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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잇다 : 전쟁, 무기, 전략 안내서 - 국제 정세부터 무기 체계, 전술까지 최신 군사 기술 트렌드의 모든 것
최현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3년 9월
평점 :
평소 군사무기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전략무기 관련 서적이나 잡지 등을 간혹 보는 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굳이 다른 관련 서적을 찾아볼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만 제대로 이해한다고 하면 무기체계나 전략 등에 대해 어설픈 전문가보다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두 6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부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부_변화하는 세계
2부_무기 발전의 동향
3부_게임 체인저
4부_현대전과 미래전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용어
5부_세계무기시장경쟁
6부_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준 5가지 교훈
'신냉전이라는 표현은 201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신냉전을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라는 정치 체제 사이의 갈등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권위주의 체제 국가들은 법에 의한 지배, 국제 규범의 준수, 분쟁의 평화적 해결 등 민주주의 체제 국가들이 지키려는 것들을 종종 무시하고 있어 무력 충돌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로 인해 벌어진 전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고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위기 등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늘 전쟁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2부에서 다루고 있는 무기 발전의 동향을 살펴보면 전차 무용론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전차의 효용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리고 지상무기, 항공 및 우주무기, 해상 및 수중 무기를 다루고 있는 2부의 내용에서 우리나라의 무기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각국의 무기 발전 동향을 다방면으로 상세하게 분석을 하고 있어서 흐름을 살펴보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3부에서 소개하고 있는 게임체인저로는 극초음속 무기, 지향성 에너지 무기, 무인시스템 군집 기술과 유무인 협력, 인공지능이 있다. 이 중에서 내가 눈여겨 본 무기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순간적으로 집중된 전자파, 광자, 하전 입자, 음파 등을 특정한 방향으로 방출시킴으로써 목표를 무력화시킨다. 광자는 레이저, 전자파는 고출력 마이크로파, 하전 입자는 입자 빔, 음파는 지향성 음향 무기로 사용된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운동 에너지 무기에 없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빠른 속도다. 둘째, 직진성이다. 셋째, 발사 횟수에 제한이 없다. 넷째, 탄약이나 미사일 같은 물리적 발사체가 없기 때문에 물류 문제가 없고, 초기 도입비가 많이 들되 발사 및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초기 도입비는 많이 들지만 유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내겐 아주 매력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4부에서 다루고 있는 현대전과 미래전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용어 중에서 내겐 '회색지대 전략'이 인상 깊었다. 미국의 국제 전략 문제 연구소는 회색 지대 전략을 '상당한 규모의 직접적인 무력 사용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한 억제와 보장을 넘어서는 노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회색 지대 전략을 수행하는 측은 상대가 전략의 의도와 동기를 알 수 없도록 안건을 가능한 한 잘게 쪼갠다. 이를 '살라미 전술'이라고 한다. 살라미 전술은 단계적,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상대가 인식하지 못하도록 기만하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이 전술의 의도나 목적을 간파했다 할지라도 이에 대한 사전 대응책이 없을 경우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할 때 '회색지대 전략'에 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야할 것 같다.
5부에서 다루고 있는 세계 무기 시장 경쟁에서는 2022년 우리나라의 수출은 9위로 폴란드에서 대규모 주문을 받는 등 우리나라의 무기를 도입하는 지역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소개를 하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서도 우리나라의 무기가 폴란드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 수출되고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6.25 전쟁 때 UN 참전국들의 도움을 받았던 처지에서 무기를 수출하는 입장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에 감개 무량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과거처럼 세계대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적어졌을 지언정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듯 국지전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국가 방위의 중요성은 점차 커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옛말에 '거안사위'라는 말이 있듯이 안전하다고 생각될 때 위기를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억제할 수 있는 탄탄한 국방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는 아직 휴전중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