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그리스로마신화
이선종 지음 / 아이템하우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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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창시절 수업을 통해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 개괄적인 내용만 들은 게 전부였고, 아직까지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몇 년 전에 책을 구입해놓고 책장에서 고이 잠들어 있는 상태다. 그런데 나름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는 내가 아직까지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어보지 않았다는 게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이번 기회를 빌어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어보려고 이 책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읽게 되었다.

 

 

책 제목처럼 내 수준으로는 하룻밤에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미술작품들과 함께 연관된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를 읽다보니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래도 책 제목을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로마신화>로 정한 것은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한 번 들면 놓기 힘들 정도라는 점을 반증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믿음이 신실한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테미스 여신의 신전 바닥에 입을 맞추며 이렇게 말하였다. "신들의 마음이 신심 있는 자들의 기도로 움직이고 부드러워진다면, 신들의 분노가 이로 하여금 가라앉는다면, 일러주소서. 여신이시여, 어찌하면 인류가 절멸한 이 재난을 수습할 수 있을는지요. 자비로우신 여신이시여, 환란을 당한 저희를 도와주소서…" 테미스 여신은 감동하여 이렇게 대답했다. "내 신전에서 나가 너희 머리를 가리고, 옷의 띠를 푼 연후에 주위를 맴돌고, 네 위대한 어머니의 뼈를 등 뒤로 던져라." 둘은 한동안 그 신탁의 뜻을 거듭해서 되새기고 여러 방법을 동원한 끝에 어머니의 뼈가 돌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돌을 모아 그들의 발자취 뒤로 던졌다. 뒤로 던져져 땅에 떨어진 돌들은 그 딱딱한 본성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말랑말랑한 형체는 더 크게 자라면서 온화한 본성이 그들에게 부여되어서, 인간의 형상이 그들 안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중략) 시간이 얼마큼 지나자 데우칼리온에 의해 던져진 돌들은 남자의 모습을 취했고, 피라에 의해 던져진 돌들은 여자의 모습으로 변신을 취했다. 이렇게 태어난 새로운 인류인 우리는 피로를 견딜 수 있는 강건한 세대임을 말해 주고 있다.'

 

 

'크로노스의 딸 헤라는 아르고스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100개의 눈을 수습하여 자기 신조(神鳥)인 공작의 꼬리 깃털에 붙여놓았기에, 지금도 공작의 꼬리에는 별같이 빛나는 보석이 잔뜩 박힌 듯하다. 분노가 하늘에 사무치는 판인데 헤라가 복수를 미루었을 턱이 없었다. 헤라는 곧 복수의 여신을 불러, 자기 남편의 정부이자 자기의 연적인 님프의 눈과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그 가슴에다 광기를 채워 세상을 방황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이 책에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이야기 외에도 너무나도 재미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책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책장을 중간에 덮기 싫을 정도로 내용도 재미있고, 수록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해서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공부하기 전에 읽어볼 책으로 아주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라가 아르고스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100개의 눈을 수습해서 공작의 꼬리 깃털에 붙였다는 이야기는 정말 그럴듯하게 들렸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조만간 책장에서 잠들어 있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신들의 세상도 인간 세상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과 배신, 증오와 복수가 난무하는 신들의 세계와 인간들의 세계가 무엇이 다를까? <그리스로마신화>를 제대로 공부해본다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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