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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혁명의 시대, 사피엔스의 마지막 항해
김도열 지음 / 청년서관 / 2026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의 내용 중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핵심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가 여는 글에서 남긴 글을 옮겨본다. "기계가 효율적인 정답을 내놓을 때, 우리는 그 답이 과연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지 묻는 '가치의 심판관'으로 남아야 합니다. 기술이 정답을 제시할 때 질문의 주권을 결연히 거머쥔 인간만이 비로소 기술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하는 자가 시대를 지배하고, 대답하는 자는 결국 시스템의 부품으로 종속될 뿐입니다." 질문하는 자가 시대를 지배한다는 말에 나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 책에는 세상에 모습을 처음 드러냈던 다양한 제품의 등장에 인간이 나타낸 반응과 거기서 우리가 깨쳐야 할 핵심은 무엇인가에 대한 저자의 주장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 중 정말 기가 막혔던 것은 다름아닌 영국에서 만들었던 '적기조례'였다. 붉은 깃발을 든 사람보다 자동차가 앞서가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 '적기조례(Red Flag Act)'라 불린 이 악법은 안전이라는 명분 아래 혁명의 발걸음을 늦추게 했고, 그 대가는 세계 산업 패권의 상실이라는 혹독한 형태로 돌아왔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AI라는 페라리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들며 "너무 빠르니 천천히 가라."고 소리치는 기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운전대를 잡고 내비게이션을 따라 새로운 대륙으로 향할 것인가. AI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와 윤리적 논의는 분명히 필요하다. 마치 오티스가 발명한 엘리베이터 안전장치처럼, 기술이 폭주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안전벨트는 갖추어야 한다.
'너무 많은 책은 뇌를 썩게 한다.'는 500년 전의 경고는 틀렸다. 책은 뇌를 썩게 한 것이 아니라, 뇌를 사용하는 방식을 바꿨을 뿐이다. 지금의 AI와 디지털 문명 또한 우리의 뇌를 퇴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사고방식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단순 암기와 정보 습득의 시대를 지나, 정보의 맥락을 이해하고 질문을 던지는 '통찰의 시대'로.
'바보상자'가 우리를 바보로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인류는 새로운 미디어를 처음엔 항상 '독'이라고 불렀지만, 결국 그것을 '도구'로 길들여왔다. 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숏폼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그 속도에 휩쓸려 스스로 생각할 틈을 포기하는 우리의 태도일 것이다. TV를 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TV를 켜고 무엇을 보느냐였던 것처럼. 세상에 처음 등장하는 많은 제품들이 초기에는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다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세상을 바꿔놓게 되었다는 사실이 이 책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증명이 되었다.
AI혁명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길일까? 저자는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류가 만든 가장 정교한 도구일 뿐이다. 그것이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르네상스를 여는 열쇠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기계보다 더 인간다워지는 길을 택해야 한다. 거울 속의 기계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거울을 닦아내고 그 안에 비친 우리 자신의 가능성에 신뢰를 보내야 한다. 인간의 자리는 기계가 남겨준 여백이 아니라, 기계라는 토양 위에서 피어나는 가장 향기로운 꽃이기 때문이다."
챗GPT의 등장 이후 다양한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구글로 검색하던 일상이 이제는 챗GPT등의 생성형AI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검색을 대행하는 것으로 많이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생성형 AI를 외면하고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갈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정보의 맥락을 이해하고 질문을 던지는 '통찰의 시대'에 잘 적응을 해야 하는 때가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증기기관, 자동차, 전등, 전화 등 인간 세상에 처음 등장한 다양한 제품에 얽힌 일화를 통해 신제품이 일상화되기 까지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AI혁명 시대에 우리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