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다 괜찮습니다
안희환 지음 / 이룸나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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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한 번 사는게 정말 힘들다 말했더니 얼마나 살아서 그런 말을 하냐는 핀잔을 받았다. 우스갯소리를 한 것으로 끝이 났지만 정말로 사는 게 쉽지 않다고 백번 말하고 싶었다.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주변 상황이다 보니 마냥 핑크빛일 거 같았던 훗날에 대해서 매일 같이 회의가 들었다. 틈만 나면 비관적인 생각에 빠지는 것은 삶이 쉽지 않다는 걸 매일 배우기 때문이었다.

 

<괜찮습니다... 다 괜찮습니다>는 내가 얼마나 비참한 생각을 잘하는지를 알게 한 책이다. 안희환 목사님의 목소리를 통해 읽은 하루는 참 값지고 귀한 것으로, 책에서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또 신앙인으로서 가져야 할 확고한 자세가 담겨 있었다. 책으로 부정적인 나의 태도에 대해서 점검하는 '여행'을 가질 수 있었다.

 

목사님은 어렸을 때, 술 마시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여기저기 돈 벌러 다닐 때, 신문 배달을 하다 그만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받았다. 왼팔 없는 어린 중학생이 마음 놓고 갈 수 있는 곳은 교회였다. 눈물로 기도하는 자리에서 목사님은 생명 없는 신앙생활을 청산하였고, 진실한 자녀로 거듭나게 되었다.

 

목사님의 고백을 담은 책은 말 그대로 감사의 향기를 가득 내뿜는다. 감사로 하루하루를 살아온 사람에게서 나는 따뜻한 향기가 글 하나하나에서 묻어나고 읽는 사람의 마음을 감싼다. 나눔을 사랑하게 하고 삶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주변의 이웃들과 가족들에 대한 감사, 말씀대로 사는 매일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솔직한 목사님의 고백이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다.

 

신앙인이 추구해야 하고 갖춰야할 자세를 읽으면서는 큰 도전이 되었고, 목사님의 하루처럼 나 역시 즐거움과 기쁨이 넘치는, 때로 그렇지 않을지라도 그러려고 애쓰는 하루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잔잔한 에세이처럼, 짧지만 재밌는 에피소드처럼 책의 위로는 뭉클하고 즐거웠다. 눈을 가리던 부정적인 막을 걷어내 세상을 바라보니 먼저 나부터 변화해야 나의 하루가 달라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이 역시 쉽지 않을 거란 쓸모없는 생각이 들었어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다짐을 했고 또 하였다.

 

누구나 힘겹지만 누구나 즐겁게 살 수 있다는 외로 그리고 치유. 이 책에서 배운 교훈이 소중하다. 눈물 흐르고 싶은 날에 가까이하고 하면 좋을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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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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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멸망 그리고 이상한 여고생. 영화는 이정도의 평밖에 주지 못했지만, 원작은 역시 달랐다. 기대했던 대로다.

 

70대의 노인과 불혹을 바라보는 제자가 17살 소녀를 끼고 벌이는 갈등은 영화의 것과 다르지 않고 내용의 흐름도 비슷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이적요 시인의 은교를 향한 열망은 비교할 수 없고 깊이부터가 다르다. 소설에 나타난 젊음에 대한 동경은 나 자신을 노인으로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다. 노인의 것들이 내 것이 되어가는 게 괴롭고 슬퍼서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 두려울 정도다.

 

소설은 공감할 부분이 의외로 많다. 예컨대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이 그렇다. 오랫동안 고집하였고 믿어온 세계를 단번에 허문 사람, 새로운 감각을 선물한 소중한 사람을 마음 그대로 원하고 원하는 시인의 마음은 다르게 부를 필요 없이 사랑이다. 허리춤으로 파고든 은교를 상상했던 만큼 품을 수 있었어도 그러지 않았던 것은 그녀를 몹시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편견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할 뿐.)

