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전쟁 - 슈퍼 달러의 대반격
레이쓰하이 지음, 허유영 옮김 / 부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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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97년도 IMF 외환위기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트라우마처럼 남아있다기업들이 도산했고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몰렸다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주식은 내던졌고우량한 기업들도 주식가치가 대폭 하락했다.그 가운데 조용히 주식을 매집한 집단도 있다공포에 주식을 샀으니 이성적으로 잘한 투자라고 볼 수도 있다.그래서 그들은 지금까지 많은 한국 주식을 가지고 있고수십년동안 꼬박꼬박 배당을 잘 받아가고 있다.




IMF 외환위기는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했으나 문자 그대로 외환 문제였다금고에 달러가 없었고 빌려올 수도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성장을 하고 자본이 부족한 이머징 국가들은 과도한 외채를 끌어다 쓰다가 종종 외환위기를 겪는다.

 

대국 굴기를 주장하는 중국은 어떨까중국은 고성장 시대를 마무리하고 있다그동안 외채도 적잖이 끌어다 사용했다게다가 상대는 화려한(?) 금융전쟁 전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다미국은 소련, 유럽과 일본의 부상을 저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골드만과 수상한 거래를 통해 유로존에 들어간 그리스를 지렛대로 달러패권에 대항하기 위해 탄생한 유로화를 견제하고 있는 세계 최강국이다.

 

미국은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중지선언 이후 세계 유일의 진성(?) 통화로서 자유롭게 달러를 발행할 특권을 가지게 되었다달러는 다른 중요한 화폐인 유가와 연결되어 있는 유일한 통화이다그것도 모자라 달러를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다른 국가들에 버블을 조성하고붕괴시킨 후 값싸게 자산들을 취득하는 마법 같은 술수를 부려 전세계 부를 빨아들이고 있다.



달러인덱스와 연준 기준금리를 보면 기준금리에 따라 달러의 가치는 시차를 두고 등락을 거듭함을 볼 수 있다. 1차 금융전쟁은 80년대 달러 상승기에 서유럽에서 자금이 이탈하며 유럽을 상대로 이루어진다경제가 침체되며 보수주의 정당이 힘을 얻으면서 복지 축소금리인상긴축 통화정책민영화를 시행했다.


다시 1985년부터 10년간 달러 확장정책이 펼쳐진다달러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는 전망이 주도하고 각국은 달러표시 외채를 끌어서 투자를 하고, 소비재를 산다. 경제성장률은 눈부시고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아 흥청망청한다. 90년대 초부터 달러밸브를 조이기 시작하자 자본이 역류하며 일본멕시코한국러시아 등이 경기 위축을 겪었고대부분 외환위기에 시달렸다

 

2000년 초반 이후 달러확장 정책으로 돌아선다. 2000년대 중반부터 달러를 조이다가 미국 스스로 넘어지며 뜻하지 않은(?) 달러강세 구간이 있긴 했지만다시 금리를 제로로 낮추고 양적완화(QE)라는 초유의 정책까지 펼치자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달러는 해외 곳곳을 향해 유유히 퍼졌다달러가 도착한 곳은 빛나는 고성장을 자랑하는 중국이다고성장을 해서 돈이 모이지만돈이 모이면서 고성장을 한다.

 

그러던 미국이 이제는 QE를 종료하고, 2015 12월에는 금리를 인상했다달러 강세는 심화되고 중국에서는 자본이 유출되고 위안화는 약세를 막기에 급급하다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3차 금융전쟁이 시작된 걸까저자는 미국이 금리를 끌어올리며 미국 내 자산가치가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중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08년도 금융위기를 통해 금융기관들의 자본을 대폭 확충했고매년 스트레스 테스트로 금융기관들의 체력을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의 금융전쟁은 성공하지 못하고미국의 국력약화는 필연적이라는 결론을 맺는다구조적으로 미국 제조업 부흥이 어렵고통화 확장정책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저성장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금융전략을 마음껏 휘두를 수 없기 때문이다또한중국은 자산거품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1인당 소득 증가 및 농촌 자산 화폐화로 부가 늘어나면서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확보달러 강세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강해진다는 분석이다. 결론 부분에서 논리나 데이터제시가 명확하지는 않다. 그리고 중국인 경제 칼럼리스트로 정부기관의 눈치를 살피는 입장에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나는 결론 부분에는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미국은 제조업에서도 첨단산업을 주도하고 있고 세계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강한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부채 상승 속도로 봤을 때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버블상태라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강한 리더십은 실종되어있고 구조조정 및 부실채권 정리를 미룬 채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며 문제를 키우고 있다. 시간은 가고 있는데 시한폭탄을 제거하거나 관리할 능력이 있는걸까?


