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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冊 - 경상남도교육청 고성도서관 추천, 2020년 행복한아침독서 추천,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마을 30
지현경 지음 / 책고래 / 2019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신분의 아이가 있다. 바로 연이와 순이다. 연이는 양반집 아이고 순이는 평민의 아이다. 연이는 늘 집에서 책만 보고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책만 열심히 본다. 그런 연이네 집에 순이가 찾아온다. 연이와 놀고 싶어 왔지만 연이는 책만 보고 있기에 책을 다 읽을때까지 기다려 본다. 하지만 연이는 순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계속 책만 본다. 그렇게 몇일을 순이는 연이의 집에서 연이를 기다리다 옆에 있는 책을 읽어본다.
순이도 책의 재미에 빠져든다. 연이는 어느덧 순이에게 재미있는 책을 쓱 옆으로 밀어준다. 그렇게 책을 보면서 순이는 책을 읽고 있는 연이에게 바깥 이야기를 들려준다. 순이가 연이네 집으로 걸어오면서 보았던 풍경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연이는 듣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책을 보면서 순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느날 순이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동생을 돌봐야 할 것 같아 더이상 연이의 집에 오지 못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연이는 순이가 이야기할 때 책을 읽다 잠들어 듣지 못한다. 어느날부턴가 순이가 더이상 연이를 찾아오지 않자 연이는 순이의 소식이 궁금하다. 늘 책만 보던 양반집 아이가 순이의 소식이 궁금해 물어물어 순이의 집으로 찾아간다.
순이의 집으로 향하는 길 순이가 이야기했던 여러 풍경들을 바라보며 즐거워 한다. 그리고 순이네 집에 도착했다. 순이는 동생들을 돌보느라 연이를 보지 못했다. 순이가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무슨 책인가 들여다보니 순이가 연이네 집에 왔을때 연이가 글을 쓰고 지웠던 종이를 순이가 가지고 와서 엮어 만든 책이다. 순이는 연이가 온 것을 바라보고 이 책의 작가가 연이라는 것을 동생들에게 알려준다. 이제 둘은 친구가 되었다. 책도 함께 읽고 함께 노는 동무가 되었다.
책속에 등장하는 연이와 순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는 모르지만 책을 통해 친구가 되었다. 매일 오던 순이가 오지 않자 연이는 순이의 소식을 궁금해 했다. 책만 보느라 순이를 보지 않는 것 같았는데 책을 보면서도 연이는 순이를 기다렸고 순이의 이야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책은 우리에게 다양하게 연결시켜준다. 조선 시대의 신분이 다른 연이와 순이를 이어주기도 했지만 지금도 충분히 책이 우리를 연결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도 아이도 더 나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도 책을 통해 이야기하면 좀 더 풍요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요즘 독서토론을 많이 한다. 어렸을때부터 아이와 함께 독서토론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방법은 책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공부가 아닌 정말 책을 통한 이야기라면 어떤 책이라도 충분히 함께 이야기 나누며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다.
아이와 책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아이 책을 읽어주면서 나도 아이와 소통을 한다. 내게 필요한 책만 읽었을때 무뎌지던 감성을 아이에게 읽어주는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아이의 생각을 들어보고 이야기해본다. 책은 이렇게 나이와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신분이 다른 두 아이의 집과 의상을 통해서도 옛날 우리나라의 신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었다. 왜 연이의 옷은 화려한데 순이의 옷은 수수한지.. 아이의 책이지만 책을 통해서 나도 여러 다른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다. 빈티지스러운 책의 느낌도 옛날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 디자인도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