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힘 - 몰입 전문가 황농문 교수가 전하는 궁극의 학습법
황농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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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세 번째 책이다. 몰입 상태 자체의 감격과 기쁨을 전작에서 읽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몰입의 힘을 체험하는 방법적인 내용을 읽었다.

 

 

 

사실 전작에서 아무리 몰입은 즐거운 것이라 말해준들 생각 저편의 세계로 건너가는 완전한 상태를 일상처럼 접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몰입은 그냥, 어려웠었다. 마치 나 자신과 주변 세계를 분리시키려 하는 수행 같은 것. 그래야만 오를 수 있는 높은 경지 같은 것.

 

 

그러나 풀리지 않는 문제지만 풀어야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과 고민을 하다가 어느 순간 어딘가 다른 공간으로 건너왔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너무 예민하고 주의가 산만한 내가 북적북적하고 시끄러운 도로 한복판에서 그런 경험을 했다는 게 신기했었다. 그냥 집중했다라 말하기 뭐했다. 재미가 있었다.

 

 

그것이 몰입이라면, 그저 막연히 집중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거였다. 그것의 즐거움에 매일 같이 빠질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생각으로만 나 자신을 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공부도 즐겁고 세상을 알아가는 일도 잘 견딜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는 힘'이 욕심이 났다.

 

 

이 책 <공부하는 힘>은 몰입 학습법을 다루고 있다. 몰입하여 공부하자 얘기한다. 그래야만 하는 타당한 이유와 실제 경험자들의 목소리를 싣고 몰입하여 학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몰입으로 공부한다는 건 참 매력적인 일이다. 잠재력이 발동되고 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몰입을 통해 얻을 수 있다하니 말이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보이는 좋은 결과가 아니라 내 안의 나를 뛰어넘는 자아실현을 성취할 수 있다면, 한마디로 재미있게 살 수 있다면 탐이 날만 하다.

 

 

그렇다면 몰입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생각의 힘을 기르라 말한다.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노력함으로써 '몰입능력'을 발달할 수 있다 말한다. 생각은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육체적 에너지와는 다르니 몰입이 고행이라 여겨질 수 있으나 지루함을 견뎌내고 몸의 근육을 키우듯 생각의 근육을 키운다면, 마음의 내적 동기가 충분하다면, 나의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오는 성취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몰입도 도전이다.

 

 

읽고서 좋았다. 많이 딱딱하다는 걸 빼고는. 몰입을 학습법으로 방법화하다보니 몰입 자체의 매력이 반감되기는 했지만 몰입할 수 있는 힘은 분명 갖고 싶은 힘이다. 몰입이 단지 좋은 성적, 성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생각의 세계로 순간 이동된다는 것. 그 느낌이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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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시력 회복법 - 뇌를 자극해서 시력이 좋아지는 눈 운동법 47가지
나카가와 카즈히로 지음, 오나영 옮김 / 청림Life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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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면서부터 쓰기 시작한 안경. 이제는 정말 안녕하고 싶다.

 

 

라섹 수술을 계획하던 중에 하루 단 3분으로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적의 시력회복법>에 마음이 혹했다.

 

 

 

실제로 교정 운동을 해서 시력이 회복된 경우를 보긴 했었다. 근시가 있어 수업시간에만 안경을 쓰던 같은 반 애가 녹색 점 두 개를 번갈아 보는 운동을 꾸준히 하여 안경 없이 공부할 정도로 많이 호전이 됐었다. 급속도로 시력이 상한 경우임에도 성장기 동안 꾸준히 눈에 자극을 주는 운동을 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후회가 됐다.  

 

 

안과에서 듣던 말과는 다른, 어떤 상황에서든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는 말. 이 말을 이제와 들을 줄이야. 읽어보기로 했다.

 

 

 

저자는 뇌를 자극하는 트레이닝을 연구하고 소개하는 '비전피트니스센터'의 소장으로 일본에 선진국의 비전테라피를 소개하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다. 근시는 그대로 방치해두는 게 아니라 망막박리, 백내장, 녹내장, 최악으로는 실명을 막기 위해 관리가 필수라고 말한다. 치료의 목적은 예방과 회복이다.

