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 장시정 대사의 외교안보 에세이
장시정 지음 / 렛츠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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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승만은 이미 한 세기도 더 전에 "나라가 지금 이 지경에 이른 근본적인 원인은 정치를 변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탄식하면서 국내정치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한편 "마땅히 세계와 통하여야 한다. 외교를 잘하고 통상하는 것이 피차의 이익이 되어 나라를 부유하게 하는 근본이다."라며 외교와 통상을 강조하였다. 탁견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문재인 종북주사파 정권은 전체주의의 망령이었다. 자유민주주의가 질식하고 국가안보가 한없이 취약해졌다. 대한민국은 국력이 결코 약한 건 아니지만 중국, 러시아,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북방국가들과 대치하고 있는 최악의 지정학적 여건에 처해 있다. 그렇기에 경제도 중요하지만 외교안보는 더욱 중요하고, 그에 앞서 국내정치가 잘 되지 않으면 경제든 외교안보든 모두 허사다."

 

서문에서 저자가 현재 우리나라가 처해있는 환경을 분석해놓은 글을 인용해보았다. 저자의 분석이 나는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좌편향 역사관을 심는 교육을 해와서 지금의 40대, 50대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최근 들어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한·미·일 3국동맹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있는데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이라는 강력한 북방 전체주의 세력과 대치하고 있는 지정학적 현실을 직시하고, 한미동맹에 더하여 일본까지 묶은 3국 동맹만이 이 북방 전체주의 세력을 안정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한·미·일 3국 간 사실상의 군사동맹으로 중공, 소련, 북한의 침략을 막아 내었던 6.25전쟁이 그 실증적 사례다."

 

태생적으로 군사국가인 북한과의 평화통일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저자의 주장도 매우 설득력있게 느껴진다. "북한이 남북한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해상에 표류 중이던 우리 해수부 공무원을 사살했을 때 그나마 피상적이었던 관계마저도 끝났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내 주장한 종전선언은 국민의 '일반의지'를 도외시한 것으로 미군철수의 빌미가 될 뿐만 아니라, 최종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전쟁의 본질상 의미가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미국이 휴전회담을 순순히 받아들인 것 자체가 원초적인 잘못이었다. 참전했던 미군도 1951년에 공산군에 대한 압박을 거둔 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인정한다. (중략) 당초 휴전회담 장소를 개선으로 정한 것도 문제였다. 한국 전선을 책임졌던 매튜 리지웨이 장군은 회담이 해상에서 열리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공산 측 요구대로 전쟁 전 이남 땅이었던 개성에서 회담을 연 것은 치명적인 패착이었다. 이것은 특히 서부전선에서 유엔군이 개성 이북으로 진격하는 것을 방해했다. 개성 이북은 수도 서울의 안전을 위해서 우리가 꼭 확보했어야 하는 지역이다. 그때 개성이 아니라 리지웨이의 당초 생각대로 해상, 즉 군함에서 휴전회담이 열렸더라면 서부 전선도 최소한 지금의 동부 전선과 비슷한 선에서 결정되었을 거라는 추측을 해 본다." 역사에 만약은 의미가 없겠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그렇게 되었더라면 우리나라의 입장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상황에서 북한과 대치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마냥 아쉽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4월 총선부터 부정선거 시비가 일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러시아의 사례를 볼 때 우리라고 그 의구심을 피해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우선은 전자개표와 사전 투표 문제다. 투·개표를 포함한 전자 선거는 얼마든지 외부 세력의 침투와 조작이 가능하다. 전자 선거가 독재자에게 영구 통치를 보장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독일 사람들은 오직 아날로그 선거만이 그런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전자개표와 사전 투표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아날로그로 전환하여 그러한 위험을 원천봉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비스마르크의 소독일주의 통일은 남북한 통일 문제에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바로 ,우리는 어떤 경우라도 남한 주도, 즉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주의를 가치로 하는 체제로의 통일을 지상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북한주도의 통일은 물론, 남북한 체제의 연합이나 연방 구성을 통한 어떤 형태의 중립적인 통일 국가도 반대한다는 것이다. 비스마르크가 말한 대로라면, 한국말을 쓰는 사람치고 누군들 통일을 원치 않겠느냐마는, 그렇다고 아무 통일이나 할 수는 없다. (중략) 우리의 통일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자유한국의, 자유한국에 의한, 자유한국을 위한 통일이다. 이것이 비스마르크라는 위대한 외교관이 남긴 '분리를 통한 통일'의 교훈일 것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우리나라의 통일은 자유한국의, 자유한국에 의한, 자유한국을 위한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데 나도 전적으로 찬성이다. 과거 좌파정부의 연방제통일 방안같은 비현실적인 통일은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바라보는 국제정세 분석과 우리나라가 추구해야 하는 통일방향 등에 대해 평소 내가 생각하던 것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전율을 느꼈다. 오랫동안 외교관을 지낸 저자의 분석처럼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정세를 돌아볼 때 한·미·일 3국 동맹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좌파와 우파 간의 갈등으로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서 좌파와 우파를 떠나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 당파싸움으로 국력이 약화된 전철을 계속 이어간다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온 국민이 공감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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