과연 G2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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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숏 Big Short - 패닉 이후, 시장의 승리자들은 무엇을 보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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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란 객관적일까주관적일까진실은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일가권위있고 유명한 사람들이 믿는 것들인가아니면 사람들과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있는걸까단순히 생각 속에서 진실을 따지는 차원이라면 모르겠지만생계목숨이 걸린 문제라면 어떨까?




과거의 추세를 봐도 주택가격은 줄곧 상승했고마에스트로 앨런 그린스펀도 시장은 견조하다고 말하고 있었다정부인사유명한 경제관련 인물들 중에서 주택시장의 붕괴를 외치는 사람은 드물었고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언론에는 사람들이 주택상승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나오고 사람들은 집값이 오른만큼 다시 대출을 받아 흥청망청 했다조금이라도 빨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사지 않으면 뒤쳐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주택시장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방안에 틀어박혀 데이터를 분석했고아무도 읽지 않는 지루하고 두툼한 법률 문서를 읽었다업계 사람들을 만났다그들은 셜록 홈즈처럼 진실을 조사했다대출조건은 지나칠 정도로 관대해져 강아지 이름으로 대출이 나갈 정도였다냉정해야 할 금융업계조차 주택가격 상승을 확신해서 대출을 경쟁적으로 제공했고무능하고 돈밝히는 신용평가사의 허울뿐인 등급을 믿고 모기지를 대량으로 떠안고 있었다그걸 담보로 금융회사들끼리 단기 자금을 주고 받고내부 위험평가를 했다.

 

그들은 여러 조각들을 맞춰 보고 버블이라는 확신이 들자 주택가격 하락시 이익을 보는 CDS에 베팅했다그러자 많은 비난과 고통을 받았다대세에 반하는 포지션이였다투자를 위해 돈을 맡긴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투자를 했다고 자금을 빼내겠다고 위협했다숏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달 고정적인 지출을 해야 했으니,이익이 나기전까지 돈만 나가는 입장이 되면서 자신도 초조했고수익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을 열받게 했다.

 

결국 시장은 그들의 바람대로 무너졌고, CDS의 레버리지를 활용해 천문학적 돈을 벌었지만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시스템의 무능과 비도덕을 확인하며 씁쓸해야 했다그리고 대중의 지배적인 생각과 금융 시스템 전체에 반대 포지션을 들고 견디는 괴로움이 커서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미국 주택시장 붕괴는 사람들의 지배적인 믿음이 붕괴될 때 어떤 위기가 오는지 보여줬다금융시장에는 종종 사람들의 믿음이 무너진다원달러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KIKO에 가입하고, 간단한 논리로 중국의 미래를 확신하며 증시에 몰빵한다. H주가 붕괴하지 않는다고 믿고 ELS에 투자한다막대한 손실을 보는 사람도 있고 그와 반대 포지션에서 조용히 웃음짓는 사람도 있다모두들 하고 있고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한 투자에서 종종 큰 손실이 발행한다탐정의 자세로 의심하고 스스로 발품을 팔아 조사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정글이 금융시장이다. 물론 베팅을 잘 하고 어떻게 견디냐의 문제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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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테스트
티모시 가이트너 지음, 김규진.김지욱.홍영만 옮김 / 인빅투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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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도 미국의 금융위기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2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금융위기였다.금융 시스템이 붕괴될 뻔 했고실물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과 가난으로 고통받았다.

 

그러나 미국은 금융위기의 진원지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2016년초 현재 세계에서 가장 월등한 경제 상태를 보이고 있다세계 최강의 기축통화를 보유한 이점이 작용했겠으나빠르고 과감하게 필요한 정책을 실행으로 옮긴 정책관료들의 역할이 지대했다.

 

가이트너는 뉴욕 연준의장과 재무장관을 역임하며 금융위기의 한 가운데 있던 인물이다금융위기 내내 월스트리트 출신이 아니냐고 욕을 먹었지만실은 정통 재무부 관료 출신이다초반기에는 일본 등 아시아를 담당했으며일본의 버블붕괴태국으로 시작된 아시아 금융위기를 진압하는데에도 기여한 인물이다이른바 아시아에서 잔불을 많이 처리한 소방수 전문요원으로 헨리 키신저 및 로렌스 서머스 같은 대가들과 일했고인정을 받아 미국 뉴욕 연준의장이 된다.

