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ros (소로스)
마이클 T. 카우프만 & 조지 소로스 지음, 김정주 옮김 / 디지틀엠에프에스(디지틀MFS)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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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로스가 쓴 책을 몇권 읽었지만,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철학적 얘기에, 친절하지 않은 글솜씨 덕분이다.


이 책은 소로스의 자서전이다. 기자출신인 저자가 써서 잘 읽힌다.

이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난해한(?) 그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왜 그가 비판정신과 열린 사회를 주장하는 칼 포퍼에 천착하는지. 왜 헤지펀드 매니저로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도 짐작하게 한다.

소로스 가족은 세계대전 중 나치, 러시아 치하의 헝가리에서 유대인으로 생존했다.

이미 1차 세계대전에서 생존능력을 입증받은(?) 아버지의 순간적인 판단력과 대응능력으로 그랬던 것인데, 종잇장 하나만큼의 차이가 삶과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그 때 상황이었다.

소로스에게는 그 당시의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왜 이런 전체주의, 공산주의가 있을까 연구하며 인식과 신념, 앎에 대해 더 깊게 탐구하며 칼 포퍼를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이는 그가 시장을 보는 관점인 오류성, 재귀성이라는 사상으로 발전한다.

또한, 유럽에서 유태인으로 살아남은 그때의 생존능력 및 베짱이 길러진게 아닐까. 삶과 죽음의 경계선 상에서 긴장으로 살아온 시간에 단련되었기 때문에 포지션 잡고, 손절하는 것 등에 대한 감정 상태가 남과 다르지 않나 추측해본다.

자선사업을 다룬 3부는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진 않지만, 소로스가 단순히 돈벌이에만 능숙하지 않은 사상가이자 정치가라는 생각이 들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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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을 위한 변명 - 혁명가 정도전, 새로운 나라 조선을 설계하다
조유식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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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멀지 않은 일을 신문기사로 보듯이 현장감있고 구체적으로 정도전과 여말선초의 정치상황을 잘 그린 책이다.


월간 <말>지 기자로서 문제의식이 배어있다. 정도전을 민본주의,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진보적 지식인으로 그리고 있다. 


정도전은 마치 드라마 작가가 만든 각본처럼 파란만장하게 살다갔다.

10년간의 유배생활부터 조선창업때까지의 정쟁과 배신, 죽음의 위협... 조선을 건국해서 직접 수도를 설계하고 이름을 짓고, 또 야심차게 요동정벌까지 추진하며 명의 황제와 충돌한다.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까지.


인상적인 것은 기나긴 야인생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과 고려 국운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과 그가 문무,음악,철학,군사,법률 등에 있어 다방면으로 출중한 르네상스적인 인간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교조화 되기 전인 성리학으로 무장된 사상마저 매우 인본주의 적이고 근대적이다. 당시 기준으로보면 상당히 급진적이고 과격한 사상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근대적 인간이 찬란한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으니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그에게 많은 빚을 진 것이 많은 것 같다.


또 인상적인 것은 정치는 덕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성계가 백성의 재산을 털끝도 건드리지 않고 주변 사람에게도 덕을 베푸는 점이나, 정몽주 등이 목숨을 걸고 명이나 일본에 사신으로 가며 몸을 던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그리고 위화도 회군이래로 바로 창업이 된 건 아니고, 그 이후로 400년 더깨의 보수층의 반격이 지속되며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그게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도 하더라도 뭔가 제도를 바꾸는 작업은 예나 지금이나 만만치 않다는 것이 느껴져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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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드레먼의 역발상 투자 - 대중에 역행하여 시장을 이긴 드레먼의 투자전략
데이비드 드레먼 지음, 이건.김홍식 옮김 / 흐름출판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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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페이지 가량 된 책이지만 지루함없이 빠져들어 읽은 책이다.

역자서문에 밝히고 있지만 버튼 맬키엘의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와 함께 읽으면 좋다. 쌍벽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두 저자는 기술적 분석(차트분석), 기본적 분석(펀더멘탈 분석)을 무참히 난도질 한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맬키엘은 효율적 시장가설(EMH)을 받아들이며 인덱스 투자와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른 자산배분으로 간다.

드레먼은 EMH마저도 배격하고 자신의 투자방법으로 간다.


그것이 소위 '역발상 투자 전략'이다.

단순히 역사적으로 저 PER주를 사면 수익률이 좋다는 식의 역발상은 아니고,

시장의 과잉반응을 이용한 역발상이다. 군중들이 일관되게 저지르는 오류를 이용하는 역발상 투자이다.

군중들은 낙관적인때 더 낙관하고, 비관적일때 더 비관한다.

그래서 각광받던 고PER주들이 부정적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시장 수익률을 밑돌고,

시장의 관심밖에 있던 저PER주 들은 긍정적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한다.

반대로, 고PER주에 긍정적 어닝 서프라이즈 또는 저PER주에 부정적 어닝 서프라이즈들은 기존 믿음에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냥 그렇게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된 논리다.


그 외에도 주목해서 되새겨야할 부분들이 많다.

첫째로, 저PER주들에서 종목을 고를때 재무비율로 안정된 기업을 고른다는 점. 

