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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무기력하게 느껴진다면 철학
양현길 지음 / 초록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막연하게 어릴 때는 더 재미있는 내일 하루를 보낼 생각에 즐거웠는데, 나이가 들고 '어른의 무게감' 느끼고서는 당장 내일이 아닌 먼 미래의 일들에 두려움이 커져 잠 못 이루는 밤을 지낼 때가 많다. 어렸을 때처럼 계속해서 걱정 없이 미래를 꿈꾸고, 만화나 영화 속 영웅처럼 우여곡절 끝에 승리하는 인생을 살아갈 줄 알았다.
'나는 반딧불'이란 노래 가사처럼 스스로가 빛나는 별이 아닌 개똥벌레라는 것을 매일같이 느끼는 하루하루, 과거의 추억과 소망에 갇혀 사는 기분 끝은 무기력과 우울증이 남는다.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걸까. 책 한 권을 집어들었다. 힘들고 지치는 순간에 철학이 건네주는 위로로 삶을 살아내자 말하는 책이다.
알베르 카뮈, 윌리엄 제임스, 쇼펜하우어, 아우렐리우스, 석가모니, 칼 융, 니체, 공자, 몽테뉴, 하이데거, 에리히 프롬, 칸트, 비트겐슈타인, 세네카, 아리스토텔레스의 처방전이 책에 실려있다. 그들이 쓴 책에서 보고 듣고 배워야할 삶의 자세를 알기 쉬운 말로 자세히 풀어 설명한다. 어려운 철학 용어로 독자에게 다가가는 게 아니라 처방전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지혜로운 자가 아픈 곳을 딱딱 짚어내는 것처럼 명료하고 명쾌하다. 16개의 처방전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바는 끈임없이 바라고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인간을 현재 이 시간을 살아가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갈증에 허덕이는 상태로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다. 의미없게 하고, 무기력하게 해서, 결국 삶을 황폐하게 만드는 병악과도 같은 것이 집착인 것이다.
어릴 때 행복하다 느낀 것은 소소한 행복이 나를 지배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 놀이터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도 잠깐 울고 일어났던 때를 생각한다. 울면서 일주일 후에 아플까봐 걱정하지 않았었다. 자전거는 또 타면 되고, 아픈 것도 가신다는 것을 알고, 순간 즐거웠음 되었다.
내가 보잘 것 없는 개똥벌레이든, 하늘에서 빛나던 별이든 나는 오늘을 살고 오늘 뜻깊고 즐겁게 보냈으면 되었다. 다시금 우울함과 무기력함이 찾아오면은 인생을 살아낸 지혜로운 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삶의 태도를 다시금 바꿔야겠다 생각한다. 내가 하는 모든 선택이 어떤 결과가 되든 과정 자체로 귀중한 것이다.
삶의 지혜와 바른 태도를 배우고, 살아내는 하루를 살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