부분만 읽어보아도 내가 몰랐던 신기한 발견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물론 책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소설을 통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때로는 계속 그것을 진실로 알고 있었는데 시대가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들도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는 계속될 것 같다. 책을 만드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책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가 접해보지 못한 것도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고 혹시라도 잘못된 진리가 있다면 그것 또한 바로잡아 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독서의 형태는 어찌 보면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전자책이 나오고 있어 다양하게 책을 읽을 방법이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독서라고 하면 종이책이지라고 생각한다.

<독서의 역사>는 내가 이해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책이었지만 독서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다. 독서라는 행위를 아주 오랜 세월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는 것. 어쩌면 사람의 본능만큼 중요한 일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독서를 하고 그로 인해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길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