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할 틈이 없는 무덤 관리인의 하루
한수정 지음 / 희유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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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읽고 제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괴담을 듣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TV에서 방송했던 '심야괴담회'를 시즌 1부터 시즌 4까지 거의 빼놓지 않고 시청을 했을 정도다. 게다가 작년 말에는 유튜브로 괴담 방송을 즐겨 보기도 했을 정도로 괴담을 듣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혹시 괴담을 담은 것인가하는 호기심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의 내용은 괴담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수영'은 갑작스럽게 유일한 가족이던 삼촌을 잃게 되었고, 이 소설은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장례비를 갚을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장례식장 근처 공동묘지에서 붙인 구인 광고를 보게 되는 '수영'. 700만 원에 육박하는 장례비를 치를 방법이 없어 고민하던 수영에게는 아르바이트인지 정규직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상복차림으로 면접을 보러 간 '수영'이 면접에서 합격하여 '무덤 관리인'으로서 3개월 간 수습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주간조, 야간조, 특별조를 돌아가면서 한 달 간의 수습과정을 거치면서 무덤에 찾아오는 다양한 방문객들, 그리고 무덤 관리를 하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이 아주 재미있게 잘 그려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 중 특이한 고객이 둘 나오는데 하나는 도깨비불 씨, 다른 하나는 소복 씨이다. 처음에 나는 이게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의아하기는 했지만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책을 한참 읽어 나가다 보니 야간에 무덤 근처에서 나타나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들이 등장하게 된 이유를 알고 나니 그제서야 '아!'하는 탄식이 나왔다. 


선배들로부터 각 조마다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업무를 신입직원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일을 야무지게 잘 해내는 '수영'에 대해 소장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좋게 평가를 내렸다. 현재 나도 한 회사에서 팀장을 맡고 있지만 이런 신입사원이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일을 똑 부러지게 잘 처리를 했고, 무덤을 찾아오는 고객들에 대해서도 응대를 야무지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신입사원 시절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결국 '수영'은 3개월 간의 수습기간을 잘 마쳤고, 정직원으로 채용이 결정되었다. 3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소설이어서 부담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된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수습 사원인 주인공 '수영'의 직장 생활을 보면서 직장인인 독자라면 자신의 수습 사원 시절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덤 관리인의 하루라고 해서 괴담도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괴담은 없더라도 무덤 관리인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장소만 다른 직장인으로서의 소소한 일상을 읽을 수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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