 

그가 금융중심지 뉴욕 연준이 된 것부터가 의미심장하다마치 불이 날 것을 대비해서 소방수를 배치한 느낌이다. (선조의 이순신 삼도수군통제사 느낌?) 영국 여왕이 왜 많은 뛰어난 경제학자들이 금융위기를 예상하지 못했냐고 물어봤다고 하던데가이트너가 뉴욕에 있을 당시에도 겉보기엔 평온한 나날이었다다만그는 자신이 아시아 금융위기를 겪었던 경험에서 너무 지속되는 안정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예감을 가진다.

 

BNP파리바가 펀드환매를 중지하면서 금융위기 서막이 오른다가이트너 개인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도 시작된다금융위기의 직접적 원인은 주택가격 하락이지만채권이 증권화되면서 세계 곳곳으로 팔려나간 모기지 자산이 망가지고그걸 담보로 단기자금을 과도하게 빌려서 사용한 금융회사들이 지급불가능 위기를 겪는다고전적 뱅크런이지만상업어음(CP)나 레포 같은 단기자금 시장이 망가지며 투자은행이 시스템 리스크가 된다

 

연준은 ‘최종 대부자’이론에 따라 과감하게 유동성을 투입하고망가진 회사를 강한 회사에 인수시킨다연준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투자은행을 직접 구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리만은 파산한다리만의 파산은 정치적인 원인도 있어 보이는데베어스턴스를 JP모건에 인수시키면서 연준이 보증을 제공한 조치에 대해서 여론과 정치적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망가진 모기지 증권뿐만 아니라 그걸 보증하는 파생상품인 CDS를 엄청나게 판 AIG가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시스템의 핵심에 있어 너무 많은 금융기관과 소비자와 연결되어 있는 기관이라 차마 파산시키지 못했고결국 긴급조항을 발동해 유동성을 투입하는 강수를 쓴다.

 

이 책의 제목처럼 ‘스트레스 테스트’가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대공황 수준의 경제에서도 금융기관이 충분한 자본을 확보했음을 보이는 정책이다역시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시장의 신뢰를 얻으며 금융시스템은 차츰 안정을 찾는 터닝 포인트가 된다.

 

책을 읽으며 줄곧 놀라웠던 것은 정책결정 과정에 있어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이다스트레스 테스트 정책도 날카로운 지성의 소유자인 서머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는다버냉키가이트너서머스 같은 뛰어난 인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었고논의를 거쳐 정책을 결정했다.

 

그리고 가이트너의 강한 헌신을 볼 수 있었다정책 추진과정에 있어 수많은 국민의 비판과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비도덕적인 금융기관을 구제한다는 비판이다월가를 대변하고 유착됐다고 공격받았다그러나 그는 실물경제에 돈을 공급하는 금융 시스템을 살리기 위해서 욕먹는 금융 기관을 살렸다무엇이 국가에 이득이 되는지 고민했고비판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그 방향으로 정책을 밀고 나갔다집에도 못 들어가고 사무실에서 야근과 숙식은 물론이고 모처럼 떠난 휴가지에서도 핸드폰을 붙잡고 일하는 모습도 안쓰러웠다.

 

금융위기는 보편적 현상이고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시작과 끝까지 위기의 전개와 대처하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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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벤 버냉키 지음, 김홍범.나원준 옮김 / 미지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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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미국 금융위기는 처참했으나, 중앙은행가들은 여러 사람들의 관심대상이 되었다.

그들은 과도한 저금리 정책으로 위기를 자초했으면서 부도덕한 금융회사에 구제금융을 제공했다고 비판받는다. 한편으로 적절하고 과감한 조치로 대공황을 막았다고 칭송받는다.

금융위기의 가장 중심에 있었던 인물인 버냉키 의장이 직접 연준, 중앙은행의 역할과 역사 등에 대하여 대학에서 4회 강연한 것을 모은 책이다. 얇고 간단하지만 중언부언하지 않고 쉽고도 핵심을 잘 담고 있어 아주 훌륭하다.