 

 

 

빛이 눈에 들어올 때 뇌의 시각 영역이 정보를 해석하여 제대로 기능하도록 뇌에 작용을 가하자는 '뇌내시력 회복법'이 구체적으로 소개된다. 눈을 가운데로 모으는 '평행법', '아이밸런스마스크'의 작은 구멍을 통해 사물과 자연광을 보는 트레이닝, 눈의 보완기능을 활발히 하는 '역식시력표' 사용법 등이 예이다. 쓰지 않으면 퇴화되는 시각 영역을 활발하게 하는데 초점을 둔 방법이다.

 

 

 

혹사당하는 눈을 위한 운동법 역시 소개된다. 안구 근육을 스트레칭해주는 '눈 체조'는, 이름처럼 인상 깊었는데, 시선을 이동하거나 사물을 봄과 동시에 이름을 맞추는 운동법 등과 같다. 단순히 상하좌우 이동이 아니라 문자와 사물을 이용하여 원거리, 근거리로 시점을 자유롭게 이동하게 한다.

 

 

 

따라해봤다. 결과적으로 안구건조증과 눈의 피로도는 확실히 완화된 걸 느꼈지만 단기간에 시력이 회복되지는 않았다. 하루 3분은 운동 하나할 때 걸리는 최소한의 시간이었고, 전 트레이닝을 시도하는 데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눈에 투자하는 데 여유를 늘린다면, 아침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눈 체조를 한다면, 분명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왜 효과적인지에 대한 부분 설명이 좀 더 구체적이었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력 회복 운동법들이 눈에 좋은 건강법이란 확신은 든다. 이미 늦었다는 말보다는 이런 듣기 좋은 말을 건강은 환영한다. 방치하는 거보다 운동하는 게 눈에 이로움은 당연지사니.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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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김병완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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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보면은 책만 읽고 사는 것은 어떤 삶인지 호기심이 몰려온다. 유한한 시간 동안 원하는 책들을 원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게 과연 가능할 것인가? 하면서도 시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천국 같은 곳이라면 가능할 수 있겠다는 기적 같은 바람도 생긴다. 그러니 책과 나만 있는 그곳, 시간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도서관이 정말 이 세상의 낙원이고 천국일지도 모른다.

 

 

많은 책은 아니지만 좋은 책들과 함께 했었다. 내가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늘 같이 있었는데, 바로 울 엄마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향한 마음을 키워주고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장본인이지만, 읽고서도 같은 생각, 같은 말을 하는 나를 나보다도 더 질려한다. 책에서 본 열정에 박수만 보내고 마는, 그저 부러워하고 있기만 한 모습. 또 신앙 서적을 읽고서 여전히 미성숙한, 제자리인 믿음의 자세. 쌓아둔 책들이 무색하게 이런 매번 똑같은 말과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지치게 하기 때문이다. 고민이 된다. 내 책값은 거의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된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진정한 변화가 내게도 일어날까.

 

독서에 있어 내가 당장 고민하고 계속 고민할 점은 내가 바라는 나 자신을 책으로 끌어내는 것이다. 바로 변화다. 책의 정신이 타고 들어와 의식이 변화되었다는 이 책의 저자의 삶을 읽기 시작했다.

 

도서관만을 1000일간 출석한 중년의 가장. 잘 나가던 회사 생활을 청산하고 오로지 책만 읽었다는 저자. 눈동자에 글만 담아 보낸 3년으로 저자는 완전히 변화되었다. 그 결과물로 33권의 책이 탄생되었으며 여기저기서 변화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책이었다 한다.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했던 건. 기존의 방식을 모두 철퇴하고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으며 오롯이 책만 읽은 저자에게 도서관은 행복과 성취감의 장소가 되었다. 그가 말하는 책의 힘은 무엇일까.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위해,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나 자신을 성찰하고 탐구하고 성장시켜야 했다.(p77)

 

독서를 통해 얻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사고력이다. 그 사고력의 총합이 바로 의식인 것이다. 즉 사고의 흐름을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책을 읽으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완전하게 달라진다. (p117)

 

