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르크스 자본론
시라이 사토시 감수,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4년 9월
평점 :
'마르크스는 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상품을 자본주의 경제의 주요 구성요소로 보았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모든 부가 상품화된다. 이것이 '자본론'의 출발점이다. 상품은 단순히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서 자본주의 사회 특유의 기능을 지닌다고 마르크스는 정의했다. 그는 상품을 분석하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한다.'
'마르크스는 "노동은 추상적 인간노동이라는 속성을 통해 상품가치를 형성한다."라고 말했다. 즉, 상품은 다른 상품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만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상품은 사회적 가치의 결정체지만, 상품에 가치를 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른 상품의 가치와 비교하고 교환해야 한다. 마르크스는 다양한 상품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사회적 가치의 실체를 인간노동의 생산물로 설명했다. 사회적 가치는 상품이 실제로 판매되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다.'
'마르크스는 자본가의 탐욕을 단지 사적 도덕성의 문제로 간주하지 않았다. 자본가는 자본 운동의 주체로서 자본이 인격화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탐욕은 자본의 무한한 가치증식 욕망에서 비롯된다. 사실 자본이 주식회사나 주식 소유 등을 통해 탈인격화하더라도 자본의 탐욕은 변함없다. 마르크스는 자본가를 '의사와 의식을 부여받은 자본으로 기능하는 존재'라고 묘사했다. 자본가는 벌어들인 돈으로 사적 욕망을 채우기도 하지만, 순수한 자본의 운동은 증식한 모든 가치를 재투입하여 가치증식을 더욱 극대화하라고 지시한다. 자본가에게는 풍요를 누리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최대 이익을 내는 것이 자기 목적화된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자본론'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동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마르크스는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만나 친구가 되었고,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공통된 견해를 공유하며 자주 소통했다. 마르크스의 재능을 믿었던 엥겔스는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자본론'의 완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마르크스는 "표준 노동시간에는 노동가치가 낮기 때문에 충분한 임금을 받으려면 더 많은 임금을 주는 규정 외 시간에 일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썼던 시대부터 노동자는 얼마 안 되는 추가수당을 받기 위해 연장근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자본가에게 제공하는 노동량보다 받는 임금의 차이에 더 관심을 두게 되는 노동자의 가혹한 현실은 지금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마르크스의 이러한 주장과는 자못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워라밸'을 강조하면서 돈 더 받지 않아도 되니 쉬고 싶다는 MZ세대가 출현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성공하고 이익을 얻으면 그 기업에 소속된 노동자도 부유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다수 자본주의 국가에서 빈부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이 축적될수록 노동자의 처지는 악화하는 현상을 '궁핍화 법칙'이라 명명하며, 자본가 계급은 '부의 축적', 노동자 계급은 '빈곤의 축적'이 필연적으로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일하고 싶어 하는 다른 노동자와 경쟁할 수밖에 없고, 자본가는 '저임금에도 일하려는 노동자는 얼마든지 있다'며 임금을 올리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기업은 거대해지고 세계화하며 자본의 독·과점이 진행된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자본주의 발전의 궁극적인 상황 너머에서 혁명이 기다리고 있다고 예견했다. 자본주의 사적 소유의 종말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면, 민중이 봉기하여 소수의 독점 자본가로부터 부를 되찾고 노동자 중심의 사회를 실현할 것이다. 이 예측이 맞다면 먼저 영국에서 노동자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한 체제들이 잇달아 붕괴했지만,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마르크스의 예측이 맞지 않아서 자본주의가 붕괴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정말 다행스런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자본주의도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50년 전에 현대 사회가 갖게 될 경제문제를 미리 간파했다는 점에서 마르크스가 참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이 현대 사회에 비쳐보면 다소 맞지 않는 점도 물론 있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 등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