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관희 교수의 중국사 강의 - 고대 신화전설의 시대에서 신해혁명까지
조관희 지음 / 궁리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막 출간된 이 책의 제목에 꽂혀서 잠깐 빌려 보았는데, 당장 소장해야 할 책 중의 책이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이제야 읽고 책의 리뷰를 적는다. 혹시 모를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이 책을 당장 소개해주고 싶었는데 말이다.

 

세계사 시간에, 곁들린 중국사를 배울 때는 필요한 부분만 주워 먹는게 그렇게 신이 났었는데, 지나고 보니 역사를 통으로 보는 눈은 기르지 못하게 되었다. 문화나 정치 같은 현재 중국을 이루는 중국스런 분위기는 어디서부터 무엇에서 영향을 받고 시작된 것인지 궁금했는데, 막상 뭘 먼저 봐야 알 수 있는지 몰라서 답답했다. 전체를 한눈에 볼 수는 없을까. 강의 듣는 것처럼 재밌게 공부하면서? 그리고 그런 향기를 풍기는 이 책이 보였다.

 

전설 속 고대 신화부터 역사가 기록되는 시기를 지나 20세기 근대의 일부까지를 다룬 빨간책은 제목 그대로 강의를 듣고 싶어 하는 독자를 배려한 책이다. 중국의 전통이 시작된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지만, 있는 사실을 그저 나열하지 않아 좋다. 듣는이가 흥미를 계속 갖게끔 역사에 목소리를 입혔다. 그러니까 사실적 사건을 이야기로 풀어 들려주는 식이다.

 

변화가 일어나고 사건이 사라지는 과정을 이렇게 말로 설명하듯 하였기 때문에 한눈에 읽는 기분이 들었다. 많은 왕조가 문을 열고 닫는 과정을 시기별로 따로따로 가르치지 않고 과정 과정을 틈 없이 설명해주는게 나같이 통으로 읽고 싶은 사람이 원하는 점이었다. 예를 들면 후한이 무너지고 다시 찾아온 혼란기를 수나라가 통일했다는 등 그 과정을 시기별로 나누는게 아니라, 사건별로 인과적으로 하나하나 이어주듯 설명하는 식으로.

 

중국을 이루는 힘은 저 멀리서부터 역사를 만들고 펼쳤던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임을 알고 나니 지금의 중국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다 읽지 못한 이 책의 뒷부분에도, 또 이 책에서 다루지 않았으나 발간될 중국의 근현대사 부분도 큰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티븐 퍼틱의 선포 기도 - 하나님이 주인이심을 선포하라, 개정판
스티븐 퍼틱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대체로 기도할 때 고요한 시간에 조용히 기도하는 편이나, 몇 년 전부터 해결되지 않는 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좀 더 간절하고 눈물을 쏟는 부르짖는 기도를 하게 되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고민을 더 큰 은혜를 기대하며 담대하게 이겨내리라 하다가도 어느 순간 확신이 줄어드는게... 최근에는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인가? 하는 생각도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담대하게 선포하는 기도를 하고 싶어서, 얕은 깊이의 믿음을 바꾸고 싶어서, 태양을 멈춰 달라 기도한 여호수아를 닮고 싶어서, 비가 내리기를 비가 내릴 때까지 기도했다는 사람들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되었으면 해서 펼치게 된 책이다.

 

 

 

스티븐 퍼틱 목사님의 <선포기도>는 이처럼 불가능한 기적을 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깜깜한 어둠을 물리쳐주실 분이 단 한 분임을 분명히 아는 사람들에게 목사님은 여호수아처럼 대담하게 기도하라 말한다. 이스라엘의 위기 앞에 빛나는 선포를 한 여호수아의 기도는 완전한 승리를 위한 기도였다. 태양이 머물고 달이 멈추기를 믿음으로 선포하였고, 흔들림 없는 그 기도는 결국 응답되었다.