버냉키는 학자로서 대공황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했고, 실전에서 금융위기를 다루어봤기 때문에 이런 강의를 하기에는 적임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은행은 대표적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지만, 위기시에는 은행에 대출을 대주는 '최종대부자'역할을 해왔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다른 은행은 구조적으로 뱅크런에 취약하고, 역사적으로 금융위기는 종종 있었다. 

왜 1920년대 대공황을 막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른바 '청산 이론'이 많은 지지를 받아 20년대의 과잉을 짜내는 시기라는 도덕론적 생각이 퍼져 있었다. 연준도 금본위제도 유지를 위해 금리를 올렸고, 뱅크런에 대처하는 최종대부자의 역할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08년도 금융위기는 전통적인 뱅크런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고전적 은행이 아니여서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던 CP, MMF, 레포시장 같은 셰도우 뱅킹에서 런이 발생한 것이다. 연준은 재빨리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재정의했고 이러한 시장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며 패닉을 통제했다.

그밖에도 연준의 탄생과 2차 대전이후 연준의 역사(폴 볼커의 고금리 정책과 대안정Great Moderation의 시기 등), 금융위기 전 주택시장 버블의 원인과 문제점, 양적완화(QE)의 목적 및 통화정책의 한계 등도 다루고 있다.

최근 버냉키가 자서전 <행동하는 용기>를 펴냈는데, 그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한번 읽으며 개념적인 틀을 잡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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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까지, 넥슨 사람들 이야기
김재훈 카툰, 신기주 글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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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은 고유의 기업문화와 가치가 있고 성공 스토리가 있다.


재벌 중심의 기존 성공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불굴의 의지와 결단력을 가진 회장이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진행시키고 전 사원이 일심동체로 단결한다. 그리고 그는 신화가 되어 드라마, 책이 만들어지고, 신문에는 그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운동을 벌인다는 후일담.


한국에서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을 보면 이 공식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이것도 대단한 성취다. 그렇게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사업을 선택하고 열심히 일해서 이만큼 한국이 사는 것도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볼때 기적이다. 


그런 한국 제조업이 병들었다. 경영진은 항시 위기를 내세우며 몸사리기에 바쁘다.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꿈이 없고 희망이 없다고 한다. 재미없는 세상이다.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탑다운 방식으로 내려온다. 일개 사원은 그런거를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생각한다고 해도 탑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여러 부서들의 의견들로 난도질 당해서 원래 아이디어는 온데간데 없을 것이다. 만약 날것의 의견이 그대로 올라간다고 해도, 경영진이 얼만큼 보는 눈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하여튼 한국의 큰 회사들은 거의다 이런 방식인 것 같은데, 이 책이 소개하는 넥슨을 보며 놀랐다.


이런 수평적이고 열린 회사도 한국에 있구나.


넥슨은 조직원 각자가 뭘 할지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도전하는 회사이다. 


자기가 재밌어 보이는 일에 매진할때 사람의 창의성과 의욕은 배가되고, 회사는 더욱 발전하는 선순환에 들어간다. 


<카드라이더>는 개발자가 스스로 재미있어서 만든 건데, 사장인 김정주와 경영진은 그런 스타일의 게임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그 게임은 대박이났다. 반대로 회사의 기획력을 집중해서 만든 대작게임 <제라>는 망한다.


그런 넥슨도 성장하며 여러가지 어려움에 빠진다. 보상이 경쟁기업에 비해 적다는 문제로 직원들이 이탈했다. 유료화를 섣불리 진행했다가 실패했다. 그리고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도전보단 기존 게임을 고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 극대화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넥슨은 실패에서 배웠고(성공한 실패),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도 했다. 열린 사고와 열린 조직이 아니라면 불가능 했을 일이다.


넥슨 조직문화의 많은 부분은 평소에 배낭메고 다니고, 차도 스스로 모는 창업주이자 사장인 김정주에게서 나왔다.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리는 그는 일상적, 세부적인 경영 사안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큰 틀에서 고민한다. 


마지막 김정주의 인터뷰는 그가 넥슨의 미래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모든 회사가 창업자가 한번은 잘리게 되어 있다는 말도 한다. 그는 디즈니 같이 즐겁에 즐기도 돈을 지불하는 그런 회사를 꿈꾼다.


오늘도 게임 산업은 극도로 불확실하고 빠르게 돌아가고, 넥슨의 성공스토리는 끝나지 않았다. 그들이 초심을 잃지 말고, 재미있는 회사로 성공하여 새로운 한국 기업의 전범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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