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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
법상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고등학교를 불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다녀서인지 나는 실제 믿고 있는 종교는 없지만 불교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편이다. 그래서 대학교 시절부터 스님들이 쓰신 에세이집을 즐겨 읽으면서 마음 다스리기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 책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을 읽게 된 것도 명예퇴직까지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퇴직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어서였다.
이 책의 저자인 법상 스님께서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적고 있다. "부자가 되기보다는 풍요롭게 잘 사는 방법을 선택하려는 사람들, 더 많이 소유하기보다는 더 많이 삶 위에 존재하고자 하는 사람들, 스님들처럼 다 버리고 출가할 수는 없지만 버리지 않고도 마음의 버림을 실천하는 사람들, 몸과 마음의 건강과 조화를 찾는 사람들,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온 세상의 하나됨을 꿈꾸는 사람들, 분별이 만들어낸 일체의 괴로움을 소멸하고 드넓은 한마음으로 깨어남을 꿈꾸는 이들, 그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마음 모아 발원해 본다."
'사실 불교의 무소유는 소유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더라도 본래 소유한 바가 없음을 깨달으라는 뜻이다. 소유물은 그저 인연 따라 오고갈 뿐이다. 내 뜻 따라 오고 가는 것이 아니다. 시절인연이 갖춰져야만 오는 것이지, 아무리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소유를 위해 최선을 다해도 좋다. 열심히 돈을 벌어도 좋다. 다만 소유물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내려놓을 수 있다. 하되 함이 없이 하는 것이다.' 무소유에 대한 올바른 의미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 수 있게 된 것 같다. 소유하더라도 본래 소유한 바가 없음을 깨달으라는 뜻이라는 것. 많은 사람들이 이 '무소유'에 대한 올바른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면 아마 이 세상이 조금은 더 사람냄새가 나는 따뜻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 사는 것이다. 언제나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있는 것'이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보다 '무엇으로 살고 있는가'가 더 의미 있는 질문이 아닐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잘 사는 특정한 '상태'가 아니다. 부자로 사는 것과 가난하게 사는 것 중에 무엇이 잘 사는 것일까? 그것은 겉모습일 뿐이다. 진정 잘 사는 것은 부자와 가난 같은 모양에 있지 않다. 그 겉모습이나 상황, 조건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늘 잘 살 수 있다.' 저자의 잘 사는 것에 대한 생각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겉모습이나 상황, 조건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늘 잘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무위라는 것은 '함이 없다'라는 것이다. 과도한 애씀이나, 억지스러운 노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에 집착은 없지만, 언제나 최선으로 행한다. 이런 행에는 에너지 낭비가 없다. 함이 없이 하게 된다. 마음에 일이 없는 무사인(無事人)의 경지라고나 할까. 금강경에서 말하는 '응무소주(應無所住) 이생기심(而生其心)', 즉 집착하는 바 없이 마음을 내는 지혜의 길이다.' 과도한 애씀이나, 억지스러운 노력이 없다는 '무위'에 대한 저자의 해석은 나로 하여금 감겨져 있던 눈을 뜨게 해준 것 같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이끌고자 한다면 그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놓아주어야 한다. 억지로 쥐고 흔들면 겉으로는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내면은 이미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고 있다. 물론 '놓아준다'가 방임이나 무관심을 뜻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놓아버림과 알아차림이다. 불교 수행에서 강조하는 멈춤(止)과 비춤(觀)의 원리처럼, 내 고집과 욕심을 내려놓고 상대를 가만히 비추어 보는 것이다. 어떻게 해 보겠다는 통제의 마음이 아니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는 태도 말이다.' 회사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내게 리더십에 대한 저자의 사고는 앞으로 내가 팀원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방향이 옳은 것일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과거의 잘못된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과거는 과거일뿐이고 현재에 충실한 것이 더 나은 삶을 향한 올바른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상스님께서 독자들에게 깨우쳐 주신 많은 가르침을 내 삶 속에서 실천을 통해 '부자보다 잘 사는 사람'이 되도록 꾸준히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