 

또 한 가지 내가 깊이 공감했던 것은 서지우의 열등감이었다. 그는 사실 그렇게 '멍청'하지 않았으나, 단지 좋아하는 것을 잘하지 못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고 그랬기 때문에 그런 비극을 당한 가엽고 불쌍한 사람이었다. 고집과 끈기를 원하던 분야에서 발휘하지 못한 데서 오는 괴로움. 그걸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서 '나는 진실로 청춘이었던 적이 없었다'는 고백이 그렇게 쓸쓸할 수가 없었다.

 

이런 섬세한 심리 묘사 덕분에, 은교라는 애가 소설에서도 꽤 알쏭달쏭한 것을 빼면, 영화에서 느낀 빈자리는 어느 정도 채운 것 같다. 서스펜스로 치닫는 마지막이 아쉽기는 해도 나이 듦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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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회복 - 갈급한 영혼이 소생하는
강은혜 지음 / 두란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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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이 마음속을 지배하여 차릴 기운 하나 남아있지 않을 때 회복의 길은 오직 기도뿐이다. 기도의 힘을 알고 믿는다면 언제든 갈급한 마음은 생명으로 회복될 수 있는데도 소중한 선물이고 축복인 기도를 여유 부리듯 하고 있으니 영적으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본질을 처음부터 볼 필요성을 느꼈다.

 

마침 눈에 띈 책 <기도의 회복>에는 기도의 의미를 잃어버린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필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기도의 놀라운 능력을 바로 알아야 하는 이유, 기도함에 의심이 섞이는 이유가 기도의 자리를 깊이 사모하며 살아온 강은혜 목사님의 경험과 함께 잘 설명되어 있었다.

 

책은 신앙생활의 기본인 기도, 즉 믿음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기도를 바로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회복해야 할 가장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것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기도를 사모하는 마음이 살아나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잘못 형성된 신앙 습관을 파헤치는데서 술술 읽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괴로웠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선하신 본성을 의심하고 있었고, 고난 너머의 것을 바라보려 하지 않으며 떠먹어주는 신앙이 내가 가진 믿음의 전부 아니었나 하는 돌아봄의 시간 때문에 책을 자주 덮어야 했다. 기도로 열리는 다시 사는 기적을 믿지 못하는 죄책감이 내 안에 크게 자리 잡고 있음을 깨달았다.

 

가정과 개인에게 닥친 시련과 고난은 대개 우리 자신의 고질적인 죄성과 성품, 인격, 나아가서는 기질과 성향에서 기인하는 것이 많다. (중략)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과 마귀의 공격으로 규정지어 버림으로써 정작 자기 내면의 문제를 직시하지 못할 때가 있다. (P97)

 

기도의 사역을 방해하는 것은 바로 의심이고 이것이 어둠의 영에 틈을 주는 계기가 되어 결국 갈급한 마음을 부족한 그대로 만들어 버린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내 내면의 나를 불안하게 하고 의문을 갖게 하는 모든 것을 다시 살피는 자세다. 바른 신앙을 억누르고 있는 것을 바로 알고, 때로는 부르짖으며 기도하고 때로는 묵상하며 기도해서 그것을 파쇄해야만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고 모든 것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도의 가장 본질적인 의미에서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이 가장 원하시는, 삶을 만드는 기도란 무엇인지까지 이 책에 담겨 있다. 올바른 실천을 하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는 책이다. 회복이 필요한 지점을 보고 싶고 자신의 신앙의 근본을 살펴보고 싶을 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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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이야기 - 방송인을 꿈꾸는 세계 청소년의 롤모델 청소년 롤모델 시리즈 (명진출판사) 6
주디 L. 해즈데이 지음, 권오열 옮김 / 명진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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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편을 본 듯했다. 단편적으로 듣던 유명인의 유명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모아 읽으니 인생은 정말 영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쁜 날이 있으면 좋은 날이 있기 마련인데 왜 괴로운 순간이 닥치면 햇빛 볼 날에 비관적이게 될까. 인종 차별, 가난, 성폭력 등 답이 안 보이는 어려운 문제가 오프라 윈프리의 인생에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에 얽매이느니 새로운 날을 바라보기로 한 오프라 윈프리. 어머니와 살았던 시기의 아픔에서 벗어나 예전의 밝고 당찬 모습을 회복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게 되고, 모두의 희망과 위로가 되어 조국을 넘어 세계 각지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감싸주는 따뜻한 이미지의 방송인이 되고. 이렇게 굴곡 있는 삶이니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드라마는 아닌지 착각이 들었다.

