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철학자들 - 자연에서 배운 12가지 인생 수업
신동만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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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의견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평소에 TV를 많이 보지 않는 편이다. 야구 시즌에는 야구중계를 보거나 아니면 간혹 영화를 보는 정도다. 그리고 자연 다큐멘터리를 가뭄에 콩나듯 보는 정도인데 이 책 <야생의 철학자들>을 읽다보니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PD와 작가 등 관련 스텝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새삼 알게 되었고 앞으로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많이 시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자연에서 배운 12가지 인생수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12가지 인생수업은 다음과 같다. 준비, 적응, 기다림, 끈기, 신뢰, 기적, 선택, 관계, 관심, 시선, 포용, 잠시 멈춤 등이다. '황조롱이 같은 맹금류의 치열한 사냥 준비는 감탄을 자아낸다. 쥐가 들락거린 흔적을 발견하면 쥐구멍이 보이는 공중에서 정지비행(호버링)을 하면서 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다가 쥐의 움직임이 포착되면 비행 높이를 낮춰가며 정확히 겨냥한 다음, 하강 공격에 나선다.'


저자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들 사이에서 어떠한 기획으로 경쟁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현장 경험이다. 경험이 쌓이면서 야생을 보는 안목도 차츰 넓어졌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와중에도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동물을 접하면 왜 이런지를 고민하고 궁금하면 전문가를 만나서 의견을 듣는다. 그럴 때마다 항상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신 감독님은 어떻게 이런 동물행동을 알게 됐어요? 우리도 잘 모르는 사실인데요."' 이렇게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을 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ChatGPT 등의 생성형 AI가 워낙 발달해서 굳이 전문가를 찾아서 질문할 필요성이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질문하는 자세는 언제나 중요하게 인식될 것이다.


'살아가는 터전을 스스로 바꿀 수 없다면 적응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기후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는 주변의 물리적 환경에도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 모든 생명은 주변의 조건에 몸을 적응시킨다. 그래야만 자신을 보호하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군생활을 우리나라에서 겨울에 가장 춥다고 하는 철원에서 했다. 2년 6개월간의 군 복무를 하면서 처음에는 추워서 고생을 했지만 서서히 강추위에도 적응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전역을 하고 고향인 대구에서 생활할 때는 영하 5도만 되어도 왜 그리 춥게 느껴지던지? 사람이나 동물이나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살아간다는 말이 옳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도 예외가 아니다. 어떤 식물은 산성 토양에서 자라느냐 아니면 알칼리성 토양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꽃의 색이 달라진다. 자라는 조건에 맞게 적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산에 서식하는 산수국이다. 이름에서부터 생태가 드러난다. 산에서 자라고 물을 좋아하는 국화라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야산을 오르다 보면 약간 습한 곳에서 산수국을 심심치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살고 있는 사회에 적응되어 있다. 새로운 환경에 가면 그에 맞는 적응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적응으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 산을 좋아하고 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혹은 어쩔 수 없이 높은 산과 깊은 물에 가야 한다면 우선은 적응에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살필 일이다.'


'낯선 사회에 적응한다는 건 어려움을 동반한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잘 녹아들어야 그 사회의 진정한 일원이 될 수 있다. 또 현지의 관습과 법도를 따를 때 적응 속도도 빨라진다. 원하는 것을 빨리 얻으려고 하기보다 우선 그 사회에 어떻게 적응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느린 것 같지만 그것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다.' 나는 직장생활을 한 지 올해로 30년차인데 여러 부서와 지사무소를 다녔지만 다행히 빠르게 잘 적응을 해서 지금껏 한 직장에서 생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변에 다른 동료 직원들 중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구의 순환에 문제가 없다면 같은 식물은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운다. 그 꽃을 만나려면 그 결정적 시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예정된 시기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진득하게 기다려야 한다. 급하게 서두른다고 미래의 시간이 현실이 되지는 않는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하지만 곧 일어날 일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그래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야생은 정해진 시간표를 충실히 따르는 착한 모범생이다.' 최근 이상 기후로 인해 봄이면 해마다 열리는 벚꽃축제 등이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인간의 지나친 자연 개발로 인해 지구가 황폐해지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우려가 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PD를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이 정말 힘들게 작업을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시청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1시간~2시간 정도의 시간이지만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이 몇 년씩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하는 분들이라고 감탄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연에서 배운 12가지 인생수업'을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도 적용한다면 큰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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