저자는 순수한 목적으로 책을 대했다. 방대한 경험과 지혜의 총체를 경외하며 진정하게 즐기는 사람이 되고자 했다. 책의 세계를 걸어 다니는 마법에 빠진 사람처럼 새로운 세계가 주는 즐거움에 완전히 취했으며, 능력과 지식이 아니라 의식이 문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을 통해서 의식과 태도가 완전히 변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책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또 키웠기 때문이었다. 두려움, 염려를 이기게 하며 내면을 강하게 하는 힘이, 세상을 달리 보는 힘이 다독을 통해서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을 확신하는 힘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이렇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좀 더 근원적으로 살피고 있다. 돈과 성공이란 수단으로 접근하지 말고 나 자신의 의식을 변화하기 위하여 책을 친구로 스승으로 삼으라 권한다. 변화를 향한 동기를 심어준다. 그러나 내면의 동기를 강조하기를 반복하다 그친 점은 많이 아쉽다. 저자 스스로에게 이루어진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 의식의 변화는 제목과 달리 세세하지 않았다. 읽었던, 저자의 다른 2권들과는 다른 에세이 같은 형식을 기대했었고, 1000일 중의 하루가, 그 날 하루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했었다. 책의 힘으로 내면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는 스스로가 아니고서는 알 수 없는 게 당연하긴 하겠지만...

 

책에서는 책의 힘을 배웠으니 이번에는 책의 힘으로 변화되는 의식을 스스로에게서 찾아보고 싶다. 변화는 생각의 변화에서 오고 책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겠다. 책을 뚝딱 해치우듯이 읽지말자 다짐한다.  

 

불확실하고 막연하며 나 자신에 대한 확신보다는 내 안의 두려움이 더 클 때, 책만큼 확실한 게 없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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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 고난이 보석이다
김양재 지음, 이성표 그림 / 두란노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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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런 설교를 들은 적이 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고난이라서 지금의 나에게 주어졌다는 말씀으로, 듣고서 마음이 참 아릿했었다. 되는 일 없다며 불평할 것이 아니라, 왜 나여야 하냐고 눈물 흘릴 것이 아니라, 내 믿음을 높이 봐주시고 그러므로 인내할 수 있다 믿어주셔서 그만큼의 고난을 주신 것에 기뻐하고 감사하라니. 그때는 정말로 잘 참고 말씀만 붙들고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심지어는 더한 고난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라는 고백까지 겁 없이 했었다.

 

 

그런데 지금의 나를 보니. 참. 부끄럽기만 하다. 사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내가 겪는 문제는 아무것도 아닌데, 처음 경험한 실패가 나약한 나에겐 조금 더 타격이 컸을 뿐인데. 이번 역시 무너지고 말았다. 보니까 말씀에서 멀어져 있었다.

  

 

김양재 목사님은 살기 위해서 30여년을 하루도 빠짐없이 말씀을 붙잡아야 했다 한다. 더는 인내 못하는 나로는 나 역시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묵상의 힘을 의지하기로 하였다. 매번 무너지지만, 내 눈과 귀가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지는 최악은 정말 만들고 싶지 않아서, 말씀 아니면 고난은 보석이 아니라 진창과 다를 바 없기에 고난을 묵상의 주제로 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누구든지 육이 무너지지 않으면 영이 세워질 수 없기에' 알맞게 주신 고난. 이 책에서 고난을 보는 여유를 배웠다. 묵상의 메시지는 마음을 흔드는 잔잔한 바람과도 같았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예방 주사' 맞은, 말씀으로 양육 받은 자의 모습도 보았다. 그 자리에 나를 그려보는 상상도 하였다. 그러니 첫 장을 폈을 때의 끝이 없을 것 같던 답답함이 조금 가신 듯하였다.

 

 

 

 

죄는 하나님을 진노케 합니다.

왜 하나님이 진노하십니까?

우리가 죄 때문에 받는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달리신 십자가 위의 비참한 그 모습이

바로 우리 죄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박은 못이 30센티미터인데

손바닥에 박으면 손이 찢어지니까

손목에 박고 발목에 박았습니다.

죄는 그렇게 비참하고 아픈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p43)

 

 

 

 

날마다 말씀 묵상을 하지 않으면 종교적 열심히 가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고 드리는 기도는 새벽에 정화수 떠놓고 드리는 기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성경에 바른 지식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바른 지도가

너무나 생생하게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지도는 덮어두고 어떻게 하면 잘사는 길이 있을까

여기저기 돌아다니니까 지치고 힘들 뿐입니다. (p133)

 

 

 

 

슬픔 당한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 그 슬픔을 통해 하나님이 일 하시도록 기도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p188)

 

 

 

 

큐티의 꽃은 적용이고, 결론은 감사입니다.

