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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
손진익 지음, 한용욱 그림 / 북산 / 2022년 11월
평점 :
내가 고등학교를 불교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졸업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믿는 종교가 없음에도 왠지 불교는 친숙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종교관련 서적 중에서는 불교관련 서적 또는 스님이 쓰신 에세이 등을 많이 읽은 편이다. 이 책 <가리왕산, 자장율사를 품은 깨달음의 순례처>는 대국통으로 신라 불교에 큰 공헌을 한 자장율사와 가리왕산에 얽힌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가리왕산이란 이름은 인도의 왕이던 '가리왕'과 석가모니불의 설화에서 유래되었다. 이 설화는 불교에서 깨달음을 상징한다. 자장율사가 인도 가리왕의 이름을 따 가리왕산이라 이름 지은 것도 전생의 석가모니가 인욕을 수행하던 시절, 가리왕을 만나 깨달음을 주었던 그 장소와 너무나 흡사해서 붙이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인생이든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그 길이 어떤 길이든지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하고 판단해야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자장은 항상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부귀영화에 집착하고 현명한 자는 자신을 갈고닦는 데 열중한다고 일찍이 이와 같은 진리를 탐구하고자 했던 자장이었으니 벼슬을 거절한 것 또한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사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습니다. 고요한 이 순간을 살아야 합니다. 온 마음을 다하여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합니다. 불완전한 세상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나를 위한 일입니다. - <반야심경> 중에서"
"세상 모든 일에는 균형이 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고, 나쁜 일이 지나가면 좋은 일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자장율사의 말년은 몹시 쓸쓸하였다고 합니다. 문수보살을 온전히 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여한과 자신이 추구하는 깨달음의 진리를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라의 대국통을 그만두고 오로지 중생과 신라의 국운을 위해 기도하던 자장의 말년과 마지막에 대한 설화 역시 소유가 아닌 무욕의 상태에 이르러야 자아를 깨달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천하의 자장율사도 아상에 사로잡혀 석남원까지 찾아온 문수보살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하니 부처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어리석은 자는 자신의 허물보다 남의 허물을 더 잘 본다고 합니다. 나와 남을 구별하여 잘난 체하고 멸시하는 어리석음이 곧 아상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세상 탓하며 분노하거나 질투하는 것 역시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아상입니다." 이 문구를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니 나 또한 이러한 아상에 사로잡혀 살아온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남 탓하지 않고, 남의 허물보다 내 허물을 먼저 고치는 삶을 살아야겠다.
"우리는 모두 안주머니 깊숙이 보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물이 들어 있음을 모르는 것은 정작 자신입니다. 나라는 존재를 내려놓지 못하면 아무것도 내 마음의 중심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탐욕과 욕망으로 가득 찬 나를 내려놓고 아상에서 벗어나는 행위야말로 수행자가 진리를 깨닫고 부처가 되고자 하는 큰 목적일 것입니다."
"삶은 유한하지만, 인생의 가치는 끝없이 무한합니다. 매일 꽃밭에 물을 주듯이 내 인생의 꽃밭도 소중하게 가꾸어 보세요. 당신과 함께하는 이 모든 순간이 소중해집니다."
"아리랑을 흔히 한의 노래로 해석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보면 '참 나를 깨닫는 기쁨'에 대한 노래이기도 합니다. 아(我)는 태양과 같이 밝은 나, 또는 참나를 뜻하고, 리(理)는 이치와 원리, 법을 뜻합니다. 랑(浪)은 즐거움을 뜻합니다. 한마디로 아리랑의 진짜 의미는 '참나를 깨닫는 즐거움'입니다." 아리랑이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미쳐 몰랐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가리왕산이라는 산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가리왕산의 사진과 가리왕산에 얽힌 이야기를 읽다보니 가리왕산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버킷리스트에 가보고 싶은 산으로 '가리왕산'을 포함시켜야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아리랑이 담고 있는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 것도 내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