 

 

 

목사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신 하나님을 믿고 따르며 그분이 아니시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 고백하고 그분만이 주인이심을 믿음으로 선포하라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문제에 관심이 아주 많으신 선하신 분이며 여호수아의 기도처럼 옳은 기도라면 태양도 멈춰주실 전지전능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선포기도란 성경적인 기도다. 그리고 적극적인 기도다. 행동이 따르는 믿음으로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순종하며 하나님의 개입을 기대할 때 이뤄지는 기도다. 당연히 하나님의 영광을 빛내는 기도다. 뭘 선포하는가는 생명의 말씀, 성경을 바탕으로 한다. 말씀대로 믿고 믿는 대로 선포할 때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사람들이 체험한 기적이 지금 시대에도 펼쳐질 수 있다.

 

 

 

대담한 믿음은 수동적인 믿음이 아니다. 단순히 대담한 기도만도 아니다. 기도에는 언제나 행동이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상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명령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최선을 다하면 하나님이 나머지를 감당해 주신다.(p160)

 

 

 

포기하려 했던 불가능한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기로 결심했다. 잃었던 건강을 치유하여 주실 거라는 확신이 생기며 참 위로가 많이 되었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란 말씀으로 성장한다는 것,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신실하심을 언제나 바라볼 것을 잊지 않으며 치유의 역사가 이뤄지기를 기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 잠자는 열정을 깨우는 강수진의 인생수업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강수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학급 게시판 뒤에 붙어있던 발레리나의 발을 보고 까무러치게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린 마음에 이렇게까지 공부하라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저렇게까지 고생하는 이유가 뭘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그녀가 정확히 누군지 잘 몰랐지만, 온몸의 땀을 바탕으로 성공한 예술인이라는 사실만큼은 그 발을 보고 잘 알 수 있었다.

 

 

 

한국을 빛내는 유명 스포츠 선수들을 보면서 그들이 흘린 노력과 눈물의 크기에 감탄과 부러움이 생긴다. 인간이 가진 한계를 매일 같이 체험하는 거란 기분이 어떤 건지, 나 자신 역시 그런 꿈에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자신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열정이 너무 부럽다.

 

 

 

책 한 권이 나왔다. 유명한 발의 주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이야기를 실은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에는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 전의 치열한 나날들, 후회하지 않고 산 어제가 만든, 강수진의 오늘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이러해서 성공을 이뤄냈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제의 나를 넘어서기 위한 오늘의 노력'을 담은 책이다.

 

 

 

빈틈없이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자신감, 당당함이 책을 통해서 전해진다. 평생을 쏟은 노력에 대한 자부심을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를 꼼꼼하게 적은 글에서, 강수진의 발레에 대한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고 삶과 가족을 향한 사랑과 애틋한 마음이 만져지는 듯하다.

 

 

 

이어서 저자는 저자의 열정을 부러워하는 청춘들에게 스스로 당당히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 수 있는 법을 보여준다. 간단한 다짐이다. 내게 내일은 없다는 것.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고 그저 오늘을 살라는 뜻이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하는데 집중하고 오늘을 내일로 양보하지 않을 때 하루가 완성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 다짐이 가져온 결과는 그녀 인생을 통해 증명되었다.

 

 

 

저자는 40대다. 그런데 그녀에게 은퇴할 어느 날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언제일지 모를 날을 생각하는데 허비하지 않고 혼을 담은 발레리나로 살아가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말에서 또 한 번 감탄이 나왔다. 남들보다 늦게 발레를 시작했고 오랜 시간 발레단의 막내 생활을 했어도 조급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면서 시간 시간을 이겨낸 강수진. 그녀의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주었다. 삶을 치열하게 산 사람만이 느끼는 감사와 행복이 그녀의 이야기에 가득 담겨 있다. 힘들고 지친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켄슈타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4
메리 셸리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조물이 초월적 능력의 '괴물'로 변하여 창조주 인간을 철저히 무너뜨리는 비극의 소설이 바로 <프랑켄슈타인>이다. 정말 인상 깊게 보았던 터미네이터와 아이 로봇 같은 SF영화의 인간과 로봇이 대립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익숙한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저 악마이고 괴물인, 불리는 이름도 없는 것이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의 손에 창조되어, 칭해진 이름 그대로 주인공의 모든 것을 짓밟아 버린다는 끔찍한 이야기. 이것이 집필된 시기가 1800년대인거 보면 작가의 상상력은 시대를 능가하고도 남았던 것 같다. 과학이 거의 모든 것의 중심이 된 시기에 인류에 기여한다는 과학의 꿈이 헛것이 될 수도 있다는 소설을 쓴 것을 보면 말이다.