 

큐티는 성경을 지도로,

십자가를 길로 놓고 가는 순종입니다.(p294)

 

 

 

 

뚜렷이 보이지가 않아 더욱 막막한 고난. 그것은 가정, 대인 관계, 직장에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반갑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이를 내게 허락하셨다 믿는 믿음, 이 고난을 통해 나를 회복시키시리란 믿음과 하나님이 바라심은 거룩임을 잊지 않는다면 고난은 정말로 보석이 된다는 것이다.

 

 

말씀을 읽지 않고 지키지도 않으며 기도 또한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악이란 말을 되새기고 되새겨본다.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분이 하나님이란 사실을 믿으려 애써본다. 환경은 달라진 게 없지만, 나는 여전히 나지만, 나 같지가 않다. 또 넘어진 이때, 생명의 말씀을 의지할 힘을 주신 데 감사하다.

 

 

고난이 보석이 되는 과정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말씀으로 살아갈 때, 삶이 예배의 자리에 있을 때 이루어짐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고난 앞에서 어떻게 묵상해야하는지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어 좋다.

 

 

 

도덕적인 죄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모르고 내 마음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 큰 죄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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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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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량의 장편. 정말 오랜만에 완독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맺힌 눈물을 마저 닦는데, 그간의 2주의 시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전작을 읽고서 그저 위험하고 낯선 땅이기만 했던 아프가니스탄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했던 것처럼, 흐릿하고 아련하기만 했던 것들이 가슴으로 다가와 온정신을 채운다. 익숙한 느낌이다. 아니, 더 압도적이고 더 강하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란 제목에서처럼.

 

 

 

아프가니스탄의 가난은 아버지와 딸과도 같던 남매를 떨어뜨렸다. 어린 동생 파리를 향한 오빠 압둘라의 지극한 사랑은 첫 장면서부터 끝장면까지 감동이다. 동생이 좋아할 새의 깃털을 얻으려고 자신의 신발마저도 포기해버리는 사랑이다. 그러나 이들은 가난 앞에서 생이별을 해야 했고, 파리는 삼촌 나비가 일하는 부잣집의 어린 딸로 보내지게 된다. 긴긴 세월의 끝,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너무 슬프게도 지나치게도 현실적인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책의 중심이다.  

 

 

또한, 같은 시대를 사는 한 개인으로서 한명 한명의 이야기도 함께 전개된다. 압둘라와 파리의 의붓어머니, 부유한 주인 밑에서 일하는 하인 나비, 미국으로 망명한 아프간인 의사, 압둘라와 파리의 고향을 점령하여 사는 아델의 가족, 아프간인을 돕는 그리스인 의사, 압둘라의 딸 등 다양한 화자가 그들의 삶을 풀어놓는다.

 

 

 

책의 촘촘한 구성에 감탄하였고, 인간사란 얼마나 광활한지를 느꼈다.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좀 더 보편적인 개인들의 삶을 다뤘다는 데에서 공감이 더 갔다. 무엇보다도 슬픔의 힘이 너무 압도적이었는데, 책 속 인간의 무력한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열심히 살면 환경이나 운명 따위는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비웃는 것처럼, 거대한 시간과 세월의 흐름은 매몰찼고 인정이 없었다. 그 앞에서 인간은 아주 작은 존재이며 고통을 피할 수 없는 그런 존재 같아서 많이 슬펐다.  

 

 

이렇게 이 책은 정말 현실적이다. 인간이기에 겪는 필연적인 고통을, 굳이 인정하고 싶지 않고 외면하고 싶은, 막연한 그것을 가져다주고는 고민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그래도 희망적이다. 이 책 속의 화자들이 그들 자신이 끌어안고 사는 상처를 사랑으로써 조금씩 벗어나려 하는 것에서 기대가 생긴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두 사람의 맞닿은 어깨처럼, 파리의 꿈처럼 그래도 행복을 기대하게 한다. 그래도 행복을 상상하고 깊숙이 간직하게 하는 책이다.

 

 

울림이 깊은 소설이란 말을 끝을 읽고 나서야 이해하게 됐다. 정말 슬프지만 아름다운 책, 사람의 상처를 마주보게 하는 책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전작의 명성을 그대로 간직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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