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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서 독서법 - 읽고 가려 뽑아 내 글로 정리하는 힘
김병완 지음 / 청림출판 / 2019년 4월
평점 :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내가 독서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평균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번 읽고 만 독서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물론 생각하는 마음은 달라졌다. 다른 사람을 더 이해하려고 하고 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려 하고 마음도 넓어진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내가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면 지금은 그래도 우물 밖을 나왔다고 해야 할까? 물론 내가 좋아하는 관심분야의 책을 읽었기에 모르는 게 더 많고 교양을 쌓는 지식보다는 지금 나에게 필요한 실용적인 독서를 많이 해서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래도 꾸준히 독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아간다고 생각하고 육아 서적을 통해서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독서를 해왔는데 사실 몇 년 지나고 나면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도 모르는 책들이 있다. 대충 제목이나 표지를 보면 알긴 하지만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어쩌면 한번 읽는 방식으로 독서를 해왔기 때문인 거 같다. 내가 정말 기억해야 하는 부분들은 필기를 하면서 읽은 적도 있다. 확실히 적으면서 책을 읽으니 좀 더 내 머릿속에 오래 남아있었다. 그리고 적은 부분들을 통해 서평으로 남겨 놓으니 훨씬 잘 기억할 수 있고 혹시라도 기억나지 않으면 다시 찾아 서평을 읽어보곤 한다.
<초서 독서법>도 써가면서 책을 읽는 방식이다. 필사와는 다르다.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적어가면서 책을 읽는 방식을 말한다. 쓰면서 독서를 하니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주도적인 독서가 된다. 생각을 하게 되면 뇌를 깨우고 자극을 주고 훈련을 시켜주기 때문에 전뇌 독서법이라 한다.
초서 독서법에는 5가지 단계가 있다.
1. 입지 - 주관 의견(미리 보기를 하며 자신의 주관과 의견 살피기)
2, 해독 - 읽고 이해(뜻과 의미 찾기)
3. 판단 - 취사선택(능동적으로 따지고 헤아리고 비판하고 저울질한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다.)
4. 초서 - 적고 기록(생각하고 판단한 결과에 따라 선택한 문장과 자신의 견해를 노트에 기록. 단순한 기록이 아닌 깊이 생각하고 궁리하면서 취사선택한 과정)
5. 의식 - 의식 확장(읽고 쓰고 생각한 것을 통합해 자신만의 새로운 견해, 의식, 지식을 창조하는 단계)
여기서 말하는 초서는 적고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냥 적는 것이 아닌 깊이 생각하고 궁리하면서 취사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더 잘 기억할 수 있고 독서가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준다. 독서는 읽기가 아닌 읽기와 쓰기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최고의 공부법과 초서 독서법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첫째, 자신이 뭘 알고 모르는지를 스스로 자각한다.
둘째,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판단하고 저울질한다.
셋째, 눈으로만 읽고 공부하는 쉬운 공부법이 아니다.
넷째, 제대로 소화시키기 위한 인출 작업을 하는 공부법이다.
다섯째, 기억에 오래 남는 정교화 작업을 하는 공부법이다.
p123
독서를 제대로 하면 책을 읽기 전과 비교해 뭔가 달라져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진정한 독서를 하려면
첫째. 독서는 디코딩이 아니라 씽킹이다.
둘째. 독서는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셋째, 독서는 독자와 저자와의 대화이며 상호작용이다.
넷째, 독서는 생각의 재료를 얻는 과정이다.
다섯째, 읽을 때마다 목표와 목적이 정확히 있어야 한다.
여섯째, 단어나 문장이 아닌 주제나 주장을 읽어야 한다.
일곱째, 읽었다면 반드시 자기만의 한 문장을 창조해야 한다.
여덟째, 책과 자신의 삶을 연결시키고 적용해야 한다.
아홉째, 책을 읽기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어야 한다.
p127
이전의 책에서 읽었던 하부르타도 남과 다르게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초서독서법도 그 방법과 비슷하다. 끊임없이 책의 주제에 비판하고 다르게 생각하기를 유도한다. 뇌를 자극해야 독서를 했을 때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 뇌호르몬 분비를 위해 삶에 대한 열정, 긍정적인 태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탐구하는 자세, 흥미와 재미를 발견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초서독서법은 뇌를 자극하는 독서법이다. 그로 인해 생각이 트인다. 독서를 통해 뭔가를 얻고 싶고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초서독서법을 권장한다. 가벼운 책 읽기가 아닌 생각하고 쓰면서 읽는 독서법. 처음에는 어쩌면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필요한 부분들을 점점 잘 찾아내어 읽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반복되는 구절이 많은 경우가 있다. 비슷한 분야의 책은 저자의 생각도 비슷하다 보니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진다. 아는 이야기라 대충 넘어가고 싶었는데도 그 부분들마저 너무 꾸준히 읽었다는 생각을 한다. 꼭 책을 다 읽어야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필요한 부분들을 잘 찾아내어 읽었다면 그것도 제대로 독서했다고 할 수 있다. 초서독서법은 그런 필요한 부분들을 생각하며 찾아내게 힘을 길러주는 독서법이다.
뒷부분에는 초서독서법 방법을 알려준다. <군주론>을 통해 초서독서법의 1~5단계를 차근차근 일러주는데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어려운 책이라 초서독서하기에는 좀 힘든 부분이었다. 그러나 초서독서법의 방법을 일러주는 책이니 다른 책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움이 된다.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독서법이 필요할 것 같다. 1~5단계의 초서독서법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쓰기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독서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