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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장의 참극 ㅣ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평점 :
나는 추리만화를 좋아해서 '명탐정 코난', '소년탐정 김전일', '탐정학원Q'등의 일본 추리만화를 즐겨봤다. 그런데 책으로 읽은 게 아니라 주로 만화영화를 통해서 봤는데 이번에는 책으로 읽게 되어 감회가 남달랐다.
만화영화로 볼 때 소년탐정 김전일은 늘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이번에 읽게 된 '미로장의 참극'에서 사건을 풀어가는 당사자가 바로 소년탐정 김전일의 할아버지인 '긴다이치 고스케'이다.
이 책의 저자인 요코미조 세이시는 역대 일본 최고의 미스터리로 선정된 <옥문도>를 비롯하여 <이누가미 일족>, <팔묘촌>, <여왕벌>, <악마의 공놀이 노래> 등 긴다이치의 활약상을 그린 걸작들을 차례로 발표했다고 한다. 그가 창조해 낸 긴다이치 고스케는 일본의 국민 탐정으로 불린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저자는 1981년에 영면하여 더 이상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는 없게 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이 된 '명랑장'은 도카이도선 후지역에서 도호쿠 쪽으로 1리 남짓 떨어진 곳에 있다. 명랑장은 경계를 강화할 필요성에 따라 설계된 것으로, 저택 내에는 곳곳에 회전 벽이나 빠져나갈 탈출구가 있다고 하며, 뜰에 심어진 나무 하나하나에도 몰래 들어온 자객의 저격에 맞설 수 있도록 사각지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즉 뜰을 산책하는 사람이 어떤 각도에서도 보이지 않도록 정교하게 나무가 심어져 있었던 것이다.'
<미로장의 참극>은 1950년대에 <미로장의 괴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중·단편을 '요코미조 붐'이 한창이던 1976년 장편소설로 새롭게 써서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메이지 시대에 급격한 신분 상승을 이룬 후루다테 다넨도 백작의 이야기와 그의 욕망과 자기만족이 응축된 저택 명랑장에 대한 서술로 시작한다. 그리고 3대에 걸친 백작가문의 추악한 행적과 비참한 몰락이 담당한 지역 서사처럼 기술된다.
긴다이치 고스케가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은 쇼핑백 속에 들어있던 수첩 속의 전보 때문이었다. 그 전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건 발생 바로 명랑장에 오시오. 시노자키 신고." 전보를 받고 서둘러 명랑장으로 간 긴다이치 고스케. 그는 그 곳에서 또 하나의 살인사건을 접하게 되면서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작품은 전후 일본 사회의 붕괴에서 비롯된 범죄를 본격 추리소설의 틀로써 풀어가는 긴다이치 시리즈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의외로 퍼즐 미스터리적인 면이 많지 않은 편이라고 추리소설 평론가인 장경현 선생은 이야기하고 있다. '밀실 살인', '기묘한 시신 설정', '비밀 통로', '사라진 과거 인물' 등 전형적인 퍼즐 미스터리 요소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읽기 시작하면 결말이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재미가 가득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또 다른 긴다이치 시리즈를 하나씩 시간날 때마다 읽어야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고, 앞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