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 - 5천 년 노예제도를 말하다 주제로 읽는 역사 시리즈 1
마조리 간.재닛 윌렌 지음, 전광철 옮김 / 스마트주니어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노예를 인간의 모양을 한 가축이라 하여 짐승으로 취급했고, 화폐처럼 여겨 과도한 훼손을 금지하는 것이 법이었던 시절. 노예의 가치가 노예의 이름이었던 시절. 지금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반대하는 노예제도가 왜 그때는 문화현상처럼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일까.

 

이 책 <끝나지 않은 노예의 역사>는 문명이 싹튼 시기부터 계속되고 있는 노예제도를 다룬 책이다. 돈만 있으면 사람을 살 수 있던 때의 기록을 실어서 인간을 거래한 행위가 어떻게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는지를 시기별과 지역별로 나누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풍부한 사료와 친절한 설명이 돋보이는 책으로 노예의 역사를 쉽게 이해하는데 유용하다.

 

여기 실린 자료는 집단이 만든 환경에 개인이 굴복하는 과정이고 노예제도가 계속될 수밖에 없었던 증거이기도 하다. 노예란 부족할 시에는 멀리서 잡아 삼는 경우가 흔할 정도로 편리를 위해 꼭 필요한 이용물이었다. 자유인에서 노예가 되는 게 끔찍한 것인 줄 알면서도 그가 본래부터 천한 기질이 있었기에 노예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하는 그들의 변명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곳곳에 있었다. 인간을 전시하고 거래한다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회의적인 생각 역시 함께 성장하였고, 용감한 누군가로부터 변화가 시작되듯 마침내 노예제도를 향한 치열한 투쟁의 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역시나 다수의 생각에 휩쓸려 다수의 사람들이 일어섰고, 그렇게 유럽과 북아메리카에 수많은 이들의 피가 뿌려진 후에야 노예란 말이 종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힘겹게 얻은 인권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여전히 노예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광산이나 농장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는 어린아이들, 불결한 산업 환경 때문에 병에 걸려 죽어가는 많은 노동자들이 바로 현대 노예제도의 현실이다. 인간을 감정 없이 대하고 개개인의 권리를 모른 척하는 물질의 노예가 여전히 노예 제도를 굴러하게 하고있다.

 

슬픈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집단의 이기심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잘못된 줄 알면서도 따라하게 만들고 동조하게 하는 오류가 저 먼 옛날부터 당연하게 계속되었다는 점이 끔찍하다. 올바르게 사고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과정이 그래서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인권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노예의 역사를 쉽게 따라가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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