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을 위한 변명 - 혁명가 정도전, 새로운 나라 조선을 설계하다
조유식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마치 멀지 않은 일을 신문기사로 보듯이 현장감있고 구체적으로 정도전과 여말선초의 정치상황을 잘 그린 책이다.


월간 <말>지 기자로서 문제의식이 배어있다. 정도전을 민본주의,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진보적 지식인으로 그리고 있다. 


정도전은 마치 드라마 작가가 만든 각본처럼 파란만장하게 살다갔다.

10년간의 유배생활부터 조선창업때까지의 정쟁과 배신, 죽음의 위협... 조선을 건국해서 직접 수도를 설계하고 이름을 짓고, 또 야심차게 요동정벌까지 추진하며 명의 황제와 충돌한다.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까지.


인상적인 것은 기나긴 야인생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과 고려 국운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과 그가 문무,음악,철학,군사,법률 등에 있어 다방면으로 출중한 르네상스적인 인간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교조화 되기 전인 성리학으로 무장된 사상마저 매우 인본주의 적이고 근대적이다. 당시 기준으로보면 상당히 급진적이고 과격한 사상을 가진 인물이다. 

그런 근대적 인간이 찬란한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으니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그에게 많은 빚을 진 것이 많은 것 같다.


또 인상적인 것은 정치는 덕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성계가 백성의 재산을 털끝도 건드리지 않고 주변 사람에게도 덕을 베푸는 점이나, 정몽주 등이 목숨을 걸고 명이나 일본에 사신으로 가며 몸을 던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그리고 위화도 회군이래로 바로 창업이 된 건 아니고, 그 이후로 400년 더깨의 보수층의 반격이 지속되며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그게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도 하더라도 뭔가 제도를 바꾸는 작업은 예나 지금이나 만만치 않다는 것이 느껴져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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