 

 

<오프라 윈프리 이야기>는 그녀의 무한한 긍정과 자신감이 희망의 토대였음을 알게 한다. 또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는 교육과 독서의 중요성, 자존감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오프라 윈프리의 하루하루를 통해 알려준다. 어느 하루는 땅바닥에 파묻힌 것처럼 어둠만 가득했을지 몰라도, 그렇지만 괜찮다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있다면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믿게 한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의심하지 않은 그녀의 삶, 신념이 정말 아름답다. 한편으로는 더 듣고 싶기도 하다. 이 책에는 담겨있지 않은, 오프라 윈프리의 생생한 목소리...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과 치열하게 싸워 이겨낸 이야기를 자세히 알고 싶어 졌다.

 

 

청소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 <오프라 윈프리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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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사랑 손님과 어머니/백치 아다다 글누림 한국소설전집 18
전영택.주요섭.계용묵 지음 / 글누림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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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누림이 펴낸 한국소설전집 18권에는 열 편이 넘는 소설이 몇몇은 익숙한 이름으로 몇몇은 낯선 이름으로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 장씩 넘기면서 오랜만에 느끼는 정서가 익숙하기도 하면서 또 새로웠다.

 

 

지난 시대상을 그대로 옮겨 놓은 소설 속 분위기가 지금의 것과 이상하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가장 놀랐는데, 전영택의 <운명>과 주요섭의 <추물>이 대표적이었다. <운명>에서 일평생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어느 한 곳에 마음을 내어준 적 없던 주인공 동준이 떠돌기는 했으나 사랑이였던 감정을 잃은 후에 자신을 저버린 연인을 증오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동준의 불안한 가정관이 눈에 들어왔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성장기를 보낸 사람이 가정을 이룬다는 것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 떠난 여자로 인해 사랑에 대해 더욱 큰 불신을 갖게 되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추물>에서는 못생긴 여자 언년이가 주인공이다. 흉하게 생긴 언년이의 얼굴 때문에 생기는 그녀의 불행을 자세히 담고 있어 그 당시의 외모 지상 주의를 짐작하게 하였다.

 

여성의 정조를 중시하는 당시의 엄격한 사회적 배경을 다룬 소설도 있었다. <아네모네의 마담>, <사랑 손님과 어머니>가 그것이었는데, 참 신기한게 예전에 몇 번 읽은 소설인데도 머리가 크고 나서 다시 보니 느낌이 많이 달랐다. 사회의 시선을 이겨내지 못한 등장인물들의 안타까운 선택이 어쩌면 옳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이해가 된다고 할까.

 

그밖에도 <인력거꾼>, <독약을 마시는 여인>, <백치 아다다>, <북소리 두둥둥>은 시대적으로 불행했던 과거가 가감 없이 잘 드러난 소설이었다. 특히 <인력거꾼>은 책의 소설 중 가장 인상깊은 작품이었는데, 8년 동안 인력거를 끌었던 한 하층 노동자의 하루로 비참한 삶이 너무 슬펐다. 그의 종교적 고뇌와 마지막 또 다른 인력거꾼의 비극을 암시하는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단편선을 읽는 동안, 그 시기의 비극을 담담하게 그렸으나 불행과 슬픔을 보듬고 감싸고자 하는 작가들의 한국적인 정이 느껴져서 단편을 오래 두고 보는 편인데도 손을 놓지 못했다. 생각과 여운이 많이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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