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 가게에 갈까? - 헬싱키 중고 가게, 빈티지 상점, 벼룩시장에서 찾은 소비와 환경의 의미
박현선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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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세먼지 때문인지 환경이 좋은 곳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날씨 덥고 추운 날이 아니라면 아이들이 한창 뛰어놀아야 할 나이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놀이터에서도 제대로 놀 수 있는 날이 별로 없다. 물론 외국의 영향도 있긴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먼지들도 무시할 수 없다. 모든 것이 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환경은 왜 나빠졌을까? 우리가 그만큼 많이 자연을 훼손하고 개발한 탓에 그렇게 된 것이다. 물론 편리한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한 번쯤 환경을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내가 지금 환경보호를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없다. 커피숍에서 테이크 아웃을 할 때 텀블러를 가져가지 않고 종이컵을 쓴다. 썩어 없어지지도 않는 일회용 비닐도 자주 사용한다. 썩지 않는 물티슈도 사용하는 등 반성할 부분이 많다. 내가 그나마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게 있다면 제대로 분리수거해서 버리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물론 분리수거도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분리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분리해서 버리려고 노력한다. 작년에 분리수거 대란이 일어난 이후로 우리나라도 조금 더 환경에 신경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어 보인다. 그래도 개인이 조금만 노력해도 지금보다 더 나빠지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라는 책은 환경과 소비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그래서 환경에 관한 이야기로 먼저 시작해보았다. 핀란드에는 많은 중고가게가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중고가게가 있긴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핀란드처럼 많다고는 한다. 당장에 내가 안 쓰는 물건이나 옷이 있다면 거의 버리거나 헌 옷함에 넣곤 한다. 몇 벌 되지 않은데 어디 팔기에도 뭐하고 그렇다고 중고 사이트에 내놓을 만큼 부지런하지도 못하다 보니 멀쩡하지만 내가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냥 버렸던 것 같다. 주변에 중고가게가 있다면 기부하거나 저렴하게 판매라도 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있곤 하다.

물론 안 쓰는 물건이 있다면 집에 쌓아두는 것보다 버리는 게 좋다. 하지만 좀 더 현명하게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눠주거나 핀란드의 사람처럼 중고가게에 내다 팔거나 기부를 한다면 좀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핀란드도 처음부터 중고가게가 활성화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중고가게가 들어섰을 때는 좋지 않은 반응이었다. 중고가게의 물건을 사다 쓰면 가난하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게 인식이 변화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근데 또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중고가게가 많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사람들은 많은 물건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옷 하나를 만들 때 정말 많은 물과 자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패스트패션이 유행하고 있어 정말 빠르게 옷장의 옷을 바꾸고 저렴한 옷을 사서 오래 입지 않고 내다 팔거나 버린다고 한다. 그만큼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중고가게가 많아지는 게 좋은 것인지 아이러니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래도 사람들이 새 상품보다 중고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게 더 좋다. 그만큼 많이 돌려쓰면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중고가게를 보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옷을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고 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곳도 있다. 다양한 분야별로 나누어져 있는 경우도 있고 개인적으로 판매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공간을 제공해주어 판매하는 일수를 계산해서 물품을 판매하고 난 후 남은 금액을 준다고 한다. 중고가게뿐 아니라 벼룩시장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제품들이 있어서 지역별로 특색 있는 벼룩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또한 핀란드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여름에는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벼룩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중고가게에서는 물건을 선별하는 기준도 잘 지켜져야 한다. 아무 물건이나 다 내다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수선하거나 수리해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중고가게에서의 일손도 중요하다. 물건을 분류하는 일도 쉽지 않고 판매가 어려운 것은 폐기해야 하고 수리 나 수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기술도 필요하다. 오래된 물건, 구하기 쉽지 않은 물건들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사람마다 필요한 것들이 다르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중고가에서 그런 물건을 만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도 중고가게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쓴다는 것은 솔직히 찜찜함이 있었다. 누가 어떻게 썼는지 모르는 물건을 쓴다는 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중고가게에서도 누가 썼던 물건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빠르게 소비하고 바꾸는 요즘 같은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그만큼 뭔가 활발한 운영이 필요하고 인식의 변화도 필요할 것 같다. 나 하나만 조금 바뀌어도 환경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중고가게를 가는 일이 환경을 보호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 제품의 생산을 조금 줄여 넘치는 제품들로 인해 환경이 나빠지는 일을 줄이는 데 도움을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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