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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혁신을 불러오는 힘, 질문
권영범.신일용 지음 / 샘터사 / 2025년 1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책을 읽고 제 느낌을 담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궁금한 게 많았는지 부모님께서 나의 질문에 대답하는 게 귀찮아 할 정도로 질문을 많이 했다는 말을 들었다. 궁금한 것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 국민학교 다닐 때 백과사전 전집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우리 집에는 백과사전 전집이 없었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어도 바로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은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스마트폰 또는 PC에서 인터넷 접속해서 확인하면 되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백과사전 외에는 궁금증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나의 이런 태도는 학창시절에도 여전했는데 수업시간에 궁금한 게 있으면 선생님께 꼭 질문을 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에게 나때문에 수업이 길어진다는 항의를 많이 받게 되었고, 결국 나는 다른 방법을 찾게 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복도에서 선생님께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여하튼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나의 태도는 지금도 여전하다. 저자 특강을 들을 때도 꼭 한 가지 질문은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책 <조직의 혁신을 불러오는 힘, 질문>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에 상당 부분 공감을 하게 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읽었다.
글로만 쓰여진 답답한 구조의 책이 아니라 만화로 되어 있어서 빠른 시간에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내용도 알차고 그림이 곁들여 있어서 이해하기 더욱 쉬워서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말하는 새로운 세대와 원만하게 지내기 위한 조언을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명심했으면 좋겠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일방적인 의사소통 방식에서는 앞으로의 사회를 책임질 새로운 세대가 열정을 가지고 자발적, 창의적으로 일하기 힘들다. 기성세대는 납득하지 못해도 지시대로 일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문화에 익숙한, 양적 성장의 시대에 살아남은 세대다. 그러나 새로운 세대에게 전통적 위계질서만을 강요한다면 진심으로 일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납득해야만 제대로 일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모든 조직원에게 모든 질문이 허용되고 활발한 토의가 가능한 조직만이 살아남으리라 생각한다."
잘 나가던 세계적 대기업 엔론의 파멸, 대한항공 801편의 괌 추락사건, 버마 전선에서 괴멸된 무타구치 렌야의 부대, 세 사례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모두 해야 할 질문들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해야 할 질문들을 하고 있는가? 혹시 당신이 경영자나 관리자라면 마음을 열고 사람들의 질문을 듣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찔리는 구석이 없다면 경영 또는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질문에 조금은 찔리는 구석이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안 되는 회사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회의를 자주 한다. 둘째, 많은 인원이 회의에 참석한다. 셋째, 회의 자료를 만드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쓴다. 넷째, 회의가 길다. 다섯째, 회의에 질문이 없다.' 이 내용을 보다 보니 우리 회사도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잘 되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잘못된 회의 문화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해법은 다음과 같다. "직장에서도 행복해야 한다. 직장과 가정이 행복한 다음에야 균형이고 뭐고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조직 문화가 변해야 한다. 자존과 자기 실현이 가능하도록 나이와 계급이 아닌 의견 자체의 가치가 존중될 때, 직급에 상관없이 발언할 수 있고 조직이 이를 경청할 때, 비로소 인간은 직장에서 상위 욕구의 만족을 경험할 수 있다."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조직은 사람을 아끼지 않는 어둠의 조직이다. 문제를 감추기 위해 질문을 막고, 질문을 막으니 문제가 더 커지고, 그렇게 더 커진 문제를 감추려면 더욱더 질문 따위는 용납할 수 없다. 전형적인 어둠의 악순환의 고리에 들어서는 것이다. 그러니 자유로운 질문을 허하라!'
'바라는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 상대방의 지혜를 구하려 하지 않는 질문...'닫힌 질문'이다. 닫힌 질문은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다. 질문자의 의도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반면 '열린 질문'은 진심으로 문제의 해결에 초대한다. 열린 질문은 창의성을 자극해 가치를 생산한다.'
이 책에는 대한민국 기자들의 부끄럽기 짝이 없는 민낯을 여과없이 볼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다. '2010년 G20 정상회담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식에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연설이 있었다. 연설을 마친 그는 돌발 제안을 했다. "한국은 주최국으로서 완벽하게 행사를 준비했더군요.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여기 계신 한국 기자분들께 특별히 먼저 질문을 받겠습니다.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자) 아~질문은 한국어로 하셔도 됩니다. 훌륭한 통역사들이 도와줄 테니까요. (그 후에도 아무런 질문이 없었다.)" 결국 그날, 한국 기자는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기자들이 질문을 하지 않은 데는 질문하는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 책의 핵심을 요약한다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진정한 회사 생활의 행복은 의견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자유롭게 경영진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조직 문화에서만 가능하다. 질문은 단순히 질문으로 끝나지 않는다. 질문하고 응답하며 조직의 문제 의식과 책임을 공유한다. 납득할 수 있는 조직의 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