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만난 경영지혜 - 리더는 나무에서 배운다
김종운 지음 / 예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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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에서 태어나서 자랐기 때문에 야생화나 나무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겨우 구분할 수 있는 나무라고 해봐야 소나무, 잣나무, 버드나무 정도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대학에서 나무를 전공했고, 산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대학 전공을 살려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을 취득했다고 한다. 주변에 나무가 많이 있지만 봐도 어떤 나무인지 구분을 못하는 나는 이 책을 통해 기본적인 나무 공부를 해보려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다. 사시사철 늘 푸른 게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내 가치관과 닮아서 그런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나라마다 소중히 여기는 나무들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단연 소나무의 나라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소나무를 통해 생각해 보는 바람직한 리더십으로 저자는 솔선수범과 희생정신을 들고 있다. "매일매일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는 경영자들이지만 혹시 약간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 이들 소나무 숲을 한번 찾아보면 어떨까? 솔선수범과 희생정신, 그리고 후대를 양성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자연의 장엄함 속에서 겸손해야 함을 깨우치고 바람직한 리더로서의 자세을 한 번 더 가다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상나무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사는 나무이면서 그 와중에도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의 고산지대에서만 살고 있다고 한다. 구상나무의 고귀한 자태는 겨울에 더욱 빛나기는 하지만 여름, 가을의 구상나무도 그 멋스러움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다. 푸른 잎은 소나무의 정기에 못지않고, 특히 럭비공을 닮은 열매는 하늘로 꼿꼿이 서서 한껏 자존심을 세운 모습이다. 구상나무는 이식했을 때 뿌리를 잘 내리지 않는 단점이 있다. 구상나무 뿌리는 균근(菌根)을 형성해서 살아가는데, 뿌리의 흙을 털어 없애면 뿌리의 기능이 쉽게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뿌리가 잘 내려야 튼튼히 자란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뿌리는 비전, 즉 본질적 역할에 있다. 비전이 명확하고 튼튼해야 기업을 둘러싼 외부의 거센 바람 속에서도 그 기업을 꿋꿋이 지켜 낼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나는 밤을 참 좋아한다. 구워서 먹어도 맛있고, 삶아서 먹어도 맛있는 밤은 겨울에 먹기에 딱이었기 때문이다. 밤은 씨앗이라고도 하고 열매라고도 하는데, 엄밀히는 씨앗이라 해야 한다.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서도 소중히 간직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업의 핵심가치라고 하는 것이다. 핵심가치는 밤나무가 가시 금고 속에 소중히 열매를 간직하듯이 기업에서도 소중히 여겨져야 한다. 밤이 싹이 튼 이후에도 껍질을 평생 뿌리에 붙여 간직하고 있듯이 오랜 시간이 흘러도 핵심가치는 쉽게 변하거나 사라져서는 안 된다. 핵심가치는 그 기업이 살아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나뭇잎이 아닌 나무껍질을 활용할 수 있는 나무가 있다. 껍질을 잘 말려서 그냥 편지에 끼워 넣어도 멋스럽고 말린 껍질에 가지런히 편지를 써도 아주 품격 있는 나무가 있다. 바로 자작나무다. 자작나무는 핀란드의 국가 나무이다. 자작나무처럼, 한번 기억 속에 자리한 후 그 기억이 계속 이어지게 하려면 독특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을 만족시키고, 만족한 고객이 계속해 이용하면서 구매를 늘려 나가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추천함으로써 경영성과는 계속 높아지게 된다. 그 단순한 선순환의 고리를 완성시켜 주는 것이 '고객만족'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자작나무와 같이 고객에게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다. 이를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집안에는 엄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래야 가풍이 바로 서고 질서가 잡히기 때문일 것이다. 산에 있는 나무 중에서도 엄한 나무가 있다. 바로 엄나무이다. 엄나무가 어릴 때 가시를 세워 엄격한 규율을 만들 듯 조직도 초기에 그 조직만의 거버넌스가 확립되어야 한다. 물론 나이 든 엄나무가 가시를 내려놓는 것처럼 거버넌스 역시 조직의 성장에 맞춰 변경될 수 있다. 아니 당연히 변경되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한다.

 

 

상수리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종류는 참으로 사람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는 나무들이다. 열매로, 목재로, 땔감으로, 껍질로, 형태도 다양하게 이로움을 준다. 기업은 어떤가? 참나무가 다양한 이익을 안겨 주듯 기업 역시 이익을 만들어야 한다. 경영을 하면서 이익을 내지 못하면 그 기업은 연속성을 가질 수가 없다. GE의 전설적인 CEO 잭 웰치는 "단기 열매를 따 먹지 못하면, 장기 열매를 키울 수 없다. 누구나 단기 관리를 할 수 있고 장기 관리도 할 수 있다. 단, 진정한 경영이란 이 두가지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나무만 해도 소나무, 느티나무를 비롯하여 스무 가지가 넘는다. 이런 나무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기업의 경영과 접목을 시키려고 한 저자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것 같다. 나는 평소 나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각각의 나무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거기 얽힌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인해 아주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앞으로 산에 가거나 주변에서도 나무를 보게 되면 어떤 나무인지 잘 확인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세상에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나무에 대해 좀 더 배울 수 있었고, 나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내겐 큰 소득이 아닐까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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