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실의 바보들 - 위기를 조장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위험한 선택
안근모 지음 / 어바웃어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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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이나 ECB의 말 한마디에 한국 자산들이 요동치고 한국은행 금리정책이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정작 연준에서 어떤 논의를 하고, 이게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면까지 제대로 짚고 있는 분석은 드물다. 그렇게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던 글을 쓰는 사람이 안근모씨라고 생각한다. 

로이터에 격주로 올라오는 안근모칼럼 애독자로서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여하며 이 책을 샀다. 그의 칼럼에는 국내의 다른 경제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세밀함, 깊이와 통찰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그러한  저자의 장점이 잘 들어가 있다. 대공황 이후 최대라고 하는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중앙은행의 대응과 고민들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세부적인 부분까지 잘 그리고 있다.

다만, '샤워실의 바보들'같은 중앙은행의 행태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대안제시가 미흡하다는 점이 아쉽다.
중앙은행들은 현상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검증되지도 않은 화폐실험을 남발하고 있고 적절히 통제받지도 않는다. 크게 벌려놓은 양적완화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건지, 빠져나오면 다시 경기가 죽는거는 아닌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새로운 판이 필요하다. 공감이 되는 주장이다.

책 말미에 등장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대안제시는 전무하다. 저자가 따로 생각하는 게 있다면 스케치라도 내놓았으면 좀 나았을텐데 갑자기 얘기가 나오다 끊기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앙은행의 대응에 대해서는 저자의 의견이 강하게 제시되어 있지 않다. 큰 호오없이 잘 정리되어 있어 참고하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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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매트릭스 : 미국 편 - 흔들리는 한국 경제! 왜 미국인가? 글로벌 경제 시리즈 1
임형록 지음 / 새빛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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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시리즈의 중국편을 먼저 읽고 미국편을 읽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알찬 내용을 쉽고 재밌게 전달한다. 

유학도 갔다오고 아는게 많은 동네형이 골방에 마주앉아 편하게 얘기해주듯이 딱딱할 수도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서 이야기해주는게 이 책의 장점이다.


미국편에서는 기축통화와 자유변동환율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이런 주제에 대해 다룬 책들은 수도 없이 나왔지만, 폼잡고 딱딱한 책이 대부분이다.

그런 책을 읽는게 머리가 아프다면 이 책으로 도전해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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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재발견 - 在英 저널리스트 권석하의 영국, 영국인 이야기 영국인 재발견 1
권석하 지음 / 안나푸르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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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독특한 나라다. 

유럽에 있으면서도 섬에 한 발 비껴있어서 내륙과 다소 분위기가 다르다.

피를 흘리긴 했지만, 입헌군주 체계가 일찌감치 자리잡아 지금까지 여왕을 모시고 있고,

산업혁명의 발상지이면서,

인구 몇 천만으로 인도 같은 거대 식민지를 통치하며 세계를 호령했던 나라.

사상적으로 뉴튼, 다윈 등이 있고, 

비틀즈, 해리포터, 브릿팝 같은 대중문화나 디자인도 독특한 색채를 유지하며 글로벌 첨단 문화의 트랜드를 만들어 간다고 할까.

영국.... 이 조그만 나라에서 말이다.


저자는 영국에서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30여년간 살고 계시다.

저널리스트로도 소개되는 걸 보면 어느 매체에 꾸준히 기고하시기도 하는거 같다.

그래서 글이 지루하지 않고 간결하고 잘 읽힌다.


30년이면 거의 한 세대를 사셨고, 직접 시의원에 출마하셨을 정도니 영국의 속살을 꿰고 계실 것이다.

영국에서 사는 한국인의 관점에서 영국의 명과 암을 모두 드러낸다.


영국은 계급사회이고 엘리트 문화가 강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의 첫 부분)

우리나라도 계급사회이긴 하지만... 영국에서 귀족은 당대에 이루어진 성과나 재산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몇 대를 이어져 내려오는 재산과 문화, 습관이 있어야 비로소 귀족으로 인정받는다.

귀족이자 부자들은 대를 이어 오는 부를 잠시 이용하다 물러주며, 부동산 같은 자산으로 세를 받고 살며 별도의 생업에 종사하지 않는다.

그리고 왕자들이 다 군인이고, 귀족들도 전통적으로 군인 출신이다. 군인에 대한 예우 문화가 있다. 단순히 외침을 막는 소극적인 역할이 아니라, 전세계를 누비며 무역을 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처절하게 싸우던 역사가 반영된 것 같다. 

그리고 영국에서 어떤 직업이 인기가 있는지 그런 부분도 재밌다. 

큰 욕심없이 일상과 자신의 계급에 만족하며 조그만 집에서 살며 휴가를 꿈꾸는 영국인의 모습을 보면 다소 불쌍한 느낌도 들고 또 부럽기도 하다.

금융위기 이후의 우파적 분위기, 관용의 후퇴 등 최근 분위기에 대해 다룬 것도 시의성이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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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 - 월스트리트의 투자 귀재 짐 로저스의 미래투자전략
짐 로저스 지음, 이건 옮김 / 이레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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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처럼 학창 시절, 월스트리트 입문 등을 이야기하고, 투자철학 등 에 대해 썼다.


우물쭈물 거리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써내려갔다. 

오히려 잘 모르면 무책임하게(?) 쉽게 쓸 수 있을텐데, 이 글에선 내공이 느껴진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투자에 있어서 철학과 역사를 강조한 점이다.

철학은 남의 말만 듣지말고 자기 머리로 직접 비판하고 생각하라는 점일 것이고,

역사는 거시적인 큰 틀을 보고 10년, 100년의 흐름을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자기 스스로 펀더멘털을 분석하고 투자하라고 한다.

소로스와 설립한 퀀텀펀드 운용시절에 경이적인 수익률도 놀라웠지만, 하루에 15시간씩 일했다고 했다.

투자하고자 하는 자산에 대해 방대한 자료를 읽고, 수집하고, 분석하느냐고 많은 시간을 들인게 아닌가 싶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은 그만한 노력과 열정 그리고 운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그밖에도 자본주의의 핵심요소로 '창조적 파괴'를 들고 있는 점도 많이 공감됐다. 그 부분에서 버냉키에 대해 평하고 있는 부분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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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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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나 '독설'같은 자극적인 주장, 이렇게 하면 확실하다는 논변이 주목받고 

우리의 정신적 혀는 조미료에 길들여진 것처럼 마비되어 버렸다.

이 책은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시원한 물을 한 컵을 내어놓은 것 같다. 


강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내가 많은걸 아는데 이렇게 하면 되니까 의심하지 말고 따라오라 이런 게 아니다.

나도 확실하지는 않아... 그런데 이런게 아닐까? 안타깝다. 너는 어떻니? 

이렇게 물어오고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정도이다.


신문에 기고하신 칼럼으로 보이는 글들이 대다수이다.

a라는 일화에서 시작해서 b라는 문제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며 의견을 살짝 제시하는 형태가 많다.

크게 상관없어보였던 a, b라는 두가지를 엮은 것도 놀랍지만, 

시종일관 느껴지는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씨가 사적으로 만나도 포근한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다소 시의성있는 소재들이 있고, 정치적인 색채가 있지만, 시간의 힘을 견디고 고전적인 수필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책을 덮었지만 틈틈이 꺼내어 아름다운 문장을 더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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