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과 작별하는 심플 라이프
제시카 로즈 윌리엄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모으기를 좋아하셨던 아버지를 보면서 자라서인지 나도 버리는 데는 영 서툰 것 같다. 책을 읽고 리뷰쓰는 걸 좋아해서 다양한 서평단 활동과 출판사 리뷰어로 수년 간 활동을 하다보니 받은 책들이 많아서 집 곳곳에 책 묶음이 넘쳐나고 정리를 해야지 하면서도 몇 십권씩 나눔하기도 수차례 했지만 그래도 아직 책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도 이제 넘쳐나는 책도 정리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은 큰 행운이었다는 생각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지금부터라도 내 주변의 책부터 정리를 해봐야겠다는 동기부여를 해준 책이 바로 이 책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시작 부분에서 먼저 자신의 하루를 원그래프로 그려볼 것을 권하고 있다.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면 어디로 가는지도 알 수 없다. 변화의 시작이자 핵심은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우선 원을 그리고, 그것이 하루의 삶이라고 상상해보자. 어떻게 원을 나눌까? 일, 가족, 쇼핑, 친구 만나기 등 주기적으로 하는 일에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지 나눠보자. 또 다른 원을 그리고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나누고 싶은지 생각해보자. 두 원을 비교해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우리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기에 시간이 없는 것처럼 느낀다.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쓸 줄 모른다.' 이 문구를 보면서 나도 뜨끔한 느낌이 들었다.

 

 

'인생에서 변화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때로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느라 나 자신을 잊어버린다. 우리는 자신을 혹사해 더 이상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번아웃을 부추기는 세상에 살고 있다. 심각한 불안, 우울, 자살률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가치 기준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준다. 무엇이든 무너져야 다시 세울 수 있다. 무너지는 것은 부끄러워 할 일도, 나약한 일도 아니다. 무너지는 것이란 우리가 더 나은 것을 위해 성장할 준비가 되었다고 스스로에게 알리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무너질 권리가 있다.'

 

 

'물건을 버릴 때 가장 힘든 것은 내 인생의 물건과 다른 사람에게 부여한 가치와 나 자신에게 부여한 가치를 분리하는 일이다. 물건, 사람, 정체성은 당연히 소중하게 여겨야 하지만, 삶의 중심에는 항상 내가 있어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지금도 깨달아가는 중이다. 감성적인 물건을 버리면서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때쯤 내 삶에 가치를 더하는 것과 더하지 않는 것을 자신 있게 구분할 수 있었다. 그러자 자존감이 높아졌고 계속 삶을 정리해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삶을 진정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면 계속 도약해야 한다.'

 

 

'집을 정리하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죽을 힘을 다해 한번에 전부 정리하는 것이다. 물건을 모아두는 성향에 따라 몇 주가 걸릴 수 있지만, 전 세계가 사랑한 곤도 마리에의 방식이다. 두 번째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정리하는 것이다. 이것은 눈앞에 닥친 일에 쉽게 압도되는 사람에게 적당한 방법이다. 정리할 시간이 많지 않은 매우 바쁜 사람들에게도 적절한 방식이다. 그러나 정리는 시간을 돌려주는 일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저자의 정리가 시간을 돌려주는 일이라는 말에 나도 십분 공감을 한다. 과거에 나도 이런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과거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의 여정을 시작할 때는 첫째, 변화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해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기후 변화 문제는 뉴스와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다루고 있고,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에서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친절하자. 둘째, 플라스틱 제품을 전부 버리려고 하지 말자. 제로 웨이스트는 쉬워 보여도 가장 엄격하게 실천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플라스틱 제품을 버릴 수는 없다. 용도에 맞춰 고치고 나머지는 필요한 만큼, 필요할 때 대안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이 지구를 구하고 당신의 통장 잔고도 늘어나는 방법이다.'

 

 

'지금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고 믿을 때 나의 개성, 나의 이야기, 나만의 독특함을 포용하게 된다. 나 자신이 있는 그대로 충분하다고 믿을 때 증명할 것도 숨길 것도 없다. 나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가치보다 더 중요하고 진정한 내 모습이다. 우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렇다고 대담하거나 뻔뻔할 필요는 없다. 조용히 진실에 따라 살고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담대한 발언을 늘어놓는 것만큼이나 힘이 있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차례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내게 해보았다. 그러면서 나는 현재 내 삶의 방식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이 책으로 뒤덮이게 된 근본적인 이유도 내가 책에 대한 욕심만 많을 뿐 제대로 정리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조만간 날을 잡아서 집에 쌓여 있는 책들을 정리해서 오랜 시간 읽지 않았던 책들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