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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어떻게 살 거냐고 - 찬란한 생의 끝에 만난 마지막 문장들
한스 할터 지음, 한윤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몇 년 전 나는 양친을 모두 여의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아버지 병간호를 하다가 무리하셔서 뒤늦게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한 달간 투병을 하시다가 돌아가셨고, 아버지께서도 간경화 등으로 투병을 하시다가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6개월 뒤 돌아가셨다.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나는 두 분 모두 임종을 보지 못했다. 그게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부모님 두 분 모두 병원의 병상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삶의 마지막을 제대로 정리도 못하셨기에 더더욱 아쉬운 마음이 크다. 이 책에는 3,000년 이상의 인류사에서 너무나 친숙하고 잘 알려진 유명 인사들의 유언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머리말에서 '죽음'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은 그 나팔을 미리 불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예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죽음은 우리에게 최소한 '마지막 말'을 남길 시간만큼은 반드시 부여한다."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예언 중에서 몇 가지만 언급해보고자 한다. 80세의 나이로 죽음에 이르게 되자 부처는 수백 명의 신자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통하여 화합과 인내를 강조했다. "스승이 떠나게 되면 너희는 우리에게 스승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말거라. 내가 너희에게 전한 가르침과 규칙이 나의 죽음 뒤에 너희의 스승이 될 것이다. 태어나는 모든 사물은 덧없으며 언젠가는 죽음에 이른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 닿았고 내가 같은 길을 걷고 싶은 사람의 유언은 다름아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유언이다.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일을 다 한 것 같구나." 세상을 떠날 때 이렇게 후회없이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플라톤의 유언은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어느 누구도 죽음이 무엇인지 모른다. 죽음이 인간에게 있어 그 어떠한 것보다 위대한 것이 아닌지 또한 알 수 없다. 하지만 인간은 죽음이 가장 거대한 죄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 책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유언이 소개되어 있다. 하지만 그 유언은 대개 그렇게 길지 않고 한 두 마디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삶을 마감할 때 나는 어떤 말을 남길 수 있을까? 나는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유언과 같이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일을 다 한 것 같구나."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으면 좋겠다.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한다면 나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길지 않은 셈이다. 남은 삶을 알차게 살고 세상을 떠날 때 후회없는 삶을 살았음을 회고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내 앞에는 수많은 유혹이 있겠지만 부당하거나 불의한 일에는 동조하지 않고 독야청청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나고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