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기본
오카모토 유이치로 지음, 이정미 옮김 / 로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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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은 후 책을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내가 철학을 어렵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윤리 교과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당시 윤리 교과서에는 유명한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 구체적인 서술보다는 간략한 언급만 있었기 때문에 수업시간이 지루하기만 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철학관련 서적 몇 권을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그 후로는 매년 철학관련 서적도 몇 권씩 꾸준히 읽고 있다. 

내가 이 책 <철학의 기본>을 읽게 된 이유는 철학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도입부에서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모두 10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장_인간(Human)_인간이란 무엇인가?
2장_지식(Knowledge)_무엇을 알 수 있는가?
3장_도덕(Moral)_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4장_행복(Happiness)_무엇을 원해야 바람직한가?
5장_종교(Religion)_무엇을 믿어야 할까?
6장_세계(Universe)_세계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다.
7장_자연(Nature)_자연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8장_제도(Institution)_보이는 제도, 보이지 않는 제도
9장_사회(Society)_타인과 어떻게 공생할 것인가?
10장_역사(History)_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철학의 핵심은 '개념'에 따라 세상이 어떻게 달라져 보이는가에 있습니다. 철학의 안경(개념)을 쓰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이 나타납니다. 그 개념(사고의 안경)이 없었다면 아마 몰랐을 세상이지요. 개념이라는 말에 익숙하지 않으면 철학을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의미를 이해하고 나면 구체적인 이미지가 머릿속에 펼쳐질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과의 조우가 철학으로 가능해지지요. 어떤 세상이 나타날지 기대해도 좋습니다.'

'철학사는 플라톤에서 유래했는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유래했는지에 따라 크게 둘로 나뉩니다. 이를 일반화하면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대립으로 정리할 수 있지요. 이성주의와 경험주의의 대립은 각 시대에 따라 특유의 형태로 나타났지만, 기본적으로 이 대립의 반복이 곧 철학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철학자의 생각을 이해하려면, 역사적 관계와 시대 배경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철학자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기만의 독자적인 이론을 형성해 나갑니다. 이 점을 알지 못하면 철학을 깊이 이해하기란 불가능하지요. 독자적인 이론으로 보였던 철학자의 사상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받은 영향과 빌려온 개념 등을 보려는 시도는 철학사를 이해할 때 매우 중요한 관점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철학관련 서적을 몇 권 읽어보기는 했지만 철학사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한 편이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을 보는 관점을 다시 정립할 수 있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근대적인 인간 중심적 사고는 니체가 선언한 '신의 죽음'으로 야기되었습니다. 혹은 니체 자신도 말한 바 있듯이 인간이 '신을 죽임'으로써 인간 중심적 사고가 성립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요. 근대 이전 '신'이 중심이었던 세계에서 인간이 신을 죽이면서 근대적인 인간 중심적 사고가 성립한 것입니다.'

나는 최근에 스토아학파의 철학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다른 학파의 사상에 비해 매우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스토아학파를 창시한 제논은 인간들에게 '자연에 순응하며 살라'라고 말했는데 스토아학파의 '자연에 순응하며 살라.'는 말은 '이성(로고스)'에 따르는 삶을 뜻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결코 자연을 감정적으로 대하라는 말이 아니라 온갖 정념을 배제한 채 금욕적으로 살아가는 태도를 가리킨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하다 보니 개별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내용을 담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들었다. 철학의 기본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철학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전반적으로 다루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개별 학파 또는 철학자 개인의 사상에 관한 책들도 읽으면서 철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철학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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