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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 마케팅의 미래 - 기업가정신이 담긴 마케팅이 온다
필립 코틀러 외 지음, 방영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평점 :
내가 대학교에 다니던 30년 전, 마케팅원론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마케팅은 제품의 생산 이전부터 제품의 판매 이후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과정'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만큼 기업에서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의 방증이 아닐까. 나는 직장생활을 25년 이상 해 오면서 경영관리 업무를 오랫동안 해서인지 직원의 사고방식이 아닌 사장의 사고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책에서는 기업가정신을 접목한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다.
"'직원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오로지 평일에 9시부터 6시까지만 일하길 바라는 사람은 직무기술서를 엄격히 따르고 시간 외 근무를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HR부서는 이제 무난하고 평범한 사람들을 찾지 말고 그런 사람들을 재능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 대체해야 한다.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회사의 특성과 가치, 브랜드에 부합하는, 그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직원들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평범한 사고를 가진 직원들로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가정신의 의미를 바탕으로 이 개념을 마케팅에 적용하는 쪽으로 논의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기회를 보는 안목과 식견에서 마케팅이 시작되고 이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프로세스가 가동되어 고객에게 제공될 솔루션이 도출된다. 브랜드화된 솔루션은 적절한 고객 세그먼트에 눈에 띄게 배치되어야 한다. 이에 더해 여러 경쟁우위를 토대로 차별화 포인트와 해법이 믿을만한 이유가 제시됨으로써 솔루션이 구조화되어야 한다."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선택이 시장에서 인식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활동이 마케팅 캠페인에서 일관되게 실현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판매활동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편 영업 부서는 타깃 시장 세그먼트의 특성을 파악하고 어떻게 경쟁자들에 대비해 제공물(브랜드 포함)을 배치할지 알아야 한다. 제품 차별화와 지원 서비스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주의 깊게 브랜드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견고한 협업은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후지필름과 중국공상은행(ICBC: Industrial and Commercial Bank of China)의 성공은 대부분 성장 마인드셋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성장 마인드셋은 독특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에 집중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미국의 경영사상가 리처드 다베니는 전통적인 경쟁우위 접근법이 더 이상 공격적인 시장 경쟁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성공 기업이 드러내는 전형적인 특징이 협업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관료주의와 구획에 따른 각 부서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협업은 또한 아이디어 단계부터 상업화까지의 프로세스를 단축하는 방법이므로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시장에 제품을 신속히 공급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의 비건 패션 브랜드 마르헨제이(Marhen J)는 상업활동에 협업을 적용한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다. 태국에 진출할 당시 마르헨제이는 삼성전자 매장에서 쇼케이스를 마련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패션과 기술의 경험을 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브랜드들이 서로를 지원했고 고객들의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았기에 가능했던 캠페인이었다." 협업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도 수많은 협력업체들과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담당하고 있는 팀에서도 협력업체 지원을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지원 컨설팅'을 실시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 더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서도 이런 협업은 국가적으로 보편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Part 1. 옴니하우스 모델에서 시작해서 Part 17. 사후 운영의 탁월성으로 끝이 난다. 과거와는 마케팅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는 것을 파악하고 기업가정신을 담은 마케팅을 도입해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의 핵심을 정리한다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협업이 필수인 시대가 왔다. 고객들이 매우 똑똑해졌다. 이분법적 구조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견고한 전략과 전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재가 중요하다. 조직 안팎에서 통합해야 한다. 기술 중심의 마케팅 시대가 왔다. 운영의 유연성이 핵심이다. 메타버스가 출현했다. ESG 기준의 적합성이 증가했다. SDG의 데드라인이 임박했다. 공유와 순환 경제의 시대가 됐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기업가 정신을 담은 마케팅이 마케팅에 대한 해답이 아닐까 싶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기업가형 마케팅은 혁신을 옹호하며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경영 활동으로 사실상 조직과 주주들을 위한 가치를 높여준다. 이 새로운 유형의 마케팅이 마치 기업가의 활동처럼 보인다면,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이 마케팅 관리방법이 위험을 감수하는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결과를 지향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추구하고 항상 개선할 기회를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잠재성이 넘쳐나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가형 마케팅을 기회로 활용할 때가 됐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평소 마케팅에 대해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기업가 정신을 담은 마케팅이 널리 확산된다면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 세상이 좀더 활력이 넘치는 세상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존에 출간된 마케팅 관련 서적에 비해 이 책은 독자들이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쓰여져 있어서 마케팅에 대한 관념을 새롭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마케팅에 관심있는 독자들이 읽어본다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면서 일독을 권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