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도덕경 수업‘을 읽고서...

노자의 도덕경 수업
이상윤 지음 / 모티브 / 2025년 8월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5,000여 자로 구성된 고전으로 내용은 그리 많지 않아서 처음에 쉽게 접근했다가 내용이 심오해서 이해하기 쉽지 않아서 포기했던 경험이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게 된 <노자의 도덕경 수업>은 저자가 도덕경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깊은 울림을 받았던 구절과 내용을 저자의 시선과 경험으로 풀어낸 글이어서 독자의 시선에서 볼 때 기존에 출간된 노자의 도덕경에 비하면 이해하기가 쉬운 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저자가 남긴 다음의 글은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마음에 새겨야 할 문구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법정 스님이 더욱 정갈한 언어로 표현한 적이 있다. "좋은 책이란 거침없이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진정 깊이 있는 책은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고, 그 구절을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책은 마치 거울과도 같다. 때로는 단 한 구절이 번쩍 눈을 뜨게 하고, 나도 모르게 안이해진 일상을 깨우쳐 준다." 저자에게는 <도덕경>이 그런 책이었다고 한다.


심리학에는 '지식의 저주'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도 당연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전문 지식이 많을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진다고 한다. 이 현상이 위험한 이유는, 어떤 지식을 알고 나면 그것을 모르던 상태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지 편향이 생기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감 결여 현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나도 간혹 이런 경향이 있는데 주의해야 할 것 같다.


공자 역시 우리에게 무릎을 탁 칠만한 가르침을 준다. 그는 제자에게 말한다. "너에게 앎에 대해 가르쳐 주겠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앎이다." 기가 막힌 말이다. 평생 앎을 추구한 공자가 제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가르침이 아닐까? 그야말로 무언가를 알게 될수록 오만해지는 마음을 잡으라는 스승으로서의 훌륭한 지도였다. 이 글을 읽다가 중학교 때 어느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되지 잘 모르겠다고 하지 말라."는 말씀이었다. 그 날 한 학생에게 질문을 하셨을 때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했을 때 선생님께서 그럼 아는 데까지만 이야기해 보라고 하셨는데 그제서야 그 학생이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해서 박장대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는 종종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 사이에서 갈등과 고통을 겪는다. 하고 싶은 욕망이 강할수록 이루지 못했을 때의 괴로움은 더 커진다. 그래서 노자는 '무위자연'을 강조했다. 지나치게 강한 기준이나 욕망이 있다면, 그것을 조금 내려놓으라는 뜻이다. 삶의 흐름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맡기라는 말이다. 만약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노자의 가르침에 따라 '무위자연'을 실천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보다 풍요롭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