둘째로, 해외주식에 대한 역발상 투자에는 부정적인 편이다. 역사적으로 s&p보다 수익률이 못하고 유동성이 심하게 부족하다. 환리스크.

셋째로, 시장 공황시 역발상 투자이다. 

위기시 역발상투자에는 심리적 장벽이 굉장히 높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좋은 방법으로 선별해서 투자시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언급한다.

예를 들어, 90년초 은행 위기시 PBR 0.4에 은행주를 구입할 수 있었다.

다만 그때에도 은행섹터 비중은 25%내외, 각 종목은 2% 비중으로 분산투자하고 재무비율이 건전한 은행주만 매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은행은 매수 후 25%정도 빠지기도 해서 저자 자신도 겁이 나기도 했다고 ㅎㅎ

네번째로, 인플레이션과 세금을 강조하며 무위험자산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 국채가 더이상 '무위험'자산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투자 시계가 3년, 5년, 20년이 되는 경우 인플레가 가치를 심하게 훼손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주식의 장기적 성과가 채권과 비교했을때 월등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5년 이상 묵혀둘 돈이면 포트폴리오 안에 반드시 주식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번째로, 마지막 심리와 시장 챕터도 매우 흥미로운데.. 행동경제학에 나오는 얘기들일 수도 있지만 드레먼의 시각으로 나오는 얘기들이 흥미롭다. 

왜 시장에는 항상 거품이 발생하나? 군중행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대중들은 이미지로 사고하고, 사회적 실재가 부재할 시 대중은 서로서로를 레퍼런스로 삼아 다른 사람의 판단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책 표지를 보면 저자 사진이 나오는데, 꼬장꼬장할 할아버지 느낌이다. 기존 이론 및 투자 통념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하고 있으며, 하나하나 다 따져서 미신을 타파 할 것을 주장한다. EMH를 고집하는 학계는 사이비 종교 운운하며 강력하게 비판한다.

투자에 대해 관심있다면 앞서 언급한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와 함께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다. 여기저기서 주워다 쓴 책이 아니고 자신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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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
버튼 G. 맬킬 지음, 이건.김홍식 옮김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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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이과였는데, 수학은 수학의 정석만 공부했었다. 


대신 책이 너덜너덜해질정도로 여러번 봤는데, 개인투자자에게 있어 이 책이 바로 수학의 정석과 같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투자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좋을만한 유익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꽤 두꺼워 보이는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기술적 분석, 기본적 분석을 믿지말고 포트폴리오 이론에 따라 투자하되, 개인의 위험성향, 나이와 재무상황에 따라 예금과 인덱스펀드에 분산투자 & 장기투자하라" 이다. 

CFA(국제재무분석사) 프로그램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는데, 개인 재무관리에 있어서 학문적으로 정립되어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근거는 다름 아닌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시장 효율성은 시장이 모든 정보를 즉각적으로 반영하므로 시장 참여자들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없다는 이론이다.

트레이더와 펀드메니저들은 시장을 이기기 위해 기술적 분석(차트분석), 기본적 분석(펀더멘털 분석 또는 밸류에이션)을 하는데, 그 두가지 tool을 완전 박살내버린다. 

시장에 대한 온갖 미신과 편견을 타파하고자 하고 있으며, 뒷부분에는 무척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조언과 개인 재무설계도 다루고 있다.

투자를 위한 절약과 저축을 강조하는 부분도 눈길을 끈다.


이 책은 미국에서 10판까지 나오며 장기 베스트&스테디 셀러이다. 이정도면 고전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책이 많이 읽힐 정도면 성숙한 투자문화가 정착되었다고 할 것이다. 부럽다.


다만, 한국의 독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한국 시장과 같은 이머징 마켓 소국의 시장도 분산투자, 장기투자를 하기에 충분한 효율적 시장인지 궁금하다.

초과수익을 낼 기회는 사모펀드 내지 부동산 같은 다소 효율성이 떨어지는 시장에서 큰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본다.


어쨌든, 투자에 관한한 초반에 봐야할 명저이고, 믿고보는 번역자인 이건 선생님이 번역을 맡으셨기 때문에 아무 어려움없이 잘 읽힌다. 

저자가 간간히 유머도 섞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기 때문에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어도 읽는데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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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 한국사 :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 조선 1 민음 한국사 1
문중양 외 지음, 문사철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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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출발하는 민음 출판사의 한국사 시리즈 첫번째는 조선 15세기부터 시작한다.


이책의 장점은 15세기 세계의 정치적, 문화적 상황과 조선의 관계, 

주변국(중국,일본,여진족 등)과의 관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역사책들이 조선 내부의 상황에 더 주목했는데, 

여기서는 조선이 세계적으로 어떤 맥락에 있었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파악된다.


좋은 시각자료들을 많이 보여주는 것도 장점이다.

세계 지도나 문화(악기, 과학기술 등) 등을 다루었을때 그 효과가 극대화 된다.


한가지 흠이라고 한다면 좋은 종이에 올컬러다 보니 값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점 -_-;;

그래도 어려운 출판환경 속에서 이런 책이 무려 시리즈 물로 나온다는 점이 참 대단하다.

독서인구가 많이 늘어나야 할텐데, 인터넷과 스마트폰 덕분이 줄어들고 있으니 좋은 책을 보는게 어렵지 않을까 싶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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