 

 

이런 상상력은 이젠 익숙해졌는지 전체적인 줄거리보다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의 대사 하나하나에, 작은 장면 하나하나에 더 감탄과 눈길이 갔다. 소설의 공포스럽고 우울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구절마다 묘사가 아름다워 감탄을 몇 번이나 해댔는지 모른다. 등장인물들 목소리에 감정이 넘쳐 흐르는듯 괴물이 자신의 소리를 내며 사랑과 연민을 간구할 때는 마음이 너무 아렸고, 처참히 모든 걸 잃은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악행에 분노할 때는 나 역시 괴물이 미워 견딜 수가 없었다.

 

 

이렇게 어느새 감정이 이입되어버리니.. 괴물이라 부르기 미안한 생물체도 주인공도 그들의 삶이 너무 비극적이라 우울할 때 읽으면 끝도 없이 우울해졌다. 정말 죽지 않았으면 바란 인물이 죽고 나서는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하고 프랑켄슈타인인지 괴물인지 누구를 향한 화인지 모를.. 풀 수도 없는 화도 났고.

 

 

어쨌든 손을 놓을 수 없는 소설이었다. 이미 줄거리가 익숙해서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회상하며 독자에게 과거를 들려주는 식이고 지루할 틈 없이 장면마다 힘이 넘치기 때문이다. 작가가 프랑켄슈타인의 목소리로, 괴물의 목소리로 건네는 물음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도 많았다.

 

 

작은 장면 하나하나가 모여 소설을 매끄럽게 완성한다는 걸 감탄하며 본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 - 5천 년 노예제도를 말하다 주제로 읽는 역사 시리즈 1
마조리 간.재닛 윌렌 지음, 전광철 옮김 / 스마트주니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노예를 인간의 모양을 한 가축이라 하여 짐승으로 취급했고, 화폐처럼 여겨 과도한 훼손을 금지하는 것이 법이었던 시절. 노예의 가치가 노예의 이름이었던 시절. 지금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반대하는 노예제도가 왜 그때는 문화현상처럼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일까.

 

이 책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는 문명이 싹튼 시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노예제도를 다룬 책이다. 돈만 있으면 사람을 살 수 있던 때의 기록을 실어서 인간을 거래한 행위가 어떻게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시기별과 지역별로 나누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풍부한 사료와 친절한 설명이 돋보이는 책으로 노예의 역사를 쉽게 이해하는데 유용하다.

 

여기 실린 자료는 집단이 만든 환경에 개인이 굴복하는 과정이고 노예제도가 계속될 수밖에 없었던 증거이기도 하다. 노예란 부족할 시에는 멀리서 잡아 삼는 경우가 흔할 정도로 편리를 위해 꼭 필요한 이용물이었다. 자유인에서 노예가 되는 게 끔찍한 것인 줄 알면서도 그가 본래부터 천한 기질이 있었기에 노예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하는 그들의 변명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곳곳에 있었다. 인간을 전시하고 거래한다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회의적인 생각 역시 함께 성장하였고, 용감한 누군가로부터 변화가 시작되듯 마침내 노예제도를 향한 치열한 투쟁의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역시나 다수의 생각에 휩쓸려 다수의 사람들이 일어섰고, 그렇게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수많은 이들의 피가 뿌려진 후에야 노예란 말이 종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힘겹게 얻은 인권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여전히 노예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광산이나 농장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는 어린아이들, 불결한 산업 환경 때문에 병에 걸려 죽어가는 많은 노동자들이 바로 현대 노예제도의 현실이다. 인간을 감정 없이 대하고 개개인의 권리를 모른 척하는 물질의 노예가 여전히 노예 제도를 굴러하게 하고있다.

 

슬픈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집단의 이기심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잘못된 줄 알면서도 따라하게 만들고 동조하게 하는 오류가 저 먼 옛날부터 당연하게 계속되었다는 점이 끔찍하다. 올바르게 사고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이 그래서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인권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노예의 역사를 쉽게 따라가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