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센스 - 경제학자는 돈 쓰기 전에 무엇을 먼저 생각하는가
박정호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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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를 하기 전 중요한 것이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투자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돈을 모아야 한다. 한 번에 큰돈을 모으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종잣돈을 가지고 있어야 어떤 투자든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종잣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분명 평생을 일해왔던 퇴직한 사람들조차 종잣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나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노년의 가장도 있고 중간에 퇴직금을 써버린 퇴직자도 있을 것이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막상 내 앞에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현실. 믿을 수 없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게 바로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다. 쓸데없는 것에 돈 안 쓰기. 무조건 절약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종잣돈을 모으려면 필요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주의를 둘러보면 너무 많은 상황이 내 지갑의 돈을 가져가려고 한다. 다양한 자기 합리화를 시키며 '이건 꼭 사야 한다', '이건 정말 필요한 거야'라고 소비를 부추긴다. 우리는 이때 <이코노믹 센스>가 필요하다.

절약에는 내적 요인이 가장 먼저 필요하지만 요즘은 외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치열해진 시장 경제 속에서 우리의 지갑을 열려는 기업들의 노력과 방법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꼭 닫아버린 지갑을 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이다. 요즘 마케팅이 그렇다. 다양한 광고를 보면 없어서는 안 될 것 같고 꼭 필요한 것만 같아 안사고는 못 봬기게 만들었다. 상품의 장점보다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방법으로 우리가 소비하게끔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 그런 꼼수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의식' 속에 지갑을 여는 경우가 있다. 그런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밸런타인데이가 그렇다.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는 군인의 결혼을 금지 시켰다. 그러나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 군인의 이야기를 듣고 발렌티노 신부가 남들 몰래 두 사람을 결혼을 시켰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려지고 발렌티노 신부는 270년 2월 14일에 사형을 당한다. 그리고 신부를 기리기 위해 만든 날이 밸런타이 데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사랑하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바뀌게 되었다. 초콜릿을 팔기 위한 상술로 변해가고 그로 인해 화이트데이도 생겨나게 된 것이다. 남자도 여자에게 고백을 해야 하는 날을 만들기 위해 달콤한 사탕을 주는 날도 만든 것이다. 그 밖에 빼빼로 데이도 있다. 역시 빼빼로를 팔기 위한 하나의 마케팅이다. 우리는 이런 날 더욱 지갑을 연다. 굳이 필요하진 않지만 남들 다 하니깐 나도 하게 되는 것이다.

홈쇼핑을 보면 한 달 무료 사용 기한을 주는 제품이 많다. 난 생각했다. '왜 한 달을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지? 그러고 그냥 다시 돌려보내면 어떡하라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우리는 심리적으로 줬다 뺐는 것은 안 준 것만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물건처럼 사용한 물건을 한 달이 지났다고 반납하는 것은 뭔가 내 것을 줬다 뺐는 기분이기에 사람들은 반품하지 않고 그 물건을 사용한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마케팅인 것이다.

또한 모든 감각도 돈을 쓰기 전 의심해봐야 한다. 시각, 촉각, 청각, 후각, 촉각을 사용하여 소비자로 하여금 지갑을 열게 하는 다양한 마케팅도 있다. 빨간 옷을 입은 종업원에게 더 팁을 많이 주는 사례가 있고 같은 물건이어도 색깔만 달라도 소비자는 다르게 인식한다고 한다. 그렇게 소리, 향기, 내가 느끼는 촉각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판매자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의 판매 구성 또한 판매를 상승시키는 하나의 마케팅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백화점과 마트의 구성을 보면 비슷하게 되어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안으로 들어갈수록 우리가 꼭 올라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층은 둘러보면서 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백화점을 구경하며 갑자기 냉장고를 구매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냉장고를 구매하겠다는 생각으로 백화점을 오게 되고 그로 인해 1층부터 천천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구경하게 된다. 그러면서 소비할 생각이 없었던 제품을 사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식의 구성 또한 하나의 마케팅이다.

우리는 숫자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비율을 이야기할 때 정확하게 그 느낌을 받아들인다. 출장비로 2만 원 지원해 주는 회사가 있다고 해보자. 근데 어느 날 출장비가 만원 올라 3만 원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출장비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출장비가 많이 올랐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경우 연봉이 3,000만 원인 사람이 있다고 하자. 어느 날 연봉이 1만 원 올라 3,001만 원이 되었다. 1만 원이라는 같은 가격이지만 상대적으로 아주 적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비율 때문이다. 첫 번째 경우 출장비가 50%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두 번째 경우 연봉이 0.03% 오른 것이기 때문에 같은 돈이지만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비율을 사용해서 다양하게 소비자를 혼란 시키는 경우가 많다. 내가 3억이라는 돈으로 집을 사서 이사할 때 300만 원짜리 냉장고는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마트에서 10만 원짜리 장 보러 왔다가 냉장고 가격이 300만 원이라고 하면 비싸게 생각한다. 같은 300만 원이어도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첫 번째 상황에서는 돈을 쓰게 되고 두 번째 상황에서는 돈을 안 쓰게 된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우리의 지갑은 또 열리게 되는 것이다.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왜 종잣돈을 모으지 못하는 건지. 여전히 재테크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노후, 우리 가족을 생각해서 모아야 한다. 그리고 돈을 굴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방법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전에 <이코노믹 센스>를 가지고 현명한 소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다. 생각해보지 못했던 무의식의 상태에서 내 지갑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다. 물론 다양한 재테크 책을 통해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워가고 있고 이 책으로 인해 몰랐던 심리적인 여러 요인들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알아볼 수 있었다. 돈을 쓰기 전에 꼭 먼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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