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리버 - 인류 문명을 만든 일곱 개의 강 이야기
버네사 테일러 지음, 박은영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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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학창시절 역사시간에 배우기로는 고대 인류문명은 강 주변에서 시작되었다고 배웠던 것 같다.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나일강, 인더스강, 황허강에서 시작된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집트문명, 인더스문명, 황허문명 등이 그 시작이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모두 일곱 개의 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환경주의에서 영감을 받았다. 환경주의는 다각적인 뿌리에서 뻗어 나왔는데, 어떤 이들은 1969년 <타임>에 실린 쿠야호가강의 화재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일곱 개의 강은 나일강, 다뉴브강, 갠지스강, 템스강, 미시시피강, 니제르강, 양쯔강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인류 고대문명의 시작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단순히 물길을 다루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강의 발원지에서 거친 물살을 헤치고 바다로 이어지는 본류는 물론,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남김없이 모으는 거대한 분기점들도 포함하고 있다. '기원전 3000년 무렵 이집트에서 발달한 상형문자 역시 오늘날 이라크 땅인 메소포타미아('두 강 사이의 땅'이라는 의미이며, 두 강은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이다)의 문자 체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어떤 강 문명도 나일강처럼 수천 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을 다스리며 번영을 누리고, 그토록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나일강의 오랜 영속성은 결국 문화와 신앙, 언어가 재활용되고, 전통이 공유되고 전용되면서 융합과 변이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덕분에 고대 이집트는 단 한 순간도 사라진 적이 없었다. 고대 이집트 나일강의 문화는 강이 끝나는 지점인 하구에서 다시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가는 물줄기처럼 수많은 경로를 따라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나일강 이야기를 읽다 보니 성경 속의 '출애굽기'를 다룬 영화 '십계'가 떠올랐다.  


'다뉴브강의 긴 여정은 독일 남서부 슈바르츠발트, 즉 '검은 숲'에서 시작된다. 브레게와 브리가흐라는 두 줄기 샘이 도나우에싱겐 마을 근처에서 하나로 합쳐지며 비로소 강의 형태를 갖추는 것이다. 오늘날 이곳에는 돌로 만든 아담한 못이 조성되어 수원지임을 기념하고 있다.' '다뉴브강은 장거리 미사일과 인공위성 그리고 핵 확산 위협이 뒤엉킨 21세기의 거대한 위기 속에서 어쩌면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존재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포성이 잦아든 뒤에도, 다뉴브강 연안 국가들에게 이 물길을 관리하기 위한 협력 기구는 여전히 생존의 문제이자 필수적인 과제로 남을 것이다.' 내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다뉴브강은 유명한 음악 <다뉴브강의 잔물결>의 제목에 들어있는 이름으로만 기억이 될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뉴브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갠지스강의 물은 히말라야산맥의 강고트리 빙하에서 시작된다. 이 거대한 산맥은 약 5,500만 년에서 3,500만 년 전 사이, 현재의 아라비아와 남미, 인도 등을 포함했던 곤드와나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남아시아 대륙판이 북미와 유럽이 속한 로라시아 대륙판과 충돌하며 솟아올랐다.' '힌두교의 성스러운 일곱 강 중에서도 가장 신성한 갠지스강은 '어머니 강가'의 살아 있는 화신이다. '신들의 거처'라 불리는 빙하 지대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소의 입'이라 불리는 동굴을 통해 바기라티강으로 쏟아지는 광경은, 저 유명한 블루나일의 기원보다도 훨씬 신비롭고 명성이 자자하다. 갠지스강 유역은 인류 정신사의 거대한 용광로와 같아서, 세계종교의 두 축인 힌두교와 불교가 바로 이곳에서 태동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강들의 이야기에 빠져 들다 보니 언젠가는 꼭 한 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템스강, 미시시피강,  니제르강, 양쯔강을 소개하는 내용도 고대 인류문명의 시작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강들에 얽힌 이야기들로 5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방대한 양에도 놀랐지만 저자가 일곱 개의 강 이야기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게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도 나는 또 한 번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강과 함께 시작된 인류문명은 언제까지나 강을 배제하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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