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조선시대 개혁을 논하는 자리에서 빠져서는 안될 인물이 2명이 있다. 하나는 조선초기의 '정도전'이고, 또 다른 하나는 조선후기의 '조광조'이다. 이 책 <스스로 왕이 될 수 없다면 왕을 만드는 자가 되어라.>는 정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정도전에 대해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정도전을 오해한다. 그를 이성계를 도운 뛰어난 참모로 기억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절반도 설명하지 못한다. 그는 왕을 도운 사람이 아니라, 왕 하나가 나라를 망칠 수 없도록 나라의 구조를 짠 사람이다. 그는 새 왕조를 세우면서 동시에 그 왕조의 주인이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함께 심었다.' 왕 하나가 나라를 망칠 수 없도록 나라의 구조를 짠 사람이라는 면에서 현대의 누구와 완벽하게 대조가 된다고 생각되는 것은 왜일까?
정도전이 위대하다고 생각되는 대목을 하나 인용해보고자 한다. "그는 백성을 불쌍히 여기는 데 머물지 않고, 백성이 먹고 살 수 없는 나라가 대체 무엇을 근거로 충성을 요구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 질문은 가차 없다. 충성이 무조건이 아니라 조건부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나라가 사람을 살리지 못하면, 그 나라는 이미 사람을 붙잡을 명분을 잃은 것이다. 이것이 그의 민본이었다. 따뜻한 구호가 아니라 판정의 기준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억울한 일을 겪었을 때 해야 하는 행동'은 현대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억울한 일이 생기면 그날 안에 감정이 아니라 사실을 적어라. 둘째, 하소연할 상대를 줄이고 협상할 상대를 늘려라. 셋째,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두어라.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판을 떠날 수 있는 사람만이 판에 대해 진짜 협상할 수 있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판을 떠날 수 있는 사람만이 판에 대해 진짜 협상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차례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직장인의 신분인 내가 꼭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면 순서를 이렇게 잡아야 한다. 먼저 그 관행이 유지되는 이유를 찾는다. 다음으로 그 이유가 정말로 근거를 가졌는지 확인한다. 그 다음에 대신 세울 원리를 준비한다. 마지막에 움직인다." 지금까지 내가 개혁하기 위해 시도해 본 것들의 상당수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가 바로 순서를 잘못 잡았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정도전'이라고 하면 조선초기 실패한 개혁론자라는 인상이 깊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정도전은 왕 하나가 나라를 망칠 수 없도록 나라의 구조를 짠 사람이라는 것이다. 비록 정도전이 살아서 개혁을 완성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자신이 짜놓은 틀 안에서 조선의 역사가 전개되었다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는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진행과정, 그리고 사건이 종결된 후의 상황까지 제대로 이해를 해야만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